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정현 기자) 핀란드 선수가 중국 공안의 검열을 뚫고 베이징 올림픽 선수촌의 상황을 전해 화제다. 그녀는 이미 올림픽 개막 전부터 선수촌 건물의 문제를 알리고 있었다.
핀란드 스키 선수 카트리 릴린페라는 11일(한국시간) 자신의 SNS를 통해 자신이 머물고 있는 올림픽 선수촌 천장에서 물이 새는 영상을 공개했다. 물이 천장 조명 근처 등을 중심으로 떨어졌고 바닥에는 물이 이미 흥건히 차 첨벙거릴 정도로 고였다.
핀란드 언론 IS는 릴린페라의 영상을 캡처해 공유했다. 릴린페라는 영상을 공유하며 "도와주세요(help)"라고 메시지를 적어 SOS 신호를 보내기도 했다. 핀란드 숙소에서 샌 물은 아예 건물 밖까지 흘러나왔다. 그녀는 "핀란드에서 흘러나온 아름다운 폭포가 끊겼다. 물난리는 거의 끝났다"고 말했다.
여기에 더해 그녀는 몇몇 올림픽 조직위 직원들이 와서 엉망이 된 선수촌 건물 바닥을 을 정리하는 영상을 올리기도 했다.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크로스컨트리 여자 스프린트 프리 종목에 출전한 릴린페라는 지난 8일 장자커우 국립 크로스컨트리 스키 센터에서 열린 스프린트 프리 예선에서 23위를 차지해 결선에는 진출하지 못했다. 이후 그녀는 자신이 머물던 장자커우 선수촌에서 이 같은 상황을 공유했다.
장자커우 올림픽 선수촌은 이번 동계올림픽을 위해 새로 지은 신축 건물이다. 지난해 11월 말 준공해 주로 장자커우에서 열리는 설상 종목 선수들이 묵고 있다. 대한민국 설상 종목 선수단 역시 이 선수촌에 머물고 있다.
한편 릴린페라 등을 비롯해 몇몇 선수들이 이 영상을 트위터와 SNS에 올리자 중국 당국은 곧바로 이들에게 해당 영상을 삭제하라고 지시했고 이들은 어쩔 수 없이 영상을 삭제했다. 중국의 철저한 검열을 선수들이 몸소 체험한 셈이다.
그러니 릴린페라는 치밀했다. 그녀는 인스타그램 스토리 기능 중 '하이라이트'라는 기능을 이용해 중국 당국의 눈을 피해 삭제했다는 해당 영상을 그대로 유지했다. 중국 당국의 철저한 검열마저 뚫은 셈이다.
릴린페라는 베이징에 입국한 직후부터 꾸준히 선수촌에서의 생활을 스토리 기능을 통해 담고 있다. 그녀가 올린 스토리에는 2주 전부터 선수촌 천장 조명에서 물이 떨어지며 "매일 비가 내리고 있다"며 예고된 사고임을 알리기도 했다. 2주 전이면 올림픽이 개막하기도 전, 선수들이 선수촌에 입촌해 대회를 준비할 시기다.
사진=EPA/연합뉴스, 릴린페라 SNS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