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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의생2' 신원호 감독 "나영석 PD 특별출연, 오그라들었다…연기력은 늘어'" [엑's 인터뷰③]

기사입력 2021.10.07 13:29 / 기사수정 2021.10.07 13:29

하지원 기자

(엑스포츠뉴스 하지원 기자) (인터뷰②에 이어) 신원호 감독이 '슬의생2'에 특별출연한 나영석 PD를 언급했다.

지난달 16일 tvN '슬기로운 의사생활'(이하 '슬의생')이 시즌2를 끝으로 막을 내렸다. '슬의생'은 누군가는 태어나고 누군가는 삶을 끝내는 인생의 축소판이라 불리는 병원에서 평범한 듯 특별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사람들과 눈빛만 봐도 알 수 있는 20년지기 친구들의 케미스토리를 담은 드라마다.

'슬의생'은 지난 시즌1부터 지금까지 매회 웃음과 감동, 힐링을 선사했다. 주 1회 편성에 시즌제로 시청률과 화제성을 동시에 잡은 것은 물론 신드롬 수준의 인기를 불러일으켰다.

'응답하라', '슬기로운' 시리즈의 성공신화를 쓴 신원호 감독은 주로 어디서 영감을 얻는 편인지 궁금했다. 신감독은 "이런 질문을 많이 받다 보니 가끔은 메모가 습관이라든가, 사색을 즐긴다든가, 독서를 많이 한다든가 하는 거짓말을 해볼까 싶은 생각도 많이 했었다"라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신감독은 "물론 스쳐가듯이 여러 아이디어들이 시시각각 많이 떠오르긴 하지만 늘 금방 잊어버리게 된다. 요즘은 너무 빠르기 때문에 지금 생각났으면 지금 해야 한다. 요즘은 매체도 많고, 채널도 많고, 플랫폼도 다양하다 보니까 아무리 뛰어난 아이디어를 갖고 있다고 한들, 곧 어디선가 누군가는 비슷한 생각을 하게 될 수밖에 없다. 요즘 시대에 백 년을 앞서가는 천재는 없다. 앞서봐야 몇 달 앞설 뿐이다. 그래서 지금 당장의 아이디어를 가지고 바로 프로그램을 할 수 있을 게 아니라면 의미가 없는 거라 크게 연연해 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한테 진짜 가장 큰 영감을 주는 건  데드라인과 회의 테이블이다. 대충 언제쯤 방송을 시작해야 되겠다는 계획이 서거나, 편성이 잡히거나 하면 그때부터 가동이 된다. 그래야 그 시점에 가장 트렌디한 생각을 할 수 있다. 회의 테이블에 앉아서 지금 떠오르는 생각들을 얘기하면서 콘텐츠를 만들어 가는 스타일이다. 그래서 지금 저에게 가장 영감을 주는 것은 데드라인과 화의 테이블이라고 당당히 얘기하는 편이다"라고 덧붙였다.


그간 신감독은 손호준, 류준열, 안재홍, 이동휘, 이규형, 신현빈, 안은진 등 배역에 딱 어울리는 배우들을 캐스팅해 그들만의 매력을 극대화하며 '스타 메이커'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다소 인지도가 낮은 배우들을 '직접' 캐스팅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신감독은 ‘응답하라 1997’의 경험을 언급했다. 그는 "‘응칠’때는 드라마를 처음 하는 거다 보니까 당연히 인지도 있는 배우들과 하고 싶었고, 주변에서도 다들 그렇게 얘기하기도 했었기 때문에 섭외 연락도 많이 드렸었지만, 당연히 드라마 경험이 없다 보니까 응해 주시는 분들이 없었다. 어쩔 수 없는 자구책으로 신인 오디션을 봤던 친구들 중에서 가장 딱 맞았던 친구를 캐스팅했던 거고, 정은지와 서인국 배우가 너무 잘 해주면서 인지도가 필요조건은 아니라는 깨달음을 얻게 되었던 거다. 그때부터 자신감이 생겨서 계속 그런 식의 캐스팅을 할 수 있었던 거다. 어찌 보면 운이 좋았다"라고 설명했다.

그렇게 하면서 얻게 되는 부수적인 효과는 신인, 무명의 배우들이 그들의 매력이 확 보여졌을  때의 임팩트가 익히 알던 배우들이 터졌을 때보다 훨씬 파급력이 크다는 것이었다고. 신감독은 "그런 효과들이 결국 드라마에도 큰 도움이 되고, 그래서 계속 그런 시스템을 유지해왔던 것 같다. 일단 직접 캐스팅을 하는 것은 직접 만나서 캐릭터와 잘 맞는지 직접 확인하고 싶어서다. 어떤 면을 가지고 있는지, 어떤 사람인지, 어떤 성품인지, 하다못해 어떤 말버릇이 있는지 이런 것들을 알고 그거에 맞는 옷을 입혀줘야 훨씬 더 편하게 연기를 하고, 또 그래야 드라마의 완성도에도 도움이 되기 때문에 직접 캐스팅하는 이유가 크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대명, 전미도에 대해 "사실 매체에서 주연으로 서보지 않았던 친구들이었는데 이번에 그들이 갖고 있던 매력들이 잘 보여진 것 같아 너무 감사하게 생각한다. 앞으로 더 잘 되었으면 좋겠고, 내가 굳이 빌지 않아도 알아서 너무 잘 될 배우들이다. 그만큼 가진 것이 많은 매력 부자들이다"라고 말했다. 

'슬의생2'에서는 나영석PD가 극중 이익준의 아들 우주 여자친구인 모네의 아빠 장영석 PD로 등장해 화제를 모았다. 신감독은 "나영석 PD의 출연은 유튜브 라이브 할 때, 나피디가 직접 모네 아빠 역할 어떠냐고 농담처럼 얘기를 했었던 적이 있었고, 그로 인해 계속 기대하시는 분들도 많았다"라며 특별출연 비하인드를 전했다.

신감독은 "물론 나영석 피디가 등장하면 시청자분들이 재미있어하시고, 좋아하실 거라는 건 알겠는데 찍고 편집해야 하는 제 입장에서는 세상 이렇게 오그라들 수가 없었다. 현장에서야 빨리 빨리 찍어야 하다보니 어찌어찌 찍었는데, 편집실에서 그 장면을 보자마자 닭살이 전신을 뒤덮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라고 당시를 떠올렸다.

이어 "도대체 대사 한 마디를 편하게 들을 수가 없었다. 제겐 연기를 잘하고 못하고의 문제가 아니었다. 물론 냉정하게 평가하자면 ‘응답하라1994’ 출연 당시에 비하면 일취월장하기는 했다. 많이 자연스러워진 건 사실인데 이를테면 우리 엄마가 연기하는 걸 보는 것 같은 느낌이랄까. 그 부분이 너무 힘들었다"라며 절친한 면모를 보여 웃음을 자아냈다.

사진=tvN

하지원 기자 zon1222@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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