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노을 기자) 방송 전부터 역사 왜곡 논란에 휩싸였던 '설강화'가 첫 방영 후에도 논란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 이 가운데 방영 중지 청원까지 등장했다.
19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JTBC 토일드라마 '설강화 : snowdrop'(이하 '설강화')와 관련해 '설강화 방영 중지 청원'이라는 제목으로 청원글이 게재됐다.
해당 청원글을 작성한 청원인은 "해당 드라마는 방영 전 이미 시놉시스 공개로 한 차례 민주화운동을 폄훼하는 내용으로 큰 논란이 됐다"며 "당시 제작진은 전혀 그럴 의도가 없고 '남녀 주인공이 민주화 운동에 참여하거나 이끄는 설정은 대본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라고 주장했으나 1화가 방영된 현재 드라마에서 여주인공은 간첩인 남주인공을 운동권으로 오인해 구해줬다"고 지적했다.
이어 "민주화운동 당시 근거 없이 간첩으로 몰려서 고문을 당하고 사망한 운동권 피해자들이 분명히 존재하며 이러한 역사적 사실에도 불구하고 저런 내용의 드라마를 만든 것은 분명히 민주화운동의 가치를 훼손시키는 일"이라며 "간첩인 남자주인공이 도망가며, 안기부인 서브 남주인공이 쫓아갈 때 배경음악으로 '솔아 푸르른 솔아'가 나왔다. 이 노래는 민주화운동 당시 학생운동 때 사용되었던 노래이다. 민주화운동을 수행하는 사람들의 고통과 승리를 역설하는 노래를 1980년대 안기부를 연기한 사람과 간첩을 연기하는 사람의 배경음악으로 사용한 것 자체가 용인될 수 없는 행위"라고 꼬집었다.
또 "해당 드라마는 OTT 서비스를 통해 세계 각 국에서 시청할 수 있으며 다수의 외국인에 민주화운동에 대한 잘못된 역사관을 심어줄 수 있기에 더욱 방영을 강행해서는 안 된다"고 우려를 표했다.
그러면서 "한국은 엄연한 민주주의 국가"라며 "이러한 민주주의는 노력 없이 이루어진 것이 아닌 결백한 다수의 고통과 희생을 통해 쟁취했다. 이로부터 고작 약 30년이 지난 지금, 민주화운동의 가치를 훼손하는 드라마의 방영은 당연히 중지되어야 하며 한국문화의 영향력이 점차 커지고 있는 현시점에서 방송계 역시 역사왜곡의 심각성에 대해 다시 생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해당 청원은 10만 명이 훌쩍 넘는 인원이 동의한 상태다.
앞서 '설강화'는 지난 3월 시놉시스 일부가 유출돼 역사 왜곡 논란으로 구설에 올랐다. 일각에서는 남자 주인공이 운동권인 척하는 간첩이라는 설정, 또 다른 인물이 안기부 팀장임에도 정의로운 인물로 묘사된 것 등을 지적했다.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자 당시 JTBC 측은 "'설강화'는 민주화 운동을 폄훼하고 안기부와 간첩을 미화하는 드라마가 결코 아니다. 현재의 논란은 유출된 미완성 시놉시스와 캐릭터 소개 글 일부의 조합으로 구성된 단편적인 정보에서 비롯됐고, 파편화된 정보에 의혹이 더해져 사실이 아닌 내용이 사실로 포장되고 있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지난 18일 첫 방송 직후 이 같은 우려가 현실이 됐다는 의견과 함께 또다시 역사 왜곡 논란이 일었으며, 방영 중지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더욱 거세진 상황이다.
한편 '설강화'에는 임수호 역의 배우 정해인, 은영로 역의 지수, 강청야 역의 유인나, 이강무 역의 장승조 등이 출연한다.
사진=JTBC
김노을 기자 sunset@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