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3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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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 감독 "'보이스', 범죄에 맞서고 사회에 보탬 되길" [인터뷰 종합]

기사입력 2021.09.28 12:50 / 기사수정 2021.09.28 12:43


(엑스포츠뉴스 이창규 기자) '보이스' 김선 감독이 작품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28일 오전 영화 '보이스' 김선 감독과의 화상 인터뷰가 진행됐다.

'보이스'는 보이스피싱 조직의 덫에 걸려 모든 것을 잃게 된 서준(변요한 분)이 빼앗긴 돈을 되찾기 위해 중국에 있는 본거지에 잠입, 보이스피싱 설계자 곽프로(김무열)를 만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이날 김선 감독은 100만 관객을 목전에 둔 상황에 대해 "뿌듯하다"면서 "코로나 시국에 한국영화를 보러 와주시는 관객분들이 있다는 것이 감동적이다. 보이스피싱과 관련된 영화다보니 시의성이 있기도 한데, 사회적인 문제에 관심을 갖고 와주신 것에 감사하다"고 전했다.

처음 작품을 기획하게 된 계기에 대해 김선 감독은 "보이스피싱이 사회문제로 대두된게 꽤 오래된 일인데, 언제나 한번쯤은 파헤쳐 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며 "본격적으로 시나리오를 쓴 건 재작년쯤이었다. 보이스피싱을 다룬 영화들은 있었지만, 조그만 사건으로만 쓰이거나 에피소드의 소재로만 쓰이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그렇지만 저희는 보다 더 심층적으로 본격적으로 보이스피싱을 파헤치고 그 적진에 들어가 보고 싶었다. 그 안에 사악한 기운들을 주인공을 통해서 관객분들이 느끼게 하고 싶었다"고 전했다.


이어 "보이스피싱 범죄를 해부해놓고 보면 굉장히 층위도 많고 점조작화 돼 있다. 그래서 한 집단이라고 보기가 어렵다. 굉장히 넓고 얇게 군데군데 삶에 침투해 있기 때문에 한 단계 한 단계 보여주는게 어려웠다"며 "핵심세력인 콜센터를 비롯해 환치기상 등을 곳곳에 배치했다. 그걸 서준과 이기호 팀장(김희원) 같은 인물들이 되짚어가면서 보이스피싱의 해부도를 보여주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해당 내용을 취재하는 과정은 어땠을까. 김선 감독은 "시나리오가 처음 나왔을 때는 방송이나 다른 매체, 기사들을 통해서만 시나리오를 썼다. 그러다 초고가 완성되었을 때 금감원과 사이버수사대, 화이트 해커 분들을 만났다. 그 분들을 만나서 설정을 디테일하게 녹이는 과정을 거쳤다. 프리프로덕션 단계까지 와서도 오래 수정을 했다. 주기적으로 그 분들을 만나기도 하고, 궁금한게 있으면 여쭤보기도 했다"고 전했다.

그는 "화이트 해커 분과 만나면서 '가로채기 앱'과 그 과정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그게 휴대폰에 깔리면 금감원이든 경찰이든 어디로 전화를 걸어도 바로 악성 앱을 깔게 한 주체로 전화가 가더라. 그 과정을 직접 보니까 황당하더라. 1년에 피해액이 6000억, 7000억이라는 걸 숫자로만 접하다가 눈 앞에서 악성 앱의 위용을 보고 저도 깜짝 놀랐다"고 일화를 공개하기도 했다.

극중 콜센터가 경매장이나 증권가, 도박장 같은 분위기를 풍긴다는 말에는 "도박장이나 경매장처럼 욕망들이 날뛰는 공간이었으면 했다. 컨트롤 없이 마구 날뛰고 악마가 서식하는 지옥의 분위기가 났으면 했다"고 답했다. 김선 감독은 "보이스피싱 조직에 가담했던 사람들의 인터뷰를 찾아보면 이들은 죄책감이라는 게 없더라. 이게 보이스피싱 범죄의 특징이라고 생각한다. 비대면 범죄기 때문에 상대에게 칼로 찌르는 것 이상의 고통을 줌에도 불구하고 일말의 죄책감이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들이 더욱 날뛰고, 악마같이 보이도록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주인공인 서준 역에 변요한을 캐스팅한 이유에 대해 김선 감독은 "변요한이라는 배우를 원래 눈여겨보고 있었다. 독립영화부터 시작해서 방송, 영화까지 종횡무진 활약하고 있지 않았나. 경력을 쭉 보면 연기도 잘하지만 영화를 선정하는 데 있어서 모험심이 있구나 싶었다. 좋은 영화가 있으면 달려들어서 하는 모습 때문에 언젠간 같이 하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액션 장면도 많고, 절박함이 있는 배역이어서 이전까지 보지 못했던 변요한의 모습을 보고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곽프로 역에 김무열을 캐스팅한 이유로는 "김무열은 배역마다 카멜레온처럼 변하는 배우다. 굉장히 젠틀한 외모에 어떤 악의 기운이 나온다면 영화가 더 풍부해질 수 있겠다 싶었다. 악마 같은 사람이 악마 역을 하면 재미 없지 않나. 저런 멋진 외모에서 사악함이 나온다면 그 캐릭터가 더 무서워질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김무열도 첫 만남에서 곽프로라는 인물을 굉장히 궁금해 했다. 어떻게 하면 사악하지만 지적이고 여유 있으면서도 동시에 욕망덩어리인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까 싶어서 함께 캐릭터 분석을 많이 했다"고 밝혔다.

이야기를 듣다보니 촬영 중 있었던 비하인드에 대해서도 궁금증이 생겼다. 이에 대해 김선 감독은 "영화가 빠른 전개다보니까 효율적인 측면에서 빠르게 진행되어야 할 필요가 있었는데, 그래서 결말을 어떻게 내야할지 고민이 많았다"며 "곽프로와 서준이 1대 1로 맞닥뜨리는 장면에 가장 고민이 있었다. 서준이 어떤 감정으로 총을 들어야 할까 하는 이야기를 나눴다. 아이러니하게도 눈물은 흘리지 말자고 했고, 변요한도 좋다고 사인을 했는데 눈물이 흐르더라. 그런데 그게 너무 좋아서 안 쓸 수가 없었다"고 전했다.

또한 변요한은 스턴트를 써도 되는 부분에서도 직접 액션을 소화했다고. 김선 감독은 "하나라도 더 직접 연기하려는 게 초반부터 끝날 때까지 지속되다보니 영화를 마치고 보니 대약을 쓴 장면이 손에 꼽을 정도였다. 그런 것들이 서준을 잘 보여주려는 의지에서 비롯된 게 아닐까 싶다"고 설명했다.

'보이스'가 범죄에 맞서고 사회에 보탬이 되길 바란다는 김선 감독. '비타협 영화집단 곡사'라는 수식어가 여전히 유효하다고 밝힌 그는 차기작을 언제나 준비하고 있다면서 빠른 시일 내에 관객들과 만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박명훈, 김희원, 조재윤, 이주영 등 모든 출연진에 대한 감사 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지난 15일 개봉한 '보이스'는 100만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사진= CJ ENM

이창규 기자 skywalkerle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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