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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책없는 대한축구협회, 체계적인 JFA를 본 받는 건 어떨까?

기사입력 2007.08.11 23:06 / 기사수정 2007.08.11 23:06

임찬현 기자

                

[엑스포츠 뉴스=임찬현 기자] 도쿄 분쿄구. 그곳에는 JFA를 비롯한 J리그 위원회와 각종 연맹들이 모여있는 'JFA하우스'가 있다. 신문로에 있는 축구회관과 같은 곳이다.

입구에 들어서자 가장 먼저 보이는 게 일본 축구의 슬로건 'DREAM 2050'이었다. 2050년에는 일본에서 단독 월드컵을 개최해 반드시 대표팀이 월드컵 우승 트로피를 안겠다는 각오가 서린 슬로건이다.

JFA는 'JFA 멤버쉽'시스템 구축, 시설 확충, J리그 유소년 프로그램, 풋살 대중화, 엘리트 체계 확립 등 총 열 가지 계획을 실행중이다. 대표적인 사례로 지난해 4월 후쿠시마에 설립한 'JFA 아카데미'다.

JFA 아카데미는 재능있는 어린 선수들을 체계적으로 육성하는 축구 영재교육장소로 여기서는 축구뿐만 아니라 향후 해외 무대에서 활약할 수 있도록 어학교육도 병행한다. 또 일본 문화를 철저히 습득토록 해 국제무대에서 손색이 없는 '축구 외교관'을 양성한다는 계획이다.

대한축구협회는 어떠한가. 협회 역시 '한국축구 10대 과제'라는 이름 아래 축구 인프라 향상에 노력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최근 레딩FC와 맺은 유소년 축구 유학. 이외에도 프로구단 유소년 육성 프로그램 정착, 클럽 축구 활성화를 통한 저변 확대. 거기에 축구협회 행정력 강화 및 재정 투명성 강화 등 대한 축구협회는 축구 선진국으로 발돋움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협회의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비난이 끊이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축구협회가 계속되는 사건사고를 원칙 없이 처리하며 프로축구 연맹, 지방축구협회 등 주변 단체들과의 원활한 업무조정이 안 되고 있기 때문이다. 일사불란하게 협회를 중심으로 구단과 치밀한 연계를 보이는 일본과 가장 큰 차이를 보이는 점이다.

가장 최근에 벌어진 일을 봐도 알 수 있다. 대표팀 차출과 관련해 국제축구연맹(FIFA)이 정한 차출규정에 따르기보다 언제나 한 번만 도와달라며 프로구단들의 희생을 요구하다 뒤통수를 맞았다.

2002 한일 월드컵 이후로 프로팀들의 입김이 세졌다고는 하지만, 지난 6월 말 아시안컵을 앞두고 벌어진 축협과 연맹의 차출 논쟁은 J리그 위주의 정책을 펼친 JFA와 사뭇 대조된다.

JFA는 J리그 일정을 최대한 고려해 이비차 오심 감독의 불평에도 불구하고 아시안컵 대표팀 소집일자를 늦췄다.

더욱 비교되는 부분은 1년을 채 넘기지 못하는 외국 감독들. 한국은 지난 5년간 움베르트 쿠엘류를 시작으로 핌 베어벡까지 총 4명의 감독을 교체했다. 이들중 임기를 끝까지 마친 사람은 독일 월드컵을 이끈 딕 아드보카트 단 한 명뿐이다. 그 역시 월드컵을 앞두고 다급히 왔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게 중론이다.

나머지 3명의 감독은 자진사퇴의 형식을 빌려 감독직을 떠났지만 사실상 여론에 밀려 경질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감독 자신이 생각하는 전술이 나오려면 최소 2년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게 정설. 게다가 실패 없는 성공은 꿈 같은 소리임을 모두 알고 있다. 그렇다고 패했을 때 터져 나오는 비난과 분노가 잘못된 일도 아니다.

이 비난과 분노를 합리적인 비판으로 바꾸어 감독에게 전달하고 감독의 전술적 색채가 대표팀에 녹아들 수 있는 시간을 벌어주는 게 바로 축구협회가 해야 할 일이다. 그러나 오히려 눈치 보기에 급급해 감독을 외국인 선수 바꾸듯 갈아 치웠다.

이에 비해 일본은 감독들의 임기를 확실히 보장했다. 한일 월드컵 직후 감독직에 오른 '하얀펠레' 지코는 핌 베어벡 감독에게 쏟아졌던 비난 보다 더한 비난을 받으면서도 4년이라는 임기를 모두 채운 뒤 일본을 떠났다. 일본 실정에 맞지 않는 전술을 쓴다며 많은 팬과 전문가들이 그를 비난했지만 그때마다  일본축구협회의 가와부치 회장은 "대안이 없는 상태에서 무작정 경질 시키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다"며 그를 감쌌다.

이번, 지코감독 후임으로 들어온 오심 감독 또한 아시안컵 3연패라는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지만  일본축구협회는 "악조건에서도 선전했다"며 "계약서에 명시한 남아공월드컵까지 팀을 이끌 것이다"고 그에 대한 지지를 보여 팀과 감독을 안정시켰다.

한국 역시 거스 히딩크 감독이 0-5 패배를 연이어 당하던 시절, 경질론이 대세였다. 그러나 축구협회는 히딩크를 끝까지 믿었기에 월드컵 4강이라는 신화를 만들어 낼 수 있었다.

그러나 5년이 지난 현재 축구협회는 대표팀 감독자리를 공석으로 놔둔 채 표류하고 있다. 2050년 월드컵 개최와 우승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일본과 사뭇 비교된다.

장기적인 목표가 있는 일본축구협회와 대한축구협회 모두 나름의 방식으로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그러나 협회 홀로 미래를 준비하고 있는 한국과 합심해 준비하는 일본의 성과는 어느 정도 차이가 날지 의문이다.

JFA하우스를 나오는 길에 걸려 있던 'DREAM 2050' 슬로건이 자꾸 기자의 어깨를 짓눌렀다.



[사진ⓒ엑스포츠뉴스=임찬현 기자]



임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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