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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강화' 광고·협찬 줄줄이 손절…방영중단 청원 20만명 돌파 [엑's 이슈]

기사입력 2021.12.20 05:20

김노을 기자


(엑스포츠뉴스 김노을 기자) 민주화운동 폄훼와 안기부 미화 논란에 휩싸인 JTBC 드라마 '설강화'에 대한 시청자 반응이 심상치 않다. 방영 중단 청원이 등장한 데 이어 광고·협찬사도 줄줄이 중단되고 있다.

19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JTBC 토일드라마 '설강화 : snowdrop'(극본 유현미, 연출 조현탁/이하 '설강화')와 관련해 '설강화 방영 중지 청원'이라는 제목으로 청원글이 게재됐다.

청원인은 "해당 드라마는 방영 전 이미 시놉시스 공개로 한 차례 민주화운동을 폄훼하는 내용으로 큰 논란이 됐다"며 "당시 제작진은 전혀 그럴 의도가 없고 '남녀 주인공이 민주화 운동에 참여하거나 이끄는 설정은 대본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라고 주장했으나 1화가 방영된 현재 드라마에서 여주인공은 간첩인 남주인공을 운동권으로 오인해 구해줬다"고 지적했다.

이어 "민주화운동 당시 근거 없이 간첩으로 몰려서 고문을 당하고 사망한 운동권 피해자들이 분명히 존재하며 이러한 역사적 사실에도 불구하고 저런 내용의 드라마를 만든 것은 분명히 민주화운동의 가치를 훼손시키는 일"이라며 "간첩인 남자주인공이 도망가며, 안기부인 서브 남주인공이 쫓아갈 때 배경음악으로 '솔아 푸르른 솔아'가 나왔다. 이 노래는 민주화운동 당시 학생운동 때 사용되었던 노래이다. 민주화운동을 수행하는 사람들의 고통과 승리를 역설하는 노래를 1980년대 안기부를 연기한 사람과 간첩을 연기하는 사람의 배경음악으로 사용한 것 자체가 용인될 수 없는 행위"라고 꼬집었다.

또 "해당 드라마는 OTT 서비스를 통해 세계 각 국에서 시청할 수 있으며 다수의 외국인에 민주화운동에 대한 잘못된 역사관을 심어줄 수 있기에 더욱 방영을 강행해서는 안 된다"고 우려를 표했다.

그러면서 "한국은 엄연한 민주주의 국가"라며 "이러한 민주주의는 노력 없이 이루어진 것이 아닌 결백한 다수의 고통과 희생을 통해 쟁취했다. 이로부터 고작 약 30년이 지난 지금, 민주화운동의 가치를 훼손하는 드라마의 방영은 당연히 중지되어야 하며 한국문화의 영향력이 점차 커지고 있는 현시점에서 방송계 역시 역사왜곡의 심각성에 대해 다시 생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해당 청원글은 작성된 지 하루도 채 지나지 않아 청원동의 20만 명을 돌파했다. 청원에 동의한 누리꾼들은 '설강화'를 두고 역사 왜곡 드라마라고 칭하며 참담한 심정을 금치 못하는 상황.



앞서 '설강화'는 지난 3월 시놉시스 일부가 유출돼 구설에 올랐다. 누리꾼들은 남자 주인공이 운동권인 척하는 간첩이라는 설정, 또 다른 인물이 안기부 팀장임에도 정의로운 인물로 묘사된 것 등을 지적하며 역사 왜곡의 가능성을 우려했다.

논란이 일자 당시 JTBC 측은 "'설강화'는 민주화 운동을 폄훼하고 안기부와 간첩을 미화하는 드라마가 결코 아니다. 현재의 논란은 유출된 미완성 시놉시스와 캐릭터 소개 글 일부의 조합으로 구성된 단편적인 정보에서 비롯됐고, 파편화된 정보에 의혹이 더해져 사실이 아닌 내용이 사실로 포장되고 있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우려 속에 지난 18일 '설강화' 첫회가 전파를 탔고, 우려가 현실이 됐다는 목소리는 더욱 높아진 실정이다. 일각에서는 방영 중단을 요구하는 목소리와 함께 드라마 제작 지원에 참여한 기업들에 대한 불매 운동까지 확산돼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실제로 다수 온라인 커뮤니티, SNS 등에는 제작 지원 업체 목록이 공유되고 있다. 지난 3월 중국식 한복, 월병 등을 소품으로 활용해 역사 왜곡 논란을 빚은 SBS 드라마 '조선구마사' 제작 지원에 참여한 기업 리스트가 온라인상 확산된 것과 똑같은 흐름이다.

이에 '설강화' 협차사인 떡 브랜드 싸리재마을 측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소품 협찬 사과 입장을 밝히고 "'설강화'가 민주화 역사를 왜곡하고 안기부를 미화할 수 있다는 많은 분들의 우려가 있다는 것을 알게 돼 담당자에게 바로 협찬 철회를 요청했다"며 "철회는 바로 적용이 되었으나 화면에 노출되는 로고는 12회까지 편집이 완료되어 바로 수정이 어렵다고 한다. 드라마 내용에 대한 충분한 고려없이 역사왜곡이 될 수도 있는 드라마 제작에 제품을 협찬한 점 정말 죄송하다"고 설명했다.

도자기 업체 도평요 측은 공식 블로그를  통해 "해당 사항에 대해 드라마 관계자에게 기업 로고 삭제 요청을 했고 모든 제품은 반환 처리했다. 협찬 전 꼼꼼한 주의를 기울이지 않고 진행해 심려를 끼친 점에 대해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기능성 차를 만드는 티젠 측도 공식 SNS를 통해 "직접적인 제작 협찬이 아닌 채널에 편성된 단순 광고 노출이었으나 해당 이슈에 대해 통감하며 해당 시간대 광고를 중단하도록 조치했다"고 밝혔다.

한편 '설강화'에는 임수호 역의 배우 정해인, 은영로 역의 지수, 강청야 역의 유인나, 이강무 역의 장승조 등이 출연한다.

사진=JTBC

김노을 기자 sunset@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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