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과 기적으로 끝난 '지리산', 전형적인 용두사미 드라마 [종영]

(엑스포츠뉴스 황수연 기자) '지리산'이 아쉬운 연출과 대본으로 막을 내렸다. 

tvN 토일드라마 '지리산' 지리산 국립공원 최고의 레인저 서이강(전지현 분)과 말 못 할 비밀을 가진 신입 레인저 강현조(주지훈)가 산에서 일어나는 의문의 사고를 파헤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미스터리 드라마.

지난 12일 방송된 최종회에서는 이가섭(김솔)이 지리산 연쇄살인사건의 범인이 된 배경이 드러났다. 과거 김솔의 아버지 김재경은 지리산 케이블카 사업을 두고 검은다리골 사람들과 갈등을 빚었던 것. 검은다리골 사람들은 김솔의 어머니를 죽게 한 것도 모자라 아버지의 벌들을 모두 죽이며 삶을 짓밟았다. 어린 김솔은 뒤늦게 검은다리골 사람들의 악행을 알게 되고 복수를 품었다. 

해동분소 대원들은 범인이 김솔의 뒤를 쫓았지만 산에서 김솔을 제일 먼저 발견한 건 강현조의 생령이었다. 범행의 흔적을 지운 김솔은 강현조에게 범인이 맞다고 자백하며 웃었다. 두 사람의 대화를 통해 강현조의 후배이자 사망한 군인 김현수가 검은다리골 사람이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이후 김솔은 해동분소에 돌아온 서이강을 돌로 내려쳐 납치한 뒤 "네 할머니 곁으로 보내주겠다"며 살인을 예고했다. 이에 서이강은 달리는 차에서 뛰어내렸다. 김솔은 서이강을 죽이러 다가갔지만 갑작스러운 산사태가 발생하며 돌에 몸이 깔려 사망했다. 늘 산이 자신의 편이라고 했던 김솔의 비극적인 최후였다. 

1년 후, 박일해(조한철)은 해동분소장이 됐고 정구영(오정세)은 팀장이 됐다. 서이강과 강현조도 재회했다. 서이강은 재활 끝에 휠체어 없이 두 다리로 설 수 있게 됐고, 죽은 줄 알았던 강현조 역시 의식을 되찾고 건강하게 레인저로 복귀했다. 강현조는 더 이상 무언가가 보이지 않게 되며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갔다. 

'지리산'은 방영 전부터 김은희 작가와 이응복 감독의 만남, 전지현과 주지훈 캐스팅으로 화제를 모았던 기대작이었다. 그러나 첫 회 어설픈 CG와 부산스러운 연출로 논란을 부르더니, 회가 거듭될수록 우연이 반복되는 억지스러운 전개까지 계속되며 시청자들의 비판을 받았다.

최종회도 마찬가지였다. 16부 내내 찾아 헤매던 연쇄살인범은 '산이 내린 벌'을 받듯 산사태에 깔려 본인만 사망했고, 16부 동안 거의 휠체어만 타던 여주인공은 1년 만에 재활로 산을 오르는 기적을 이뤄냈다. 특히 남주인공이 죽은 줄 알았지만 알고 보니 사건 해결 후 기적적으로 코마상태에서 깨어났다는 스토리는 반가움보다 황당함에 가까웠다. 특히나 미스터리 스릴러 장르에서 '우연'과 '기적'에 기댄 채 극이 전개되고 마무리까지 지어졌다는 부분은 무척 실망스러울 따름이다.

최고라고 불리는 작가 감독 배우들의 만남 '지리산', 무엇이 문제였을까 생각해 보게 하는 드라마로 회자될듯싶다.

사진 = tvN 방송화면 

황수연 기자 hsy1452@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