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예은 기자) 유태오가 '로그 인 벨지움'으로 '감독' 타이틀을 얻게 됐다. 아내 니키 리와 함께해 가능한 일이었다.
배우 유태오의 감독 데뷔작인 영화 '로그 인 벨지움'은 펜데믹 선포로 벨기에 앤트워프 낯선 호텔에 고립된 배우 유태오, 영화라는 감수성을 통한 가상 세계에서 찾은 진짜 유태오의 오프 더 레코드다.
24일 오전 온라인을 통해 화상인터뷰를 진행한 그는 "어떤 목적으로 찍기 시작한 건 아니다. 겪었던 걸 그대로 담기 시작한 거였다"며 "펜데믹 이후 모든 스태프와 배우들이 각자 자리로 넘어가고 나서 국경이 잠겼다. 부모님이 독일에 계시는데 독일에도 못 넘어갔다. 한국 비행기표도 취소됐다. 그러다가 일상을 찍기 시작한 거였다"고 작품 탄생 계기를 밝혔다.
이어 "이와중에 미국에서 오디션이 들어와서, 제가 저를 리딩 상대로 해서 오디션을 찍어서 보냈다. 이게 너무 재밌어서 나에게 다른 질문을 던져볼까, 나만의 오디션을 만들어볼까 하면서 탄생한 것"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그렇게 일상을 찍게 된 유태오는 별다른 장비 없이, 스마트폰만으로 작품을 만들게 됐다. 스마트폰 촬영이기에 어려운 점은 없었을까. 그는 "제가 너무 많이 찍고 다니니까 제 욕심만큼 배터리가 남아있지 못했다. 그게 좀 아쉬웠다. 그리고 자본, 시간이 없어서 만들지 못한 그림, 구도도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영화에 담지 못한 장면도 있었다. 소주를 먹고 술에 취한 채 촬영한 장면이 바로 그것. 유태오는 " 제 연가와 구도와 이런 걸 상상하면서 해야 했는데 술먹고 그걸 하니까 엉망진창이 돼버리더라. 기술적으로도 잘 되지 않았고, 솔직해 보이지도 않았다"며 "이걸 넣어버리면 제 순수한 감수성이 표현되지 않을 수도 있겠더라. 그래서 그 장면을 다 지워버렸다"고 말했다.
영화는 벨기에에 고립된 유태오의 모습으로 시작, 한국으로 돌아와 일상에 복귀한 유태오의 모습으로 이어진다. 이 한국 장면에는 유태오의 동료 배우인 이제훈, 천우희가 등장한다.
이에 대해 유태오는 "이제훈 씨랑은 이벤트에서 만나서 연락처를 받았다. 이후 가끔 우리집에 와서 영화도 보고 영화에 대한 이야기도 하고 밥도 먹었다. (천)우희 씨는 '버티고' 때 친해졌다"며 "셋 다 술을 잘 안 마신다. 같이 만나면 차를 마시고, 연기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보드게임도 한다. (영화 속) 그 모습 그대로"라고 말했다.
아내 니키 리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었다. 니키 리는 '로그 인 벨지움'의 촬영, 편집 등에 함께하며 크레딧에 이름을 올린 바 있다.
유태오는 부부가 함께 작업한 것에 대해 "사실 니키는 아니면 아니라는 말을 하는 사람이다. 그리고 누구보다 제가 니키의 의견을 듣고 취향을 읽는 사람이다. '근데 이 정도면 정말 재밌다'고 하더라. 유튜브나 친구들한테 풀지 말고 갖고 있으라고 하더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배우자가 의지하고 기댈 수 있는 파트너다. 어렵지도 않았고 너무 당연히, 같이 의견을 주고받았다. 너무 지탱할 수 있는 존재였던 것 같다"는 말로 애정을 드러냈다.
한편 '로그 인 벨지움'은 오는 12월 1일 개봉한다.
사진= (주)엣나인필름
김예은 기자 dpdms1291@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