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가 만난 '스토리를 만드는 사람들', 이하 엑'스만사는 드라마 예능 등 이야기를 만드는 제작진들을 만나, 생생한 현장이 녹아있는 비하인드를 들어보는 코너입니다. 편집자주]
(엑스포츠뉴스 황수연 기자)
"지하층 비밀을 오픈한 이태균이요? 저도 왜 그랬는지 묻고 싶네요."
웨이브 오리지널 MBC '피의 게임’은 게임에 참가한 도전자들이 외부와 단절된 공간 안에서 돈을 두고 펼치는 치열한 생존 서바이벌 리얼리티 프로그램이다. 전 프로야구선수 정근우, 한의사 최연승, 여행 크리에이터 박재일, 의대생 허준영, 머슬마니아 3관왕 송서현, 래퍼 퀸와사비, UDT 출신 덱스, 미대생 이나영, 경찰관 이태균, 박지민 MBC 아나운서가 참가자로 출연했다.
'피의 게임'은 지난해 11월 공개 첫날 신규 가입 견인 점유율 16%로 웨이브 신규 유료 가입자 견인 1위를 기록했다. 지난달에는 첫 방영 대비 시청 시간이 약 2.5배 이상 증가하며 온오프라인의 뜨거운 반응을 입증했다.
개성 강한 12명의 출연자, 완성도 높은 게임룰, 연합과 배신이 오가는 끝없는 반전은 '피의 게임'을 한 번도 안 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본 사람은 없게 만들었다. 특히 초반에 떨어진 탈락자들을 '지하층'에 모아놓은 참신한 구성은 예상치 못한 상황들을 만들어내며 서바이벌 예능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는 호평을 이끌어냈다.
다음은 '피의 게임' 현정완 PD와 일문일답. (인터뷰①)에 이어
Q. 10명의 참가자들은 어떤 기준으로 뽑았나
"위에서 말했듯 단순히 체력 좋은 사람, 머리 좋은 사람이 아닌 '다양함'을 기준으로 뽑으려고 했다. 똑똑한 사람, 자기 분야를 열심히 하는 사람, 남자, 여자 등 특징이 겹치지 않는 사람들을 모았다. 최종으로 뽑힌 출연자들 외에 좋은 분들도 많았지만 캐릭터가 겹쳐서 못 나온 분들도 있다. 또 게임에 들어갔을 때 재밌을 것 같은 사람인지도 중요했다. 지하층에 내려간다고 상상했을 때, 누가 내려가도 재밌는 상황을 만들어내는 사람이길 바랐다."
Q. 가장 반전이었던 출연자는 누구였나
"MBC 아나운서 박지민이다. 섭외할 때 주변에서 우리 회사 아나운서 중에 정제되지 않은 굉장히 솔직한 친구가 있다는 말을 들었다. 마침 아나운서 중에 한 분이 나온다면 괜찮을 것 같아서 지원 의향을 물어봤더니 하고 싶다고 하더라. 그런데 처음 인터뷰 때 듣던 이야기와 다른 모습이라 당황했다. 너무 차분하고 아나운서 같더라. 내가 잘못 알았나 싶었는데 촬영이 시작된 뒤 깜짝 놀랐다. 그렇까지 할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지민 씨가 촬영 이후에 '이제 뉴스는 못할 것 같아요'라고 하더라 (웃음)."
Q. 개성이 뚜렷한 참가들도 화제였다. 그중 UDT 출신 덱스는 무려 자물쇠를 부수고 지하층 탈출에 성공했다
"창문을 뜯은 것도 놀라웠지만 지상층에 거침없이 올라가는 행동이 더 신기했다. (지상층 사람들에게) 들키면 쫓겨나는 것 아닌가. 본능이구나 싶었다. 덱스의 모습을 보면서 지하층에 누가 가는지에 따라 다른 이야기가 나온다는 것이 신기했다."
