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0-06 01:32
스포츠

[KT V1] '사상 첫 KS MVP 출신 우승 감독' 이강철 "은근히 바랐죠"

기사입력 2021.11.18 23:56 / 기사수정 2021.11.20 12:02

김현세 기자

(엑스포츠뉴스 고척, 김현세 기자) "저는 우승했을 때 한 번도 울어 본 적이 없습니다."

KT 위즈는 18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두산 베어스를 8-4로 이겼다. 정규시즌을 1위로 마친 KT는 창단 첫 한국시리즈에서 역대 최초로 4연승으로 우승을 달성했다. 과거 해태 왕조도 해내지 못한 걸 해태의 스타 플레이어 출신의 이강철 감독이 해냈다.

마무리 투수 김재윤이 마지막 아웃 카운트를 잡는 순간 이 감독은 잠시 멍했다. 그는 "2사까지 긴장하고 있었는데, 9회 말이 끝나는 순간, 오히려 큰 감정이 오지 않더라. 그래서 큰 제스처를 취하지 못했다. 어쩌면 1위 결정전이 더 감격적이었던 것도 같다. (웃음) 그래도 오랜만에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해 보니 좋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선수 시절에도 한국시리즈 무대를 여섯 차례 밟아 봤다. 그런데 감독으로서 느끼는 감흥은 또 달랐다. 그는 '눈물이 나오지 않았느냐'는 말에 "너무 웃고 있으니 사람들이 이상하게 보더라. 그런데 매번 느낀 건 성취감은 바로 다음날 허무하게 변한다. 그러면서 이걸 위해 이렇게 해 왔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래도 우승을 하면 늘 기분 좋다. 우리 선수들은 처음 느껴 볼 거다. 앞으로 자꾸 느껴야 하는데, 좋은 거니까 계속 해야죠"라고 이야기했다.

이 감독은 또 "두산이라는 강팀을 만나 4연승으로 우승했다. 김태형 감독과 두산 선수단이 역시 강팀이라고 생각했다. 안심 못 했다. 혹시 몰라 쿠에바스도 끝까지 안 쓰고 있었다. 두산과 김태형 감독께 좋은 경기 함께해 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하고 싶다. 사흘 정도 해 보면서 힘들었다. 오늘 끝냈으면 했다. 그런데 1점을 주고 난 뒤에는 쿠에바스를 생각하게 됐다. 다음 투수를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고민하게 되더라. 그런데 작년 생각이 났다. 그러면서 제성이를 바꾸지 않아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선수 시절 한국시리즈 최우수 선수(MVP)에 뽑힌 경험이 있는 이들 가운데 감독으로서 한국시리즈 우승을 달성한 건 이 감독이 유일하다. 그는 "내게는 좋은 기록도, 안 좋은 기록도 많다. 그만큼 믿음을 줬고, 많이 던졌기에 가능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은근히 '최초'라는 타이틀을 얻고 싶었다. 오늘 김응용 감독님도 와 계셨는데, 첫 KS에서 4연승도 해 보고 싶었다. '드디어 1위가 되나' 하는 생각도 교차했다. 그런데 9회 말이 끝나고는 아무 생각이 안 났다"며 웃었다.


감독으로 부임한 지 3년 만에 구단의 창단 첫 통합우승을 일궜다. 이 감독은 "나는 지금까지 울어 본 적이 없습니다"라고 웃으면서도 "그래도 사실은 정말 기쁩니다"라고 작게 말했다. 이어 "이제 집에 가서 술 한잔하고 쉬려고요. 루틴 지키느라 매일 조금씩 먹고 잤는데, 어제도 루틴을 지켰다. 양은 최대한 줄였다. 그래도 힘들었다"고 이야기했다.

사진=고척, 김한준, 고아라 기자

김현세 기자 kkachi@xportsnews.com

ⓒ 엑스포츠뉴스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실시간 인기 기사

연예
스포츠
게임

주간 인기 기사

연예
스포츠
게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