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잠실, 김현세 기자) KT 위즈 더그아웃에서는 제러드 호잉의 플레이마다 격려의 박수와 함성이 터져 나온다. 이강철 감독은 "안타 하나 쳐 주면 다들 좋아한다"고 했다.
수비에서도 마찬가지다. 호잉은 5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LG 트윈스와 팀 간 시즌 12차전에서도 7번 타자 우익수로 선발 출장했는데, 경기 초반 분위기를 끌어올리는 호수비로 동료들의 환대를 받았다. 호잉은 0-0으로 맞선 1회 말 김현수의 홈런성 타구를 펄쩍 뛰어 올라 잡았다. 그의 호수비를 지켜 본 동료들은 함성을 터뜨렸고, 더그아웃으로 들어오는 동료들 가운데서도 호잉을 크게 반겼다.
호잉은 타석에서도 더그아웃에 힘을 불어넣었다. 8-0으로 앞선 4회 초 강백호와 배정대의 연속 안타로 생긴 무사 1, 3루 기회에서 호잉은 2타점 적시 2루타를 치며 KT가 경기 초반 승기를 잡는 데 일조했다. 호잉의 적시타로 1루 주자 강백호까지 홈을 밟으며 이날 선발 출장한 타자 전원의 득점 기록도 완성했다. 올 시즌 선발로 나선 타자 전원이 득점한 사례는 이날 경기를 포함하더라도 10개 구단 통틀어 5번밖에 나오지 않았다. KT 구단 기록으로는 통산 5번째다.
올 시즌 후반기부터 대체 외국인 선수로 합류한 호잉은 지난 한 달 동안 KBO리그에 다시 적응하는 시간을 가져야 했다. 호잉은 8월 18경기에 모두 선발 출장했지만 타율 0.188(69타수 13안타) OPS(출루율+장타율) 0.687에 그쳤다. 2홈런 2도루로 호타준족으로서 자신의 장점을 살린 적도 있었지만 전반적으로 실전 감각이 다소 떨어져 있다는 평가였다.
하지만 9월에 들어서는 KT가 애초 기대한 모습을 보여 주고 있다. 앞서 이 감독은 호잉의 합류 당시 공수주에 능하고 5툴 타자라고도 평가받던 한화 이글스 시절을 기억했는데, 당장 타격감이 떨어져 있더라도 여러가지 상황에 활용 가치를 입증할 거라고 믿었다. 작은 표본이지만, 호잉은 9월 들어 출전한 4경기 연속 안타와 타점을 기록했다.
내용을 들여다 보면 KT가 기대한 호잉의 능력이 두루 나왔다. 3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에서는 3안타 5타점 1도루를 기록하더니 4일 잠실 LG전에서는 결승 투런 홈런으로 다시 응답했고 이날 공수 양면 뛰어난 활약을 펼치며 KT 더그아웃 분위기를 띄웠다. 호잉의 활약에 힘입은 KT는 11-0으로 LG와 2연전을 모두 휩쓸며 4경기 차로 선두 굳히기에 나섰다.
사진=엑스포츠뉴스DB
김현세 기자 kkachi@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