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19 22:14

신주쿠 살인예고…"낚시였다" 사건 상세 전말은?

기사입력 2011.02.12 09:17 / 기사수정 2011.02.12 09:18

백종모 기자


[엑스포츠뉴스=백종모 기자] 일본에서 올라온 '제2의 아키하바라 살인사건' 혹은 '신주쿠역 무차별 살인예고'는 실행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아직까지 일본 내에서 언론 등에 의한 보도는 거의 이뤄지지 않은 채, 사건을 주시하던 일본 네티즌들은 다행이라고 안심하는 한편, 범행 예고자에 대해 비난과 분노의 감정을 보이기도 했다.

사건의 발단부터 범행 예고 시간 당시의 일본의 분위기 등을 되짚어 보자.

사건이 시작된 것은 일본 커뮤니티 사이트 '2채널(2ch.net)'의 일본 걸 그룹 AKB48에 관한 게시글 '자칭 올드 팬이 할 법한 일'(▲사진)로 부터였다.

그런데 글이 올라온 지 약 1시간 30분 뒤, '죽이겠다'라는 닉네임을 사용하는 한 네티즌이 "정확히 2011년 2월 11일 오후 21시에 신주쿠역(역 앞 신 남측 출구 계단을 내려온 곳에 있는 고속버스 입구·▼사진)"에서 3인조로 무차별 살인을 일으키겠다. 죽고 싶지 않은 사람은 게임에 참가하지 마라!!"는 글을 남겼다.

다른 네티즌들이 이를 비웃자 이 네티즌은 "너도 2월 11일에 신주쿠로 와라. 죽여 주마"라고 대응했다. 이어 "신고하지 말아 달라. 죽일 수 있는 사람 수가 줄어든다"고 말한 이 네티즌은 "당일 1명은 차로 행인에 돌진하고, 나머지 2명은 무차별 살인 방식으로 칼로 행인들을 죽이겠다" 고 범행 내용을 부연 설명했다.

이어 이 게시판을 선택한 이유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실행 당일에도 여기에 글을 쓸 것이기 때문"이라며 "실황중계는 할 수 없지만, 죽이기 1시간 정도 전까지는 여기에 올 지도 모른다"고 답했다.

또한 다른 네티즌들의 요구에 "29세, 27세, 30세인 남자 3인조, 나머지는 잡혔을 때에 알게 될 것"이라며 프로필까지 공개했다.

11일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서는 "공휴일인 금요일이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이후 '자칭 올드 팬이 할 법한 일' 게시판은 계속해서 개설되었고 범행 예고일인 11일에는 네티즌들의 현장 중계가 이어졌다. 트위터로 사진을 전송하는가 하면, 게시판에 문자 중계를 했다. 무선 인터넷을 이용한 영상 생중계를 하는 네티즌도 있었다.

이들에 따르면 현장에는 TV 방송국을 비롯해 다수의 취재진이 있었다고 한다.

11일 오후 8시 53분, 일본 매체 '로켓뉴스24'의 보도에 따르면 범행 예고 시간을 앞두고 신주쿠 역 신 남측 출구 주변에는 철제 방패를 들고 있는 경찰 및 경비원 등이 모여 있었고, 일부 행인은 경찰로 부터 조사를 받기도 했다고 한다.

현장을 생중계하던 네티즌들에 따르면, 오후 9시에 임박해서는 주변 교통이 통제되고 많은 경찰들이 인간 방패를 형성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들은 구경꾼들에게 해산을 요구하는 등 주변은 소란스러웠다고 한다.

그러나 범행 예고시간인 9시에서 20분 정도 지나자 긴장감은 사라지고, 통제 등은 풀린 것으로 전해졌다.

최초로 범행 예고됐던 게시판에는 많은 사람들이 마치 새해 카운트다운을 기다리듯 모여들어 현장 분위기에 관심을 가졌다.

이들은 범행 예고 시간이 임박할 때까지 "낚시이기를 바란다"며 만약 범행 예고자가 보고 있을 것을 염두에 두어 "지금이라면 그만 둘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괴로워한다"며 만류했다.

그러나 범행 예고자는 당일에는 아무 글도 남기지 않았고 몇몇 네티즌들은 이미 의심을 하기 시작했다.

해당 게시판을 주시하고 있던 네티즌들은 예고시간인 9시에서 약 1시간가량이 지날 때까지 조금씩 빠져나가 소수의 사람만 남게 됐다.

범행 예고 시간이 지나자 이들은 "실망이다" "장대한 낚시였다. 10만 명은 걸려든 것 같다" "경찰관이 너무 많이 왔다"며 허무한 감정을 감추지 못했다.

또한 범행 예고자가 닌텐도 DS를 사용해서 글을 게재했다는 것에 대해 "경찰이 잡기 어려울 것" "이번 사건으로 닌텐도 DS나 무선 랜 AP등이 규제되지 않을까 걱정된다"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한편 일본인들이 인터넷 게시판을 통한 살인예고에 민감하게 반응한 것은 2008년 6월 8일 발생한 이른바 '아키하바라 살인사건'이라 불리는 사건 때문이다.



이날 오후 12시 30분 도쿄 아키하바라의 전자상가 중심가에 한 2톤 트럭이 정지 신호를 무시하고 횡단보도를 건너던 보행자 5명을 들이 받았다.

단순한 교통사고라 생각하고 사람들이 모여들자, 트럭 운전자는 소지하고 있던 칼을 꺼내 구조에 나선 경찰관 등 14명을 연달아 상해했다.

이 사건으로 3명이 차에 의해 4명은 칼에 의해 사망, 총 7명이 사망했고 10명이 부상을 입었다.

게다가 용의자는 휴대폰 사이트의 게시판에 같은 날 새벽 5시 21분 "아키하바라에서 사람을 죽이겠다"는 제목으로 "차로 들이받은 뒤, 차를 쓸 수 없게 되면 칼을 쓸 것이다. 모두 안녕"이라는 글을 게재해 범행을 예고했다.(▲사진) 이후 범행 현장까지 이동하는 동안에도 약 30회 가량의 글을 썼다.

이후 이를 이용한 모방 허위 살인 예고가 끊이지 않아, 사건 후 한 달간 33명이 검거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으며, 이후로도 비슷한 살인 예고는 끊이지 않고 있다.

이번 신주쿠 살인예고 건은 트위터를 통해 급격히 내용이 전파되면서 특히 관심이 집중된 경우다. 그러나 로켓뉴스24의 보도에 따르면, 현장에서도 다수의 행인들은 범행 예고를 모른 채 "무슨 일이 있느냐"고 물어본 뒤 사실을 알게 되자 서둘러 피했다고 한다.

또한 2011년 1월 17일에도 같은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인생이 지쳤다. 신주쿠 역에서 무차별 살인을 하겠다"는 글이 올라온 적이 있어 뒤늦게 주목을 받기도 했다.

[사진 ⓒ 2ch 캡처, JR 홈페이지 캡처, 마이니치 신문 홈페이지 캡처]

백종모 기자 pres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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