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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렁스'부터 '여행갈까요2', 환경·기후위기 다룬 연극·다큐·전시

기사입력 2021.07.29 17:46


(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더 이상 외면하지 말라는 지구의 경고일까. 이번 여름이 심상치 않다. 최근 40도에 육박하는 ‘불볕 더위’가 지속되면서 기상청은 8월까지 열대야와 고온 현상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번 폭염의 원인으로 기후 전문가들은 ‘열돔 현상’을 지적했다. 열돔 현상이란 찬 공기와 더운 공기를 섞어주는 제트기류가 약해지면서 고기압이 정체돼 뜨거운 공기가 지면을 돔 모양으로 둘러싼 현상을 말한다.

지구온난화로 찬 공기가 약해지면서 제트기류도 약화됐고, 반대로 고기압은 예년보다 더 뜨거워 지면서 현상이 심화됐다. 더위로 인한 인명 피해도 이어졌다. 지난 7월 27일 행정안전부는 온열 질환자가 752명에 달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 동안 집계된 356명보다 두 배 이상 많은 수치다.

도쿄올림픽이 열린 일본 역시 무더위가 이어지고 있다. 도쿄의 체감 기온은 습도로 인해 40도 가깝게 치솟으면서, 7월 23일 러시아 양궁 선수 스베틀라나 곰보에바가 올림픽 예선 경기 뒤 잠시 쓰러지는 해프닝까지 발생했다. 중국은 서부 간쑤성에 여름 황사로 100m에 달하는 모래폭풍이 도심을 휩쓸었고, 정저우에 나흘간 7백 밀리미터가 넘는 폭우가 내리면서 60여 명이 숨지고 천만 명의 이재민이 발생하는 등 지역별로 극명한 날씨 차이를 겪고 있다.

지구 반대편 사정도 마찬가지다. 지난 7월 14일 독일과 벨기에 등 서유럽에 100년 만에 쏟아진 ‘역대급 물벼락’으로 최소 205명의 사망자가 발생했으며 실종자는 176명으로 집계됐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독일 도이체벨레와 벨기에 나뮈르 등 서유럽 남동부 지역에 대홍수 이후 10일 만에 2차 폭우가 강타하며 복구 작업이 더뎌질 것으로 보인다.

지구의 몸살은 더 이상 먼 이야기가 아닌, 일상을 위협하는 현실로 다가왔다. 폭염으로 에어컨을 켜는 순간 지구 기온이 상승해 다시 폭염으로 이어지는 ‘환경딜레마’는 이미 일상 곳곳에서 발생한다. 친환경의 대명사인 전기차 역시 마찬가지다. 전기차 배터리에 꼭 필요한 리튬은 채굴할 때 유해물질이, 버릴 때 유독물질이 발생한다. 매일 쓰는 일회용 마스크는 재활용되지 않기 때문에 어마어마한 양의 쓰레기를 만든다. 환경단체 오션스아시아는 ‘이제 곧 죽은 해양생물의 뱃속에서 일회용 마스크가 나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지구의 경고와 환경 딜레마에 직면한 올 여름, 환경 문제를 인식하고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을 다룬 ‘환경문제와 기후위기’ 관련 콘텐츠에 귀 기울여 보는 것은 어떨까. ”우린 좋은 사람일까?” 매 순간 스스로와 인생, 나아가 지구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하며 맞춰나가는 두 사람의 이야기로 사랑 받아온 연극 '렁스' 비롯해 이번 여름 꼭 봐야 할 다큐멘터리, 전시회를 소개한다.

‘우린 좋은 사람들일까?’
인류와 지구 그리고 서로에게 ‘더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한 90분간의 대화, 연극 '렁스(Lungs)'

연극 '렁스'는 어느 날 오후 아기를 갖자는 남자와 반문하는 여자의 대화로 극이 시작된다. 환경 박사 논문을 준비하는 여자에게 아기의 탄생은 곧 에펠탑의 무게에 버금가는 이산화탄소 10,000톤을 지구에 더하는 것이기에 임신을 고민하지만, 결국 아이를 갖기로 결정한다. 하지만 가족을 꿈꾸던 순간도 잠시, 여자의 유산으로 두 사람은 좌절하며 갈등을 빚는다.

두 사람의 대화는 사랑, 출산, 가족, 미래, 죽음, 환경 등 인생의 다양한 주제를 오가며 끊임없이 이어진다. 임신에 대해 고민하는 시작부터 갈등을 빚는 순간을 거쳐 노년에 이르기까지, 두 사람의 생애는 무대장치와 조명 등 미장센 사용이 최대한 절제된 무대 위에서 온전히 두 배우의 호흡만으로 그려진다.


삶과 지구를 걱정하고 옳은 선택을 하기 위해 노력하지만 결국 뜻대로 되지 않는 우리의 일상과 닮은 '렁스'의 두 사람은 ‘좋은 사람’은 어떤 것일지 관객에게 생각할 거리를 던져준다.

‘우린 바다와 전쟁 중입니다. 우리가 이 전쟁에서 이기면 다 잃을 거예요.’
'씨스피라시(Seaspiracy)', 죽어가는 바다에서 전세계에 걸친 부패의 그물을 포착한 다큐무비

바다(Sea)와 음모(Conspiracy)를 합쳐 만든 씨스피라시(Seaspiracy)는 바다에서 일어나는 음모를 뜻한다. 영화의 출발은 인간이 매년 바다에 버리는 8백 만 톤의 플라스틱 쓰레기에서 시작된다. 하지만 감독 알리 타브리지(Ali Tabrizi)는 환경 문제를 파헤쳐 갈수록 플라스틱의 문제보다 어선들이 버린 어망 쓰레기가 심각한 환경 오염의 원인이 된다는 것을 알게 된다. 감독은 일본의 충격적인 고래 도살 등 바다에서 자행되고 있는 세계 어업의 어두운 민낯부터 일부 환경 단체들의 비리까지 폭로하며 개인의 환경 보호 실천과 정치적 변화를 촉구한다.

‘지금 보신 여행지는 앞으로 다시 볼 수 없게 됩니다.’
지속가능한 여행을 위한 전시, '여행갈까요2'


‘여행’과 ‘환경’을 주제로 한 전시 '여행갈까요2'는 ‘지속가능한 여행’을 위해 인간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질문을 던진다. 여행을 떠나는 비행을 테마로 한 이번 전시는 전시장 입구부터 탑승로가 펼쳐지며 답답한 현실로 지쳐 있는 이들에게 작은 위로를 주는 동시에, 국토 3분의 1이 침수된 투발루와 해안가의 쓰레기더미 등 환경오염에 처해있는 관광지의 이면을 보여주며 문제의식을 일깨운다.

찌는 듯한 무더위와 혼란스러운 날씨를 마주한 지금, 환경에 대한 문제 의식을 일상으로 가져와 고민할 수 있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이 어떨까.

연극 '렁스'는 9월 5일까지 아트원씨어터 2관에서, 다큐무비 '씨스피라시'는 넷플릭스, 전시 '여행갈까요2'는 뚝섬미술관에서 찾아볼 수 있다.

사진= 연극열전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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