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19 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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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추트레인 '바보 만든' 투수? "고영표, 공이 없어지더라고요"

기사입력 2021.11.07 05:40


(엑스포츠뉴스 인천, 조은혜 기자) "아마 자기도 알 거예요."

한국 무대 첫 시즌을 끝낸 SSG 랜더스 추신수에게, 잔상이 가장 오래 남은 투수를 꼽아달라고 하자 주저 없이 KT 위즈 고영표의 이름을 꺼냈다. 실제로 추신수는 고영표를 상대로 안타는 커녕 출루 한 번 한 적이 없다. 고영표를 마주보고 7타석에 들어서는 동안 삼진만 5번을 당했다.

추신수는 "사실 언더투수를 좋아하는데, 미국은 언더투수가 체인지업을 잘 안 던진다. 근데 정말 나는 고영표 선수를 상대하면 바보가 되는 것 같다. 공을 못 치겠다. 공이 없어지더라. 정말 없어진다. 아마 자기도 알 거고, 나를 보면 웃길 거다. 나도 내가 웃기다"며 쓴웃음을 지었다.

번번이 자신을 돌아서게 만드는 투수들은 추신수의 승부욕을 자극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야구 선배로서 그들의 더 큰 가능성을 바라보게 하기도 한다. 추신수는 고영표의 공에 대한 감상에 더해 "정말 좋은 투수다. 나의 바람은 이런 좋다고 해서 막 쓰는 게 아니고, 잘 관리해서 국제 무대에서도 활약할 수 있도록 신경을 써야 할 것 같다"는 의견을 전했다.

메이저리그 출신의 추신수는 야구선수로서 엄청난 경력을 가진 선수다. 추신수가 처음 한국에 온 뒤, 어쩌면 지금까지도 추신수와의 맞대결에 들뜬 마음을 가진다면 그건 투수로서 당연한 일이다. 추신수라는 타자에게 삼진을 잡는다는 의미를, 추신수도 잘 알고 있다. 

올 시즌 추신수는 580번 타석에 들어섰고, 123개의 삼진을 당했다. 추신수는 "여기 와서 삼진을 하나도 안 당할 순 없다. 처음엔 자존심이 상하는 것도 없지 않아 있었다. 하지만 나 또한 그랬다. 미국에서 좋은 투수를 상대로 좋은 결과를 만들었을 때 자신감이 생겼다"고 돌아봤다.


이어 "한국 투수들이 나라는 선수를 어느 정도까지 생각하는 지는 몰라도, 범타, 삼진 처리를 했을 때의 희열과 자신감에 선수가 발전한다면 그 또한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며 "물론 그렇다고 일부러 삼진을 당하진 않겠지만, 그런 선수들이 더 나은 선수가 된다면 좋은 일인 것 같다"는 마음을 전했다.


사진=엑스포츠뉴스DB

조은혜 기자 eunhw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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