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인천, 윤승재 기자) “다시는 그런 경기를 하지 말자고 마음먹고 코트에 들어섰죠."
대한항공 점보스의 라이트 임동혁이 이 악물고 한국전력전에 나선 이유를 밝혔다.
대한항공은 24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한국전력과의 도드람 2021~2022 V리그 남자부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3-1(22-25, 25-15, 25-14, 25-18) 승리를 거뒀다. 1,2라운드에서 한국전력에 패했던 대한항공은 이날 승리로 설욕에 성공했다. 이로써 대한항공은 2연승 행진을 달리며 시즌 11승(7패), 승점 33점을 획득, 1위 자리를 고수했다.
임동혁의 활약이 빛났다. 이날 틸리카이넨 감독은 1세트 중반 외국인 선수 링컨을 빼고 라이트 임동혁을 투입해 분위기 반전을 꾀했다. 그리고 임동혁은 경기 끝까지 교체되지 않고 코트를 지키며 23점을 득점, 팀 승리에 크게 기여했다.
경기 후 만난 임동혁은 “이른 타이밍에 교체 투입해 들어갔지만, 항상 준비는 하고 있다. 링컨이 정말 잘하고 있지만, 링컨도 사람인지라 체력이 떨어지면 내게도 기회가 온다고 생각하고 연습을 착실히 해왔다. 잘 준비한 게 경기 리듬을 바로 따라가는데 큰 도움이 된 것 같다”라고 이야기했다.
이날 코트에 들어선 임동혁은 평소보다 간절했다. 상대는 1,2라운드 때 패배를 안긴 한국전력으로, 임동혁도 2라운드 한국전력전에서 24%라는 저조한 공격 성공률로 팀 패배를 막지 못했다. 이에 임동혁은 “지난 경기 때 안 좋은 경기력을 보여드렸다. 다시는 그런 경기를 하지 않도록 간절한 마음으로 나섰는데 경기력으로 잘 나타난 것 같아 기분이 좋다”라고 전했다.
사실 임동혁은 1,2라운드 때 팀의 주전으로 활약하긴 했지만 어색한 포지션인 레프트로 나서 고전했다. 사생활 물의로 징계를 받은 정지석의 공백 때문이었다. 하지만 정지석이 복귀하면서 임동혁은 다시 웜업존으로 돌아가 백업 멤버로 활약하는 시간이 많아졌다.
이에 임동혁은 “솔직히 주전을 하고 있다가 다시 웜업존으로 나가 기분이 좋지는 않았다. 코트에서 하나라도 더 때려보고 싶고 더 해보고 싶은 마음이었다”라면서도 “하지만 기회가 언젠가 올 거라고 생각했고, 기회를 잘 잡고 있다. 링컨이 힘들 때마다 이렇게 들어가 내가 잘한다면 더 많이 나설 기회가 생길 거고 팀에 시너지 효과가 날 거라고 생각한다”라며 마음을 다잡았다.
한편, 틸리카이넨 감독은 “제일 발전한 선수”로 임동혁을 꼽았다. 경기 후 틸리카이넨 감독은 “1,2라운드 레프트 전향하면서 힘든 시기도 있었을 텐데 잘 극복하고 기회가 와서 코트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고 생각한다”라며 그의 활약에 기뻐하기도 했다.
임동혁은 “팀이 지난해와 달라진 건 감독님이 빠르게 공을 배분하는 배구를 추구하는 것이다. 그러려면 그만한 스킬이 뒷받침 돼야 하는데, 감독님이 옆에서 신경을 많이 써주시면서 도와주셨다. 감독님 지도 덕분에 나도 좋아지는 게 느껴졌는데, 감독님께서 좋게 봐주신 것 같다”라고 이야기했다.
마지막으로 임동혁은 이날 개인의 활약보단 팀의 1위 수성에 더 큰 의미를 두고 있다고 전했다. 임동혁은 “남자부 순위가 촘촘한데, 힘들면서도 재밌다. 스릴 있게 하다보니까 경기에 더 집중하는 것 같다”라면서 “3라운드를 1위로 마무리했지만, 자만하지 말고 더 열심히 해서 1위를 굳힐 수 있게 하고 싶다. 1위지만 더 밑에 있다고 생각하고 열심히 할 생각이다”라며 앞으로의 각오를 다졌다.
사진=인천, 김한준 기자
윤승재 기자 yogiyoon@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