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오수정 기자) 배상민 교수가 미술 입시 교육을 받지 않고 파슨스 디자인 스쿨에 합격한 비결을 전했다.
지난 2일 방송된 SBS 예능 프로그램 '집사부일체'에서는 산업디자인계에 한 획을 그은 디자인의 대가 배상민 교수가 사부로 등장해 이야기를 나눴다.
배상민은 27세에 한국인 최초이자 최연소로 미국 3대 디자인 스쿨 중 하나인 파슨스 디자인 스쿨 교수로 임명됐다. 게다가 현재 배상민은 카이스트 교수직과 대기업인 L사 디자인센터 사장직까지 겸임하고 있는 등 역대급 이력을 자랑했다.
파슨스 디자인 스쿨에 입학해 훗날에는 최연소 교수까지 된 배상민은 입학 당시에 자신은 미술과 관련된 입시 교육을 한 번도 받은 적이 없다고 말해 놀라움을 자아냈다. 배상민은 "저는 미술 입시 교육을 받은 사람이 아니다. 그게 오히려 장점이었다. 어린 시절에 하고 싶은 것을 찾으며 방황한 끝에 디자인을 하고 싶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 당시에 파슨스는 꿈의 학교였고, '내가 지원을 해도 되나?'라는 생각이 들었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그는 "당시에 파슨스 입학 과제가 '자화상'이었다. 다들 그림을 너무 잘 그리더라. 그런데 저는 그렇게 그림을 그릴 수 없으니 새로운 방법이 없을까를 생각했다. 그래서 병원에 가서 엑스레이를 찍었고, 그 위에 유화로 대충 그림을 그려서 자화상을 제출했다. 아무리 잘해봐야 2등인데 뭐하러 하겠냐. 1등을 하려면 다르게 해야한다. 자화상은 내 몸 전체인데, 다들 얼굴만 그리지 않냐"면서 남들과는 다른 생각 덕분에 합격할 수 있었음을 전했다.
배상민은 "제가 나중에 파슨스 교수로 학생을 뽑았는데, 당시 우리나라 유명 대학의 미대생들이 지원을 많이 했다. 한국 학생들은 그림을 너무 잘 그려서 처음에 보면 감동을 받는다. 그런데 보면 다 똑같다. 파슨스는 남들과 다른 생각을 하는 기발하고 똘끼가 있는 학생을 뽑는다. 누가 더 잘 미치는지, 돌아이 경연대회라고 보면 된다. 그 곳은 학생들이 미친 짓을 하는 것을 혀용한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특히 배상민은 27세의 나이에 파슨스 디자인 스쿨 교수가 될 수 있었던 것에 대해 "한국은 박사 학위가 있어야 교수가 가능하지만, 그 곳은 학위가 필요없다. 그 사람의 디자인 역량을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탄탄대로를 걸었을 것만 같은 배상민도 힘든 시가를 겪었다고 했다. 그는 "인생에서 지우고 싶을 정도로 심각한 실패를 많이 했다. 대학을 졸업하고 좋은 곳에 취직이 됐는데, 제일 친한 친구가 창업을 하자는 말에 사표를 내고 회사를 차렸다. 그런데 그 친구가 저를 배신하고, 제 아이디어로 자기 형제들끼리 회사를 차린거다. 저 혼자서 회사를 꾸려야하는 상황이 됐는데, 아무도 일을 주지 않았다. 6개월동안 수입은 없고, 월세로 벌어 놓은 돈을 다 쓰고 89센트(약 900원)만 남았었다. 그런 위기 속에서 일본 유명 화장품 회사로부터 일이 들어왔다. 그 일을 시작으로 제가 살아남을 수 있었다"고 힘들었던 과거를 회상했다.
뿐만아니라 배상민은 끊임없이 아이디어를 창출해내는 비결로 '메모'를 꼽으면서 "힘들고 피말리는 일이다. 그래서 평소에 생각나는 모든 아이디어를 전부 메모를 해둔다. 뇌에 씨앗을 심어두는 것이다. 신기하게도 그렇게 뇌에 씨앗을 심어두면 내가 따로 생각하지 않아도 뇌는 스스로 생각을 한다. 그래서 씨앗을 많이 심어 놓으면 누가 방아쇠만 당겨주면 빵하고 터져나간다. 모든 직업에서 창의성은 필요하다. 내 입장에서, 내가 하는 일에 어떤 것을 하면 좋을지 고민하고 꼭 메모를 해둬라"고 조언하기도 했다.
사진=SBS 방송화면
오수정 기자 nara777@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