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부산, 김현세 기자) 전국이 태풍 오마이스의 영향권에 있던 23일. 이날 예정돼 있던 KBO리그 5경기 가운데 4경기는 개시 전에 내린 비로 취소됐다.
이날 열린 유일한 경기였던 사직 KT 위즈와 롯데 자이언츠의 팀 간 시즌 11차전은 경기 도중 내린 비로 두 차례나 중단됐다. 결과적으로 7회 초까지 6-2로 앞서던 롯데가 강우콜드 승리를 거뒀지만, 승패를 떠나 선수들이 부상 없이 경기를 마쳤다는 게 중요했다. 두 차례의 우천 중단이 있었지만, 실제로는 비를 맞으며 뛴 시간이 대부분이다. 이날 사직야구장 출입구 인근에도 통행이 어려울 만큼 많은 양의 비가 내렸다.
앞서 우천 취소된 4경기와 달리 사직에는 경기 개시 전이 아닌 2회 무렵부터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이날 사직야구장이 있는 부산 사직동 인근에는 오전부터 많은 양의 비가 내렸지만 경기 개시 전에는 잠시 소강상태였다. 경기가 시작된 지 얼마 안 돼 내리기 시작한 비는 점점 거세지더니 4회 말에는 1사 2루 이대호 타석 때 우천 중단하기에 이르렀다.
이 비는 잠시 잦아들었다. 심판진은 17분 만에 경기 재개를 선언했다. 그런데 야구장 위에 머문 먹구름이 금방 가신 건 아니다. 비는 다시 내렸고 개시 이후에는 다시 굵어지기 시작했다. 첫 번째 우천 중단 당시와 비교하면 더욱 많은 양의 비가 그라운드에 쌓여 갔고, 내야 흙과 잔디에는 물웅덩이가 고였다. 그럼에도 경기는 계속 진행됐다.
멈추지 않던 빗속에서도 경기는 7회 초까지 계속됐다. 롯데 선발 투수 박세웅은 "비가 많이 오더라도 쫓기지 말고 템포를 지키며 던지자"는 이용훈 투수코치의 말을 듣고 6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7회 초 KT 타선은 빗속에서도 집중력을 더하며 4점 차까지 따라갈 만큼 포기하지 않는 모습도 보였다. 비로 인해 부상 위험이 있을 뿐더러 경기력 발휘가 어려운 상황에서도 최선을 다했다.
7회 초 두 번째 우천 중단 당시는 방수포를 덮는 의미가 없을 만큼 이미 그라운드 상태가 악화된 뒤였다. 우천 중단을 선언한 당시에도 심판진은 방수포를 들고 나오는 사직야구장 구장관리 인원에게 덮을 필요가 없다며 손 동작으로 신호를 보내기도 했다. 잔디 보존을 위한 조치이기도 했지만 이미 그라운드는 흥건한 상태였다. 39분 동안 기다린 끝에 심판진은 이강철 KT 감독에게 그라운드 상태를 설명한 뒤 강우콜드 게임을 선언했다.
KBO 심판위원회가 홍보팀에 전달한 내용에 따르면 "첫 번째 중단 때는 그 후에도 비 예보가 계속 있는 상황이었다. 빗방울이 굵어졌으니 그 시점에서 그라운드 상태 보존을 위해 방수포를 깔아야 했다고 판단했다. 두 번째 중단 땐, 앞 상황에 비해 빗방울이 가늘어졌으나 그라운드가 너무 젖어서 진행이 어려웠다. 선수들의 부상 위험도 있었다"는 게 이날 두 차례 우천 중단 시점과 강우콜드 선언에 대한 설명이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김현세 기자 kkachi@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