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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피디아] '팬레터', 내 인생을 망치러 온 나의 구원자 (엑필로그)

기사입력 2022.01.19 06:00


(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지루한 일상을 보내고 있나요? 활력을 불어넣어 줄 문화생활을 해보는 건 어떨까요. 친구, 연인, 가족 또는 혼자 보러 가기 좋은 공연을 추천합니다. 엑스포츠뉴스의 공연 에필로그인 수요일 코너 (엑필로그)를 통해 뮤지컬·연극을 소개, 리뷰하고 배우의 연기를 돌아봅니다 <편집자 주>

이주의 작품= 사연으로 돌아온 뮤지컬 ‘팬레터’

역사적 사실에 상상을 더한 모던 팩션(Faction) 뮤지컬이다. 1930년대 자유를 억압하던 일제강점기 시절 경성을 배경으로 천재 소설가 김해진과 그를 동경하는 소설가 지망생 정세훈, 비밀에 싸인 천재 여성 작가 히카루의 이야기를 담는다. 

한국 문단을 대표하는 문인인 이상과 김유정 등과 순수문학단체 구인회의 에피소드를 일부 따왔다. 순수 문학을 향한 문인들의 예술혼과 사랑도 녹여냈다. 

언제= 2022년 3월 20일까지.

누구= 김경수, 이규형, 윤나무, 백형훈, 려욱, 문성일, 윤소호, 박준휘, 김진욱, 소정화, 강혜인, 허혜진, 박정표, 이형훈, 김지철, 윤석현, 임별, 이승현, 장민수, 김태인, 송상훈, 김보현 등


어디= 서울 코엑스아티움

러닝타임= 160분

요약= 세훈(려욱 분)은 죽은 여류작가 히카루(소정화)의 유고집이 발간된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소설, 수필, 그리고 해진이 죽기 직전 히카루에게 쓴 마지막 편지까지 출간되며 히카루의 정체가 밝혀진다는 소식이다.

세훈은 유치장에 갇힌 칠인회(박정표, 윤석현, 이승현, 김보현) 멤버 이윤(박정표)을 찾아가 출간을 중지해달라고 한다. 하지만 이윤은 편지가 필요하면 솔직한 얘기를 해보라며 거절한다. 이에 세훈은 히카루와 아주 친했다며 그녀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는데…

관전 포인트= 1930년대의 모던한 분위기를 녹여냈다.

전 시즌과 달리 7인조 라이브 밴드(드럼, 베이스, 일렉/어쿠스틱 기타, 건반, 비올라, 첼로, 바이올린)를 편성했다. 

시적이고 은유적인 넘버들이 인물의 감정선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아무도 모른다’, ‘넘버7’, ‘그녀를 만나면’, ‘글자 그대로’, ‘섬세한 팬레터’, ‘별이 반짝이는 시간’, ‘거울’, ‘해진의 편지’, ‘내가 죽었을 때’ 등)

문인 모임 구인회와 소설가 이상, 김유정 등 역사적 인물을 모티브로 삼았다. 칠인회, 이윤, 김해진이라는 이름으로 표현했다. 순수 예술과 문학적인 투쟁을 이어가는 점이 닮았다. 

히카루는 세훈과 비슷한 복장을 하고 등장한다. 이후 블라우스와 스커트 차림, 또 고혹적인 레드 컬러의 원피스를 입으며 분위기를 변모해간다. 처음에는 그저 세훈이 만들어낸 다른 이름에 불과했지만 본격적으로 살아있는 사람이 되고, 나아가 세훈의 자아를 잠식하고 해진을 조종하는 존재로 변화하는 과정을 의상에서도 엿볼 수 있다. 
(일각에서는 빌런 히카루가 꼭 몸에 달라붙고 관능적인 레드립을 바른 전형적인 여성이어야 했냐는 비판도 있다.)

“네가 원한 거잖아. 내 탓을 하고 숨기만 해. 잊을 수 없는 영광을 줄게”라고 말하는 히카루에게서 세훈도 컨트롤 못하는 절정에 달한 광기가 느껴진다. (히카루의 가스라이팅은 어디까지...) 

팬심으로 쓴 팬레터 한 장이 이렇게 큰 결과를 초래할 줄이야...

세훈 캐릭터의 설정과 관련해 친일 서사에 대한 논란과 갑론을박이 있었다. 이번 시즌에는 수정됐다.

조명으로 긴장감 있는 분위기를 극대화한다. 원고지 모양의 조명이나 그림자의 활용이 눈에 띈다. 거울을 활용한 모션이 인상적이다. 

해진에 대한 동경과 팬심을 지닌 소년 역할에 이질감이 없는 려욱. (동안 비주얼 덕을 톡톡히) 히카루와 대립하며 내적 갈등을 겪고 혼란스러워하는 세훈에 깊게 몰입한다. 

윤나무는 글쓰기를 순수하게 사랑하고 자상하면서도 외골수적인 성격을 지닌 김해진 캐릭터를 그려냈다. 병약하고 점점 예민해지며 글에 집착하고 피폐하게 변하는 모습이 도드라진다.

존재감을 드러내기 시작하고 광기를 발산하는 원조 히카루 소정화의 내공도 돋보인다. 칠인회의 열연도 극에 힘을 보탠다.

한줄 감상= 뮤즈, 내 인생을 망치러 온 나의 구원자.

사진= 엑스포츠뉴스DB, 라이브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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