Q. 우승자 이태균은 게임 후반부에 정근우, 송서현 등에게 '지하층의 비밀'을 오픈하면서 많은 비난을 받았다
"그 부분은 제작진도 편집하면서 나중에 알았다. 송서현 씨가 '(지하층) 가짜 룰이래'라고 말해서 어떻게 알았나 싶었고, 나중에 촬영분을 뒤져서 그 장면을 찾아냈다. 저도 (시청자들처럼) 왜 그랬는지 묻고 싶다 (웃음). 그런데 이태균 씨라면 그렇게 할 수 있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모든 출연자들의 행동이 다 예측되지 않는 법이다. 제작진도 그걸 노리고 매번 미션을 줄 때 시간을 다르게 주곤 했다."
Q. MC 이상민, 장동민, 슈카, 박지윤, 최예나는 어떻게 함께하게 됐나
"이상민, 장동민, 박지윤 씨는 이런 프로그램에서는 상징적이고 독보적인 위치를 가진 연예인이다. 제작진의 시선과 다르게 출연자 입장에서 공감하고 이야기 해 주는 모습이 좋았다. 특히 '나라면 어떻게 했을 것이다'라든지 어려운 게임에 대한 필승법을 짚어줘서 좋았다.
슈카 씨는 개인적으로 경제 유튜버 중 좋아하는 분이라 섭외했다. 게임 이야기도 잘하셔서 깜짝 놀랐다. 최예나 씨는 서바이벌 경험이 있는 분들 사이에서 조금 다른 시선으로 보길 바라는 마음에서 함께하게 됐다. 다들 이기고 지는 것만 집중할 때 '내가 참가자였다면'이라고 공감하는 모습이 좋았다."
Q. 1%대 시청률 아쉬움은 없나
"서바이벌 자체가 시청률이 잘 나오는 장르가 아니다. 2년 전부터 기획안을 계속 냈을 때도 같은 이유에서 거절당했다. 그랬기 때문에 웨이브에 더 감사한 마음이 있다. 많이 보고 깊게 몰입하지 않는 프로그램이 있고 적게 보고 깊게 몰입하는 프로그램이 있는데 '피의 게임'은 (OTT 플랫폼에서) 돈을 내면서 보는 프로그램이 목적이라 시청률을 고려하지 않았다. 오히려 화제성이나 사람들 반응, (웨이브의) 유료가입자가 얼마나 늘었나 지켜봤다. 정확한 수치는 모르지만 좋았다고 하더라. 또한 바니제이(Banijay)라고 외국 서바이벌 '빅브라더'를 제작한 글로벌 미디어 그룹에 의해 유럽 9개국(독일, 프랑스, 이태리, 핀란드, 노르웨이, 덴마크, 스웨덴, 벨기에, 네덜란드)에 해외 포맷이 판매됐다고 들었다. 만족스럽다."
Q. '피의 게임' 시즌2도 볼 수 있을까
"이야기 중이다. 하게 되더라도 시즌1과 달라야하니까 생각을 더 해봐야 할 것 같다. 시즌2를 하게 된다면 이번에는 후반작업을 많이 해보고 싶다. 방송국과 OTT 편집을 다르게 가져갔으면 어땠을까 싶었던 점이 아쉬웠다. 저도 이번에 작업을 하면서 알았는데 다르게 내보내려면 심의를 더 일찍 받아야 하더라."
Q. '무한도전' 조연출을 오래 했다. '피의 게임'에서 도움이 된 부분도 있었나. 향후 만들어보고 싶은 프로그램이 있다면 무엇인가
"아무래도 '무한도전' 조연출을 오래 하다 보니 확실히 야외에서 뛰는 추격전은 자신이 있다. 또 게임을 정말 많이 하지 않나. 그런 부분은 '피의 게임'을 할 때 도움이 된 것 같다. 기회가 된다면 단순한 연예인 관찰 프로그램보다 사람에 대해 한 단계 더 들어가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보고 싶다. 그런 의미에서 매력 있는 서바이벌 프로그램을 또 하고 싶다."
Q. 입소문을 타고 있는 '피의 게임'. 뒤늦게 보게 될 시청자들에게 관전 포인트를 전해달라
"누가 이기고 지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이기고 지느냐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플레이어들이 소통하는 방식과 주어진 환경에서 어떻게 반응하는지, 캐릭터 서사 중심으로 본다면 더 재밌지 않을까 싶다."
사진 = 웨이브, MBC
황수연 기자 hsy1452@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