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잠실, 윤승재 기자) 삼성 라이온즈의 9회 드라마엔 ‘허파고’의 묘수가 있었다.
삼성은 지난 25일 잠실 LG전에서 3-3 무승부를 거뒀다. 2-3으로 끌려가던 9회, 김지찬의 땅볼로 동점을 만든 데 이어, 9회말 마무리 오승환의 1사 만루 무실점으로 무승부를 만들어냈다.
9회초 작전의 향연이 펼쳐졌다. 1사 후 이원석이 안타로 출루한 가운데, 박승규가 연속 안타를 쳐내며 1,3루 기회를 만들었다. 그리고 이어진 김지찬의 타석. 김지찬은 스퀴즈 번트를 시도하며 LG 내야진을 흔들었다. 이후 김지찬은 고우석의 빠른 공을 받아쳐 2루 땅볼로 연결, 3루 주자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병살로 이어질 수도 있는 타구였지만 1루 주자 박승규의 스타트가 빨랐다. 두 타석 모두 히트 앤드 런 작전이 있었고, 그 덕에 동점이 만들어졌다.
이튿날 만난 허삼영 감독은 전날 상황에 대해 “역전도 중요했지만 무승부가 첫 번째 목적이었다. 스퀴즈 번트가 성공하면 동점에 스코어링 포지션도 만들 수 있어 주문했는데, 김지찬이 집중력을 발휘해서 끈질기게 물고 간 덕에 결정적인 진루타가 나왔다”라며 흡족해 했다.
여기에 베테랑 배터리 오승환과 강민호의 노련함이 더해져 무승부가 만들어졌다. 오승환은 초반 난조로 안타와 볼넷, 고의사구를 내주며 1사 만루 위기를 맞았지만 이후 다시 안정을 찾으며 2개의 뜬공으로 이닝을 마무리, 무승부를 확정지었다.
허삼영 감독은 “그 상황에서 전략도 전술도 없다. 그저 투수의 템포가 급해지고 호흡이 가빠지니 진정시키고 재정비하는 차원에서 포수가 올라간 것 같다. 오승환의 제구와 강민호의 타자 파악하는 능력이 합심이 돼서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라며 기뻐했다.
무승부지만 경기 후 삼성 더그아웃의 분위기는 마치 승리한 것 같이 들떠있었다. 이에 허 감독은 “지금의 팀 분위기를 반영한 모습 같다. 앞으로 경기를 치르는 데 좋은 원동력이 될 것 같다”며 흐뭇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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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승재 기자 yogiyoon@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