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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20 월드컵] 조동현 號, '조용한 혁명' 일으킬까

기사입력 2007.06.29 19:21 / 기사수정 2007.06.29 19:21

김범근 기자

            
<사진=캐나다 현지에서 훈련하고 있는 U-20 청소년 대표팀
ⓒ 2007 대한축구협회 >


확실히 다르다

[엑스포츠뉴스=김범근 기자] 30일 캐나다에서 열리는 U-20 월드컵이 다가올수록 언론은 당시 청소년 대표팀을 두고 마치 83년의 4강신화를 재현할 듯 ‘역대 최강’이라는 표현을 아끼지 않았다.

97년 이관우, 99년 이동국, 2003년 최성국, 그리고 2005년엔 박주영. 현재 팬들에게 가장 많은 사랑을 받는 선수들이 당시에는 대표팀의 ‘판타지 스타’ 역할을 하며 국민들의 관심을 높였다. 그러나 정작 대회에서는 기대만큼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해 실망감도 컸던 게 사실이다.

U-20 월드컵 대표팀에 대한 관심은 과거에 비해 저조해졌다. 예를 들어 조동현 감독은 17세 이하 대회 조 추첨식이 열렸던 날 한 지인에게 ‘조 추첨이 잘돼서 축하한다’ 라는 연락을 받았다고도 한다. 이쯤이면 국민들의 관심이 어느 정도 인지 짐작이 갈만하다.

그러나 이청용, 송진형(이상 서울), 이상호(울산) 등은 과 가진 인터뷰에서 "우리 팀의 베스트 11 모두가 ‘에이스’다."라고 자부했다. 조동현 감독은 '선수단의 분위기가 정말 좋다'라며 선수들을 치켜세우는 등 대회 전부터 순조로운 출발을 보이고 있다.

우리는 ‘팀’이다

역대 청소년 대표팀과 비교해 이번 청소년 대표팀은 선수들의 기량이 많이 평준화되어있다. 그에 대한 근거로서 대표적인 장점 2가지를 들 수 있다. 첫 번째 장점은 2가지 이상의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선수들이 많고, 두 번째는 프로 무대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이 역대 대표팀 중 가장 많다는 것이다.

대표팀에서 두 가지 이상의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선수는 이상호, 이청용 등 17명이 넘는다. 현대축구에서 2가지 이상의 포지션을 소화하는 것은 더 이상 특별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언론에 밝혀진 베스트 11 진형을 보더라도 골키퍼를 포함한 각 포지션에 적어도 2~3명의 선수들의 이름이 올라와 있다.

이상호는 작년까지 최전방 공격수를 맡다가 지금은 수비형 미드필더로서 활약하고 있고, 이청용은 공격형 미드필더부터 오른쪽 윙백까지 소화할 수 있다. 기성용(서울)은 소속팀에선 수비형 미드필더지만 대표팀에선 왼쪽 수비수이다.

이 덕분에 지금의 대표팀은 부상선수의 공백을 걱정 없이 보완할 수 있게 되었고, 강점인 미드필드 라인(5명의 토탈사커 형태)을 구성하는 데 있어서 전술적인 유연성을 발휘할 수 있게 되었다.

이번 대표팀은 역대 20세 이하 대표팀 중에서 프로선수가 15명으로 청소년 대표팀 역사상 가장 많다. 게다가 기성용, 이현승, 최철순(이상 전북) 등은 쟁쟁한 선배들을 누르고 K 리그에서 좋은 활약을 하고 있다. 선수들의 프로 무대 경험으로 인해 기량에 있어서 어린 나이의 패기만큼 노련미가 더 해진 것이다.

김호 전 수원 감독이 <이데일리>에 올린 칼럼에 의하면 ‘프로에서 많은 경험을 쌓아 잔뼈가 굵은 유럽 및 남미 선수들과 학원 축구의 우리 선수들과의 전체적인 기량 면에서 확연한 수준차이가 있었다.’라며 일본에서 열린 1979년 대회 경험을 털어놓았다.

이런 면에서 선수들의 프로에서의 경험이 경기 중 돌발상황에도 당황하지 않고 차분히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주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옥의 티’

제아무리 좋은 팀이라도 단점은 있기 마련이다. 청소년 대표팀에게도 단점으로 꼽을 수 있는 두 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세트 플레이에서의 득점력이 빈곤한 것과, 수비진이 공격과 미드필드와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불안하다는 것이다.

대표팀은 최근에 있었던 체코와 캐나다와의 평가전에서 세트플레이에서의 득점이 없었다. 이로 인해 미국 전까지의 나머지 일정은 주로 세트 피스 훈련으로 채우겠다는 것이 조동현 감독의 계획이다. 세트 플레이는 경기가 풀리지 않거나 경기의 주도권을 가졌을 때 가장 효과적으로 균형을 깰 수 있는 득점 방법이다.

특히 대표팀은 미국 전에서 승리를 거뒀을 경우 브라질과의 2차전에선 무리한 공격을 하지 않고 수비적으로 나설 수 있기 때문에 주로 세트 플레이에 의한 공격방법에 의존해야 한다. 하태균(187 CM, 수원), 기성용(187 CM), 박현범(192 CM, 연세대) 등의 장신 선수들을 적극 활용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대표팀의 수비진은 최철순의 발목 인대 부상으로 인해 한동안 걱정이 많았다. 최철순은 부상으로 한 달 반 넘게 재활에 전념해야 했고, 체코와의 평가전에서 보였듯이 김성준, 박종진 등의 미드필드 자원까지 수비진을 책임져야 했다.

그러나 수비진의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조직력이다. 박성화 전 U-20 대표팀 감독이 <베스트 일레븐>에서 밝혔듯이 수비진은 어느 포지션보다 오랜 시간 동안 발을 맞추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약속된 플레이만이 수비진이 살길이다.

또한, 공격에서도 그렇듯이 수비진도 세트 플레이에서의 공중볼 처리 능력이 취약하다. 배승진과 기성용의 오버래핑 능력은 가공할 만하지만, 세트 피스에서의 공중볼에서는 약점을 보이고 있다.

축구계에 ‘조용한 혁명’ 일으키나?

앞서 밝혔듯이 이번 청소년 대표팀의 뛰어난 잠재 능력에도 불구하고 팬들의 관심이 비교적 적다. 과의 인터뷰에서 이상호 선수가 부산 컵 멕시코와의 개막전의 텅 빈 관중석을 보고 ‘짜증나 죽겠어요.’라고 까지 했다니 말이다.

프로무대에서 차근차근 경험을 쌓고 있는 선수들을 중심으로 한 탄탄한 조직력, 게다가 든든한 백업요원들까지. 조동현 감독의 확신을 믿어볼 때가 왔다.



김범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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