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창규 기자) 영화 '타이거 마스크'가 개봉을 앞두고 연출을 맡은 염정원 감독의 서면 인터뷰를 공개했다.
영화 '타이거 마스크'(연출 염정원)는 노잼인생으로 살아온 한 남자가 우연히 전설의 호랑이 마스크를 얻게 된 후 하루아침에 다른 사람이 되어 펼치는 K히어로 코믹액션물이다. 조한선과 황보운, 강별, 정태우, 김흥래 등이 출연하며, 30일 개봉 예정이다.
Q. 정체를 숨긴 영웅들의 이야기는 계속해서, 지금도 꾸준히 나오고 있다. 감독 데뷔작으로 '타이거 마스크'의 연출을 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호랑이 탈을 쓴 영웅을 통해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은 무엇인가.
예전부터 한국형 히어로에 관심이 많았다. 고전 소설이나 민간 설화를 찾아보기도 했고. 이야깃거리가 많은데 확실한 캐릭터가 대중에게 소개되지 않은 것에 안타까워했다. 그러던 중, 데뷔작으로 공포영화(이 역시도 우리나라 혼이 녹아 든 작품)를 준비 중이었는데, 제작사에서 '타이거 마스크'란 작품을 기획 중이니 함께 해보지 않겠냐는 연락이 왔다. 제작사와 함께 논의해가면서 이 시대에 좀 더 밝고 통쾌한 이야기로 방향을 잡아갔다. 호랑이 탈을 쓴 영웅. 멀지만 가까운 영웅을 그리고 싶었다. ‘건평’에게 특별한 능력이 생기거나 한순간 초인적인 힘을 발휘하는 것은 아니지만 인간이 낼 수 있는 큰 변화가 생긴다. 이는 우리 누구에게나 해당된다고 믿는다. 세상을 바꾸는 일의 첫 번째는 자기 자신을 바꾸는 것에 있다는 메시지를 주고 싶었다. 더욱이 내년이 호랑이의 해인만큼 그 기운을 관객분들과 함께 나눴으면 하는 바람이 더해졌다.
Q. 이전 필모그래피를 봤을 때, 조한선의 선택이 의외인 것 같긴 하다. 캐스팅 비하인드 스토리를 자세히 알고 싶다. 조한선을 통해 ‘건평과 타이거 마스크’란 인물의 어떤 점을 보여주고 싶었던 건가.
조한선이란 배우는 기본적으로 멋있고 잘생긴 배우다. 그 이면에 그가 얼마나 연기에 대해 진심이 있는지 또 얼마나 작품을 잘 이해하고 분석하는 지는 그의 화려한 외모에 가려져 있다고 생각한다. '열혈남아'란 영화에서 그의 연기를 보고 놀랐던 적이 있었고 극중 ‘건평’이 가진 모습을 떠올렸다. 때마침 조한선 배우도 자신이 기존에 가진 모습에 변화를 모색하고 있었고 '타이거 마스크'를 통해 다른 면을 보여주고 싶어했다. 첫 미팅 때 놀랐던 것이 조한선 배우가 한 말이었다. 자신도 조금 내성적이고 숫기가 없지만 메이크업을 하고 조명이 비치는 카메라 앞에 서면 마치 ‘타이거 마스크’를 쓴 것처럼 연기자의 모습으로 변한다고 말했다. 그 ‘용기’를 가지는 것이 어떠한 계기라고 생각한다. 누구에게나 그런 계기가 찾아와서 세상을 용기 있게 살아나갔으면 좋겠고. 많은 분들에게 '타이거 마스크'가 그런 계기를 마련해줬으면 좋겠다.
Q. '타이거 마스크'와 배우 조한선을 통해 보여주고 싶었던 부분이 잘 표현되었는지 궁금하다.
만족한다. 이런 시기에 영화를 만들고 소개를 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고. 조금은 힘들었던 제작 환경이었지만 조한선 배우의 땀과 열정이 모두에게 힘을 주었고, 캐릭터 역시 잘 표현해주었다. 힘들다고 행복하지 않은 것은 아니며, 편하다고 마냥 행복한 것도 아니지 않은가. 조한선 배우 때문에 우리 현장은 아주 행복했다.
Q. ‘건평’과 진약사 패밀리들의 대척점에 서있는 빌런들의 활약도 인상적이다. 강별, 정태우, 김흥래 배우와의 작업은 어땠는지 궁금하다.
강별 배우는 익히 연기가 좋다는 말을 들어서 기대를 하고 만났다. 처음 만났을 때 이미 ‘윤성은’ 회장이 되어서 왔고. 딱히 캐릭터에 대한 부과 설명할 필요 없이 본인이 스스로 동화되어 연출자로서 너무나 큰 힘이 되었다. 정태우 배우는 내공이 엄청나다. 그의 연기 경력은 굳이 말 안 해도 알고 계시리라 생각된다. 정태우 배우가 기존에 보여주었던 캐릭터와는 많이 다른 데 그 점이 더 끌렸다. 잘 해주리라 믿었고, 그는 당연한 듯 완벽한 ‘간조 히로노리’가 되어 스크린에 나왔다.
김흥래 배우는 ‘신의 한수’였다. ‘조드’ 역할은 연기도 중요하지만 액션과 비주얼도 상당히 큰 비중을 차지해서 캐스팅하는데 고역이었다. 그러던 중 편집 기사님이 굉장히 좋은 배우가 있다며 김흥래 배우를 소개시켜 줬는데 처음부터 ‘조드’였다. 그냥 감사하단 말이 절로 나왔다. 머릿속 이미지로 그렸던 인물이 눈앞에 나타났을 때 달리 무슨 말을 하겠는가? 그저 감사하단 말밖엔 할 말이 없었다. 그는 영화에서 보여주는 위압감과는 달리 친근하고 재밌고 살가운 배우다. 마지막 촬영 전날까지 제 숙소로 찾아와 캐릭터에 대한 의견을 논의하고 끝까지 파고드는 천상 배우다.
Q. 보미 역을 맡은 황보운 배우도 신선하다. 어떻게 캐스팅하게 되었는가.
황보운 배우는 처음 이미지가 너무 좋았다. 작품에 활기를 불어넣어 줄 수 있다고 믿었다. 달리 보면 황보운 배우는 본인에게도 큰 도전이었고, 연출자로서 도전이었다. 작품을 이끌어 가는 주인공이며 강한 캐릭터들 사이에서 살아남아야 하는데 그 무게를 잘 견딜 수 있을까란 걱정도 있었던 건 사실이다. 하지만 촬영이 없을 때도 현장에 나와서 응원하고 캐릭터를 연구하는 모습을 보며 그런 걱정이 사라졌다. 하루하루 다르게 성장해 나가는 기대가 큰 배우다.
사진= (주)그노스, (주)다날엔터테인먼트
이창규 기자 skywalkerle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