주먹질 전 세계 생중계…윌 스미스 폭행 논란에 아카데미 "용납 안 한다"

(엑스포츠뉴스 김노을 기자) 할리우드 배우 윌 스미스가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시상자로 나선 크리스 록에게 폭력을 행사한 가운데 아카데미 측이 입장을 내놨다.

27일(현지시간) 제94회 아카데미 시상식이 미국 캘리포니아주 LA 돌비 극장에서 열렸다. 이날 윌 스미스는 영화 '킹 리차드'로 생애 첫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윌 스미스는 아내 제이다 핀켓 스미스와 함께 시상식에 참석했다. 문제는 뜻밖의 순간에 터졌다. 장편 다큐멘터리 시상자로 코미디언 크리스 록이 무대에 올라 "제이다 사랑해요. '지 아이 제인' 후속편 기대하겠다"며 '지 아이 제인'의 주인공 제인이 삭발을 한 것과 제이다의 삭발 머리를 엮어 농담거리로 만들었다.

과거 제이다는 질환으로 탈모증을 앓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제이다 역시 불쾌한 감정을 감추지 못했고 윌 스미스는 자리를 박차고 무대로 올라가 크리스 록의 뺨을 때렸다. 얼굴을 맞은 크리스 록은 당황했고 윌 스미스는 다시 자리로 돌아갔지만, 크리스 록이 다시 입을 떼자 "내 아내 이름을 입에 올리지 말라"면서 욕설을 섞어 외쳤다. 일부 사람들은 두 사람이 미리 짠 콩트라고 여겼지만 윌 스미스가 거침없이 욕설을 내뱉자 장내는 숙연해졌다.

이후 윌 스미스는 남우주연상 수상을 위해 무대에 올라 "리처드 윌리엄스는 가족을 보호했다. 이 역할을 이 시기, 이 세상ㅇ에서 하게 된 것을 소명이라고 느낀다"고 밝혔다.

윌 스미스에게 생애 첫 남우주연상을 안긴 영화 '킹 리차드'는 20년간 세계 최강의 테니스 제왕으로 군림한 비너스, 세레나 월리엄스 자매와 딸들을 키워낸 아버지 리차드 윌리엄스, 기꺼이 한 팀이 되어준 가족들의 감동 실화를 담은 가족 휴먼 드라마다.

윌 스미스는 이어 "우리가 해야할 일을 하기 위해서는 때로는 학대나 비난을 감수해야 하고 나를 존중하지 않는 사람들과 일해야 했던 순간도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미소를 짓고 아무렇지 않은 척 해야 할 때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카데미 측 그리고 모든 동료들에게 사과하고 싶다. 우리는 지금 아름다운 순간을 함께하고 있다. 지금 제가 우는 것은 상을 받아서가 아니라 여러분에게 빛이 내리는 이 순간이 벅차기 때문"이라며 앞선 자신의 폭력 행위를 의식한 듯한 말로 소감을 마무리지었다.

전대미문의 폭력 사태가 일어난 아카데미 측은 행사가 끝난 후 공식 트위터를 통해 "아카데미는 어떤 형태의 폭력도 용납하지 않는다"고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도 "오늘 밤 우리는 전 세계의 동료들로부터 이 순간을 인정받을 자격이 있는 제94회 아카데미상 수상자를 축하할 수 있어 기쁘다"고 윌 스미스를 비롯해 이날 수상 결과에 대해 문제가 없다는 뜻을 완곡하게 전했다.

사진=연합뉴스

김노을 기자 sunset@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