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이준학 기자] '장자연 편지'를 취재한 우상욱 기자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조사 결과 발표 이후 자신의 심경을 나타냈다.
지난 2009년 숨진 탤런트 故 장자연의 편지를 취재한 SBS 우상국 기자는 17일 SBS 홈페이지의 취재파일을 통해 '故 장자연 씨께 엎드려 사죄드립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남겼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경기지방경찰청이 지난 16일 "故 장자연의 친필이라고 주장되던 편지는 장 씨의 친필이 아니다"라고 조사 결과를 밝힌 것에 대해 우상욱 기자는 "어떻게 3년 넘는 일상을 세세하게 기록한 2백30 페이지짜리 편지를 조작할 수 있느냐" 반박했다.
이어 "행동에 갖가지 제약을 받는 수형자가 어떻게 故 장자연 씨 사건에 대해 그렇게 자세한 내용을 습득해 일시까지 맞춰서 기록으로 꾸며낼 수 있을까"라며, "필적감정 전문가도 속일 만큼 완벽하게 필체를 흉내를 내는 것은 빙의라도 되지 않고는 불가능한 일 아닌가"라고 전했다.
앞서 경기경찰청과 분당경찰서는 지난 9일 장 씨의 지인이라고 주장하는 수감자 전모(31)씨의 감방을 압수수색해 장 씨의 친필 편지 주장이 제기된 편지 23장을 확보해 국과수에 필적 및 지문감정을 의뢰했다.
이에 국과수는 감정결과 故 장자연의 친필이라고 주장되던 편지 원본은 장 씨의 필적과는 상이한 필적이고 이 필적과 광주교도소에서 전모씨로부터 압수한 적색의 필적은 동일필적이라고 밝혔다.
또한, 우상욱 기자는 "故 장자연 씨와 유가족에게 무릎 꿇고 사죄드린다"며, "고인의 명예를 회복시켜 드리겠다고 약속했다. 그녀의 억울한 죽음에 대해 가해자들이 책임을 지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큰소리를 쳤는데 결과적으로 거짓말이 된 데 대해 눈물로 용서를 구한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사회를 바꾸고 고칠 수 있다는 희망만 품고 있다면 그 높고 단단한 벽도 반드시 허물어뜨릴 수 있다. 저 역시 깨지고 부서진 몸일지라도 다시 추슬러 그 벽에 끝까지 부딪히겠다. 그것만이 제가 드릴 수 있는 유일한 진심어린 사죄일 것"이라며 글을 마쳤다.
한편, '장자연 편지'에 대해 최초 보도했던 SBS는 "수사기관이 아닌 언론사로서의 한계 때문에 국과수의 감정 결과를 일단 받아들일 수 밖에 없다"며 "시청자들에게 혼란을 주고 故 장자연 씨 유족들에게 심적 고통을 안겨준 데 대해 SBS는 깊은 유감을 표시한다"고 사과했다.
이어 "하지만 편지의 진위 여부와는 별개로 여전히 풀리지 않고 있는 장 씨 사건의 실체를 규명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 하겠다"고 밝혔다.
[사진 = SBS '8뉴스' 방송화면 캡처 ⓒ SBS]
이준학 기자 junhak@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