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대구, 김현세 기자) "선발이 버텨야 계산이 선다."
두산 베어스 김태형 감독은 19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리는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팀 간 시즌 16차전을 앞두고 선발진의 분발을 강조했다. 그는 "선발이 무너지면 총력전도 어렵다"며 "무너지더라도 초반에 대량 득점이 났다면 쫓아갈 수도 있겠지만 기본적으로는 선발이 버텨야 한다. 그래야 계산이 선다"고 말했다.
김 감독이 분발을 강조한 배경에는 시즌 초반 계획과는 확연히 달라진 선발진 구성이 크다. 18일에는 외국인 선수 워커 로켓이 우측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기로 결정했고, 아리엘 미란다와 최원준을 제외한 선수들을 상수로 보기에 어려움이 따른다. 애초 선발 로테이션을 지키려 한 이영하와 유희관은 각자 다른 자리에 가 있다.
미란다와 최원준 뒤에는 여러 선수가 기회를 잡으려 했지만 기복을 보였거나 판단 기준으로 삼을 표본이 적다. 유희관, 곽빈, 최승용, 박종기, 현도훈이 빈자리를 메워 왔는데 유희관은 1군 엔트리에서 빠졌고 곽빈은 기복이 있다. 최승용, 박종기, 현도훈은 3명이서 1군 통산 50경기에 나선 게 전부다.
이달 15경기에서 7승 7패 1무를 거둔 두산은 미란다와 최원준이 나선 6경기에서 4승 2패(승률 0.667)로 선전했지만 둘이 던지지 않은 날에는 3승 5패 1무(승률 0.375)에 그쳤다. 주로 대체 선발이 메운 경기인데 3승 가운데 한 번은 불펜이 버티다가 경기 후반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고 비긴 날도 경기 내용은 흡사했다. 11경기가 남은 두산은 5위 SSG과는 1경기 차고, 6, 7위 키움, NC와도 2경기 차로 가깝다. 최원준과 미란다 뒤에 나설 선발들의 활약도 절실한 시점이다.
그런데 대체 선발 가운데 현도훈이 최근 등판에서 희망적인 투구를 펼쳤다. 17일 잠실 KIA와 더블헤더 2경기에서 5이닝 2실점 그는 선발 로테이션에도 들었다. 이에 대해 김 감독은 "항상 좋은 평가는 있었다. 하지만 1군에서는 제구가 되지 않아 문제였다. 선발로 나와 많이 부담스러운 상황이었는데 침착하게 잘 던져 줬다"고 봤다.
미란다와 최원준 뒤에 나서는 투수들은 경험이 많지 않다. 김 감독은 여러 상황을 대비해 롱릴리프를 준비해 둔다. 그는 "(김)민규가 상황에 따라 뒤에 붙여야 한다고 본다. (유)재유도 롱릴리프로 쓰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체 선발들에게) '편하게 던지라'는 이야기 말고 할 말이 더 있겠나. (곽)빈이는 잘 던지려 하는 마음은 크지만 생각이 많아 보인다. (박)종기도 선발이 무너진 뒤에 나오면 잘 던졌지만 선발로 나가면 좋지 않다가 3회쯤 지나서 좋아지곤 했다. 선수들 다 스스로 알 거다. 나와 코치들이 이야기해 주는 것도 있겠지만 스스로 마음을 다스리는 게 중요하다. 잘 던지길 믿는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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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세 기자 kkachi@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