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황수연 기자) 드라마 '태종 이방원'이 동물 학대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KBS 측이 해당 사안에 대해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동물자유연대는 지난 19일 성명서를 통해 "KBS 1TV 대하사극 '태종 이방원' 7화에서 주인공 이성계(김영철 분)가 말을 타고 가다 낙마를 하는 장면에서 말의 몸체가 90도 가량 뒤집히며 머리가 바닥에 곤두박질치는 모습이 그대로 전파를 탔다"며 "해당 방송에 출연한 말이 심각한 위해를 입었을 수 있다는 점에 큰 우려를 표하면서 방송사에 말의 현재 상태 공개와 더불어 해당 장면이 담긴 원본 공개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20일에는 해당 장면의 촬영 원본 영상이 공개됐다. 영상 속에는 '태종 이방원' 제작진이 말의 발목에 와이어를 묶은 뒤 달리게 해 강제로 쓰러뜨리는 모습이 담겨 있다. 고꾸라져 바닥에 쓰러진 말은 엄청난 충격을 받고 한참 동안 움직임조차 보이지 않았다.
동물자유연대는 "도구를 이용해 동물에게 상해를 입히는 행위는 동물보호법 제8조 제2항 위반 사항으로 명백한 동물학대에 해당한다고 판단한다"며 "KBS에 공식적으로 촬영 장면에 이용된 말의 생존 여부 및 상태 확인을 요구하고, 촬영 시 동물 안전 확보를 위한 조치 마련 협의를 위한 면담을 요청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와 관련해 '태종 이방원' 관계자는 20일 엑스포츠뉴스에 "해당 사안에 대해 확인 중이다. 입장을 정리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동물자유연대는 "동물의 안전 문제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특히 사극에 자주 등장하는 말은 발목을 낚싯줄로 휘감아 채는 방법 등으로 고꾸라지듯 넘어지는 장면을 연출하는데 이 같은 연출은 동물에게 치명적인 상해를 입힐 가능성이 높다. 그뿐만 아니라 동물의 예측 불가능한 반응으로 인해 액션을 담당하는 배우 역시 부상을 입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동물 복지에 대한 인식 성장과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최근에는 동물이 등장해야 할 장면을 컴퓨터 그래픽이나 더미 사용으로 대체 가능하다. 그러나 방송계에서는 여전히 실제 동물을 이용해 촬영하는 경우가 많아 동물을 도구화하고 있다는 지적이 잇따른다"고 강조했다.
동물자유연대 조희경 대표는 "공영방송인 KBS에서 방송 촬영을 위해 동물을 ‘소품’ 취급하는 것은 시대에 역행하는 부끄러운 행태"라면서 "KBS 윤리 강령에 방송 촬영 시 동물 안전을 보장할 수 있는 실질적 규정을 마련하고, 동물이 등장하는 방송을 촬영할 때에는 반드시 동물 안전을 위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진 = 동물자유연대, KBS
황수연 기자 hsy1452@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