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고척, 박윤서 기자) 지옥과 천당을 오갔다.
키움 히어로즈 장재영은 13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시범경기에 구원 등판했다. 7회초 팀이 3-1로 앞선 상황에서 장재영은 다섯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선두타자 김인태에게 초구부터 안타를 허용한 장재영은 급격히 제구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스트라이크 투구에 어려움을 겪으며 오명진과 안권수에게 연속 볼넷을 허용했고 결국 무사 만루 위기를 초래했다. 투구수 12개 중 볼이 무려 8개였다. 하지만 장재영은 반전 엔딩을 탄생시켰다. 조수행을 좌익수 뜬공, 안재석을 헛스윙 삼진으로 묶은 뒤 박계범을 우익수 뜬공으로 처리하며 실점 없이 이닝을 끝냈다.
가슴을 쓸어내린 장재영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조금 불안한 느낌이 있었고 이런 느낌을 없앨 수 있는 기회도 있었다. 첫 경기에서 아쉬운 점도 있고 위안이 되는 것도 있다. 조금 더 자신감이 생긴 경기였다"라고 되돌아봤다.
투구 초반에 장재영의 밸런스가 매우 흔들렸다. 가장 큰 문제는 무엇이었을까. 장재영은 "초반에 느낌이 나쁘지 않았는데 공이 계속 낮게 들어갔다. 자꾸 생각을 하다 보니 계속 볼이 됐고 주자 만루가 됐다. 요즘 슬라이더와 직구 느낌이 괜찮았다. 이미 만루니까 아웃카운트를 늘려가며 이닝을 잘 끝내자고 생각했다. 운이 따랐다"라고 설명했다.
만루 고비에서 제 기량을 발휘하며 위기 탈출에 성공했지만, 분명 투구 내용에 아쉬움이 남았다. 장재영은 "편안하게 첫 타자부터 이렇게 승부를 했으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을 했다. 내가 타자들이 칠 수 있게 던지고 아웃카운트가 늘어나니 내 공에 대한 자신감이 생겼다. 청백전에서도 무실점을 했지만, 내 공에 대한 확신이 크지 않았다. 오늘 마운드에 올라갈 때도 자신감이 크지 않았다"면서 "위기를 막고 내려와서 후련했다. 다음 경기에서 빠른 승부를 하며 자신감 있게 던져야겠다"라고 말했다.
지난해 많은 주목을 받고 1차 지명으로 키움에 입단한 장재영은 19경기 1패 평균자책점 9.17로 부진하며 프로의 높은 벽을 실감했다. 하지만 올해 반등을 노리는 장재영은 새 시즌에 임하는 각오가 남다르다.
"작년에 후회했던 경기가 많았다. 올해는 조금 더 마음가짐을 편하게 가지려 한다. 작년에는 오늘 같은 상황에서 이닝을 마무리하지 못하고 내려오는 경우가 많았다. 오늘은 잘 마무리했고 이걸 계기로 조금 더 올라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작년과 다르다는 걸 스스로 느꼈다."
사진=고척, 박지영 기자
박윤서 기자 okayby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