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7.08.05 02:36 / 기사수정 2007.08.05 02:36
[엑스포츠뉴스 = 베이징, 박형진, 김지혜 기자] 바르셀로나가 아시아 투어의 일환으로 베이징에 도착하자 중국 대륙이 벌써 들썩이고 있다.
바르셀로나는 8월 3일 아침, 전세기편으로 베이징 공항에 도착했다. 바르셀로나 선수들과 스태프들은 중국 공안의 철저한 경비 속에 숙소인 웨스틴 호텔로 들어섰다. 호텔 밖에는 100여 명의 팬이 바르셀로나 유니폼 등을 입고 선수들을 보기 위해 기다렸다.
취재진의 취재 열기도 상당했다. 도착 직후 호텔에서 한 기자회견에는 회견장을 가득 채울 정도로 많은 기자가 몰려 바르셀로나 아시아 투어에 대한 관심을 실감하게 했다. 일부 기자들은 회견장에 들어가지 못해 밖에서 발만 동동 구르고 있었을 정도.
바르셀로나는 3일 저녁 펑타이운동장에서 간단한 공개 훈련으로 몸을 풀며 컨디션 조절에 들어갔다. 이 공개훈련에는 바르셀로나 중국팬클럽 회원들이 초청되어 선수들의 훈련 장면을 감상했다. 약 2시간 동안 진행된 이번 훈련에는 약 2000여 명의 바르셀로나 팬들과 100여 명의 취재진이 몰려 장사진을 이루었다.
모두가 한 목소리, "호나우딩요가 최고!"
<베이징 지하철역을 장식한 바르셀로나 중국 투어 광고. 호나우딩요와 함께 새로 이적한 앙리의 사진이 눈에 띤다.>
훈련장에서 단연 인기 최고는 호나우딩요였다. 중국 바르셀로나 팬들은 누구를 가장 기다렸느냐는 질문에 모두가 호나우딩요를 꼽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매 주말 밤을 새면서 바르셀로나의 경기를 본다는 한 여성팬은 "기술이 좋고 화려할 뿐만 아니라, 골 욕심을 내지 않고 협동하는 모습에 반했다."라며 호나우딩요의 별명인 '로니'를 연달아 외쳤다.
호나우딩요 역시 팬들의 이러한 관심에 열정적으로 화답하며 스타다운 모습을 보여주었다. 호나우딩요는 운동장에 들어서며 중국팬들에게 손을 흔들어주었고, 이러한 모습에 팬들은 더욱 열광적으로 호나우딩요를 맞이했다. 호나우딩요는 훈련 내내 장난기 어린 모습으로 재미있는 장면을 보여주고자 노력했다. 호나우딩요는 축구공으로 농구를 하는 포즈를 취하며 팬들의 관심을 끌었고, 패싱 연습과 슈팅 연습 때에도 화려한 기술을 선보이며 훈련장을 찾은 팬들에게 재미를 선사했다.
경기장에 난입한 일부 팬들에게도 호나우딩요는 친절하게 사인을 해주고 함께 사진을 찍는 등 매너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다. 한 중국팬은 경기장에 난입해 호나우딩요의 사인을 받은 후 공안에 의해 끌려나갔으며, 한 젊은 여성은 별다른 제지 없이 운동장에 들어가 호나우딩요와 인사를 하고 라이카르트 감독과 사진을 찍어 다른 관중의 야유를 샀다. 그러나 이러한 무례에도 호나우딩요는 끝까지 웃음을 잃지 않는 스타다운 모습을 보였다.
앙리 '무한도전의 저주?'
중국팬들은 호나우딩요 못지않게 라이카르트 감독을 열렬히 환영했다. 선수들과 마찬가지로 트레이닝복 차림으로 운동장에 나온 라이카르트 감독은 선수들과 함께 간단한 조깅으로 몸을 풀고 공을 정리하는 등 감독 같지 않은 소박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라이카르트 감독은 선수들과 함께 패싱 게임을 하며 민첩한 몸놀림을 선보여 선수 시절 못지않은 실력을 자랑했다.
한편 '무한도전' 앙리는 무언가 잘 풀리지 않는 모습이었다. 이번 여름 바르셀로나에 입단한 앙리는 아직 팀 분위기에 적응하지 못하며 겉도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패싱 게임에서도 좀처럼 기회를 잡지 못하던 앙리는 자신의 장기인 슈팅 연습 때에도 단 한 골만을 성공시켰을 뿐이었다. 결국, 그를 조용히 지켜보던 라이카르트 감독은 앙리에게 다가가 직접 슈팅 자세에 대해 설명했고, 앙리는 내내 불만스러운 표정으로 감독과 여러 문제를 논의하는 모습이었다.
훈련 종료 직전 미니 연습 게임에서도 앙리는 특별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앙리는 데코, 막시 로페즈 및 몇몇 어린 선수들과 함께 파란 옷을 입고 노란 조끼의 호나우딩요, 에투 등을 상대했다. 호나우딩요가 놀라운 '킬 패스'로 관중들의 탄성을 자아낸 데 비해 왼쪽 윙포워드 역할을 맡은 앙리는 측면에 고립되며 특유의 슈팅과 골 결정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중국 공안도 외국인도 "우리 모두 바르샤 팬!"
<아우디는 이번 공개 훈련을 찾은 팬들을 위해 30개의 공을 준비했다. 선수들이 직접 차주는 공을 받기 위해 손을 흔드는 모습>
중국팬들은 세계 최고 선수들의 훈련을 볼 수 있다는 데에 무척 즐거워하는 모습이었다. 바르셀로나 팬클럽은 바르셀로나의 상징 중 하나인 까딸루냐 기를 흔들며 까딸루냐어로 된 응원가를 부르는 등 열정적으로 바르셀로나 선수들을 응원했다.
한 중국팬은 "경기장 표가 너무 비싸(가장 싼 표도 한국돈으로 약 15만 원이다.) 경기는 볼 수 없지만 훈련을 본 것만으로 너무나 감동적이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이번 중국 투어의 후원업체인 아우디의 초청으로 훈련장에 온 한 독일인도 "정말 좋아하는 메시를 보지 못해 아쉽지만 너무나 즐겁다."며 선수들의 훈련모습을 사진에 담기 바빴다.
경기장 보안을 책임지는 공안 역시 속마음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바르셀로나 선수들이 퇴장하며 직접 공을 관중석으로 차주자, 한 공안은 손을 뻗쳐 공을 잡은 뒤 다른 공안들과 함께 기뻐했다. 한 관중은 앙리가 차준 공을 가슴에 안고 너무나 기쁜 나머지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바르셀로나 선수들은 4일 저녁 자선 저녁 행사를 한 뒤 5일 베이징 구어안과 경기를 가질 예정이다. 단 한 차례의 훈련만으로 중국팬들을 사로잡은 바르셀로나. 그들의 중국 투어 열기는 날이 갈수록 더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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