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정승우 인턴기자) 2020 도쿄올림픽 개회식 생중계에서 우크라이나를 소개할 때 체르노빌 원자력발전소 사진을 사용해 물의를 빚은 MBC가 이번에는 남자 축구 경기 도중 상대 팀을 조롱하는 듯한 자막을 내보내 또다시 논란에 휩싸였다.
MBC는 지난 25일 오후 8시 일본 이바라키현 가시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남자 축구 B조 예선 대한민국 대 루마니아 경기를 생중계했다. 대한민국 대표팀은 전반 27분, 오른쪽 측면에서 이동준이 돌파 이후 좋은 크로스를 올렸고 마리우스 마린이 볼을 걷어낸다는 것이 정확히 골문 상단 구석에 꽂히면서 자책골로 연결돼 앞서나갔다.
MBC는 전반전이 끝난 뒤 후반 경기가 시작되기 전 중간 광고를 내보내면서 화면 오른쪽 상단에 '고마워요 마린'이라는 자막을 띄웠다. 상대방의 자책골을 조롱하는 듯한 문구였다. 이후 MBC는 문제를 인지한 듯 얼마 지나지 않아 이 자막을 내리고 중계진 이름을 내보냈다.
루마니아는 올림픽 유럽 예선을 겸해 열린 2019 유럽축구연맹(UEFA) U-21 챔피언십에서 4강에 오르며 1964년 역시 도쿄에서 열린 올림픽 후 57년 만에 올림픽 본선 진출에 성공한 팀이다. 미렐 라도이 루마니아 감독은 경기 전 인터뷰에서 "올림픽에서 우리의 목표는 올림픽 대표팀 연령대 선수들이 국가대표팀 선수로 성장하는 것이다. 올림픽은 우리의 능력을 증명할 수 있는 대회다. 루마니아축구협회는 올림픽 대표팀을 위해 5년 동안 노력했다"고 전하며 올림픽에 임하는 자세를 이야기했다.
올림픽은 "스포츠를 통해서 심신을 향상시키고 문화와 국적 등 다양한 차이를 극복하며 우정, 연대감, 페어플레이 정신을 가지고 평화롭고 더 나은 세계의 실현에 공헌하는 것"이라는 '올림픽 정신'을 바탕으로 서로 간의 존중을 보여야 하는 대회이다. 상대방의 실수를 조롱하는 듯 한 문구에 시청자들은 해당 자막에 대해 "MBC, 아직도 정신 못 차렸다", "이해가 안 되는 개그는 조롱인데 MBC만 모른다", "올림픽 정신은 어디 갔느냐"는 반응을 보였다.
사진=MBC 중계화면 캡처/연합뉴스
정승우 기자 reccos23@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