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노을 기자)
"혼자서 많은 것들을 해왔지만, 서로 기댈 수 있는 동료와 믿음직한 프로듀서 형들이 생겼어요."
이가 흔들릴 정도로 랩을 연습했다더니 기어코 최종 우승을 거머쥐었다. 실력과 노력으로 중무장한 래퍼 조광일 이야기다.
조광일은 최근 엑스포츠뉴스와 진행한 서면 인터뷰를 통해 지난 3일 종영한 Mnet '쇼미더머니10'(이하 '쇼미10') 우승 소감을 밝혔다.
'디 오리지널(The Original)'이라는 콘셉트를 내세운 10주년의 '쇼미'는 그 어느 때보다 힙합 본질에 충실했다. 2012년 시즌1을 시작으로 올해 시즌10에 이르기까지 역사와 정통성을 지닌 '쇼미'의 마스터피스 자리는 지난해 '곡예사'를 통해 힙합신 루키로 떠오른 조광일이 차지했다.
조광일은 파이널 생방송 무대에서 앞으로 펼쳐질 자신의 이야기를 기대해달라는 메시지가 담긴 '쿠키영상'과 정통 힙합의 진수로 꽉 채운 '가리온'을 내놨다. 예선부터 결승까지 자기 색을 확실히 드러낸 조광일의 우승으로 대장정의 막이 내렸고, 개코와 코드 쿤스트 프로듀서도 눈물을 흘리며 기뻐했다.
긴 시간 경연 끝에 '쇼미더머니10' 주인공이 된 조광일은 우승 소감에 대해 "개인적으로는 '쇼미' 전후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이제 '쇼미' 전국 투어 콘서트가 있기 때문에 그동안 해왔던 연습이나 노력들을 방송 때처럼 이어가고 있다. 무대에서 팬들을 만날 생각을 하니 떨리고 설렌다"라고 밝혔다.
조광일 랩의 가장 큰 특징으로는 한국어의 파열음과 청각적 타격감이 꼽힌다. 여기에 미사여구로 포장하지 않은 날 것 그대로의 가사가 속사포로 뱉어지는 순간 그가 내는 소리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속도전에만 열을 올리는 건 아니다. 곡마다 완급 조절이 탁월하며 악에 받친 듯한 울분은 호소력, 더 나아가 진정성을 획득한다.
조광일의 반전 매력도 이번 방송을 보는 묘미였다. 음악만 두고 보면 누구보다 강성인데 무대 아래선 "저는 좋아하는 사람들한테만 밥 사요"라며 누구보다 살뜰히 팀원들을 챙기고, 양보할 줄 아는 미덕을 보인 것. 그도 그럴 것이 늘 혼자였던 조광일에게 '팀 코코'는 의지할 수 있는 존재로 거듭났기 때문이다.
"경연 무대 중 'Wake Up'이라는 곡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는 조광일은 "팀이 정해지고 모두 합심해서 무대를 만들었던 곡이라 그런 것 같다. 팀이 정해지기 전까지 혼자서 많은 것들을 해왔지만, 기댈 수 있는 동료와 믿음직한 프로듀서 형들이 생기고 난 후 첫 곡이라서 더 그렇게 느낀다"라고 팀 코코에 각별한 애정을 표했다.
무대에서는 누구보다 자신감 넘치고 빠르게 랩을 하던 조광일이 우승 소감을 버벅거린 모습도 팬들에게 두고두고 회자되고 있다. 자신의 우승을 예상하지 못한 탓에 소감을 버벅댄 조광일을 두고 팬들은 '그렇게 빠른 랩은 틀리지도 않더니 소감을 절었다'며 우스개 소리를 할 정도다.
이에 대해 조광일은 "사실 제 이름이 호명된 이후 기억이 그렇게 분명하지 않다"면서 "실감이 안 나기도 했고 우승할 거란 확신을 가지고 있지도 않아서 더 그랬던 것 같다"라고 우승 순간을 되짚었다.
계속해서 회자되는 건 또 있다. 한 팀 동료이자 준우승을 차지한 신스를 빤히 쳐다본 모습이 포착돼 둘 사이 미묘한 기류가 흐른다는 이야기가 팬들 사이 퍼지고 있는 것. 조광일 역시 이를 인지하고 있다고.
조광일은 "신스 누나를 한참 쳐다본 게 수많은 영상으로 만들어지고, 유튜브에 올라온 걸 봤다. 실은 제가 수상 소감하면서 우리 팀원들 이름을 언급했는데 뒤에서 신스 누나가 '누구 빠뜨린 것 같은데?'라고 혼잣말을 하더라. 그걸 듣고 혹시 제가 누구를 빠뜨렸는지 물어본 상황이었다"라고 해명했다.
이어 "그런데 그게 카메라에는 굉장히 다정하게 잡혔더라"면서 웃었다.
우승자에게는 우승 상금 1억 원을 포함해 앨범 제작 및 초호화 뮤직 비즈니스 등 값진 혜택이 주어진다.
조광일은 우승 상금의 사용처에 대해 "저에게 도움을 주신 분들께 잘 사용하고 싶다. 또 그동안 제가 음악 활동으로 번 금액을 꾸준히 기부를 해오고 있었다. 이번에도 이 상금을 거기에 좀 더 보태고 싶다"라고 밝혀 훈훈함을 안겼다.
([엑's 인터뷰②]에서 계속)
사진=CJ ENM
김노을 기자 sunset@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