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수원, 김현세 기자) 우리 나이로 41세인 KT 위즈 유한준(40)은 작은 부상에도 남은 선수 생활에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시기에 있다. 그런데도 기꺼이 몸을 던진다. 28일 수원 NC와 더블헤더 2경기에서는 1루에서 홈까지 파고드는 결정적인 허슬 플레이로 침체돼 있던 팀을 깨웠다.
"지금 나이에 부상당하면 쉽지 않을 거라는 것도 안다. 물론 부상당할 염려가 없는 건 아니다. 그런데 후배들이 잘 이끌어 오지 않았나. 우리가 1위 싸움도 하고 있다. 내 부상을 생각할 상황이 아니다. 난 앞으로도 최선을 다할 거다."
KT는 이 경기에서 지면 1위 탈환이 쉽지 않았다. 어쩌면 남은 경기에서는 삼성의 경기 결과만을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 왔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하필이면 지금 타선이 집단 침체를 겪었다. 27일까지 최근 두 경기에서는 13득점하며 반등할 가능성도 보였는데 이날 더블헤더 1경기에서는 1득점에 그쳤고, 2경기에서도 6회 말까지 1득점이 다였다.
그런데 유한준으로부터 시작한 응집력이 극적인 승리를 불러 왔다. 유한준의 적극적인 주루 이후에는 장성우와 박경수, 심우준까지 적시타를 때려내며 역전뿐 아니라 점수 차까지 벌렸다. 유한준은 8회 말 쐐기 홈런까지 때려내며 마지막 홈 경기를 찾은 KT 팬들에게 공동 1위 등극이라는 선물을 줬다.
이강철 감독은 "7회 말 유한준을 비롯한 장성우, 박경수 등 최고참들이 이기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걸 했고, 응집력을 통해 빅 이닝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경기 전에는 "유한준으로부터 공격의 물꼬를 틀기 시작한다"고도 했다. 이에 대해 유한준은 '적극적인 주루로부터 팀이 살아났다'는 물음에 "그러니까요. (웃음) 내가 계속 잘 치고 누상에도 계속 나가서 뛰어 다녀야 할 것 같다"며 웃었다.
이날에는 또 홈런을 친 뒤 홈 팬들에게 인사를 전하고 싶은 마음도 컸다. 유한준은 "평소에는 인사를 잘 하지 않지만, 나도 모르게 손이 올라갔다. 마지막 홈 경기 마지막 타석이었다. 홈 관중이 보는 마지막 타석에서 홈런을 치고 그라운드를 도는데 모두 기립해서 박수를 쳐 주는 것에 뭔가 응답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팬 분들과 교감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유한준은 "오늘 경기를 치르면서 이제 두 경기가 남았다. 어쨌든 이기는 걸 목표로 가고 있다. 잘해 두면 며칠 쉴 수 있으니까 내가 갖고 있는 체력을 다 쏟아 부을 생각이다. 내가 뛰는 거로 인해 선수들이 동기부여가 된다면 열심히 뛸 생각이다"라며 "선수들이 1위에 있다가 2위로 내려와서 실망했던 것도 사실인데, 최선을 다해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고 생각한다. 후배들에게는 '기회가 왔을 때 잡는 것도 능력이다'라고 말해 준다. 힘든 시기지만 우리가 시작했고 우리가 마무리해야 한다. 내려놓을 건 내려놓고 서로 믿으며 경기하자고 했다"고 이야기했다.
사진=KT 위즈
김현세 기자 kkachi@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