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4 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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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촬영감독, '태종 이방원' 논란에 "와이어 사용 불가피하지만…" [엑's 인터뷰]

기사입력 2022.01.22 21:50 / 기사수정 2022.01.22 21:17


(엑스포츠뉴스 이창규 기자) KBS 1TV 대하드라마 '태종 이방원'의 말 사망 사고 논란이 해외에도 소개되면서 가라앉을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 19일 동물자유연대는 ‘드라마 촬영을 위해 강제로 넘어지고 쓰러지는 말, 그들의 안전과 복지가 위태롭다’라는 성명서를 통해 ‘태종 이방원’ 제작진의 동물학대 의혹을 제기했다. 이어진 20일에는 촬영 당시 현장 영상을 통해 와이어를 이용해 말을 넘어뜨리는 모습을 공개했다.

영상이 공개된 이후 논란이 공론화됐고, KBS 측은 “‘태종 이방원’ 촬영 중 벌어진 사고에 대해 책임을 깊이 통감하고 사과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해당 장면이 지난해 11월 2일 촬영 됐다고 설명하며 “실제 촬영 당시 배우가 말에서 멀리 떨어지고 말의 상체가 땅에 크게 부딪히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 직후 말이 스스로 일어났고 외견상 부상이 없다는 점을 확인한 뒤 말을 돌려보냈으나, 안타깝게도 촬영 후 1주일 쯤 뒤에 말이 사망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이번 사건에 대해서 현직 촬영감독 A씨는 엑스포츠뉴스에 "이런 장면은 특수효과에 속하기 때문에 촬영팀이나 연출팀이 직접적으로 소화할 수 있는 장면은 아니며, 특수효과팀이 어떤 노하우를 갖고 있느냐에 따라 차이가 있다"면서 "('태종 이방원'의 장면은) 사람과 말이 함께 넘어져야 하는데, 지금까지는 말을 넘어뜨리면서 촬영하는 게 이어져 왔다. 풀샷으로 넘어지는 장면을 찍게 될 경우 다른 방법을 사용할 수는 없다"고 전했다.

이어 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방법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최대한 시청자나 관객의 상상력에 맡겨서 처리할 수 있게끔 컷 구성을 하는 방법이 있을 수 있다. 말에서 배우 떨어지는 장면을 예로 들면, 최대한 사람을 타이트하게 잡아서 넘어지는 장면을 와이어를 통해 안전하게 찍고, 스턴트 배우들이 바닥에 구르는 장면까지 이어서 찍는 것이다. 또 CG를 이용하는 방법도 있다"고 말했다.

드라마 뿐 아니라 영화에서도 이런 관행이 이어져 왔느냐는 질문에 A 촬영감독은 "영화 쪽도 동물복지에 큰 관심이 없던 시절이 있었다. 최근에는 점점 조심스러워지고 의식하게 되면서 꼭 필요하지 않은 경우에는 이런 장면을 넣지 않는다"면서 "방송 쪽은 영화에 비해서 CG에 들이는 예산이나 시간이 없다. 특히 KBS의 경우 자체 CG팀이 있는데, 사람들이 익히 들어 알고 있는 스튜디오의 CG 퀄리티를 기대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외에서는 어떤 식으로 낙마 장면을 처리할까. A 촬영감독은 "제가 현지에서 작업을 해본 경험이 없어서 모르겠지만, 아날로그로 넘어뜨리려면 와이어를 이용했을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이어 "조금 더 안전하게 넘어뜨릴 수 있는 방법을 이용했거나, 혹은 CG를 이용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끝으로 A 촬영감독은 "저도 사극을 찍게 될 경우 연출팀, 특수효과팀과 (낙마 장면을) 어떻게 처리할지 고심한다. 그러면 보통 특수효과팀은 최대한 안전하게 넘어뜨리는 방법을 생각할거다. 그 정도로 처리가 된다면 괜찮겠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엔 CG를 쓰게될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 KBS, 동물자유연대 인스타그램

이창규 기자 skywalkerle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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