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인터뷰②에 이어) 박소진은 연극 ‘완벽한 타인’에서 코지모를 전적으로 사랑하는 아내 비앙카 역을 맡아 무대에 서고 있다.
주인공들은 한정된 시간 동안 휴대전화로 오는 전화, 문자를 강제로 공개해야 하는 게임을 하고 이로 인해 예측불허 일들이 벌어진다. 주인공 7명의 숨기고 싶은 비밀이 하나씩 드러나면서 파국이 시작된다.
아무리 친밀한 사이여도 완벽한 타인일 수 있다. 부부, 친구라고 해도 모든 면을 알지 못한다. 실제의 박소진은 사람들에게 본 모습을 꺼내놓는 편인지 물으니 “과하게 솔직한 편”이라고 이야기했다.
“유난히 솔직하기도 하고 또 편견을 갖지 않는 것 같아요. 이 사람이 내 마음을 다르게 받아들이지 않겠지라는 편견을 갖지 않으려고 하죠. 그런데 사실은 소심쟁이에요.” (웃음)
걸스데이 멤버인 그는 드라마, 영화, 연극 등 다양한 장르에서 필모그래피를 쌓아왔다.
현재 연극 ‘완벽한 타인’ 출연을 비롯해 30일 영화 '좀비크러쉬: 헤이리' 개봉을 앞뒀다. 영화에서는 긍정 에너지와 예지력을 지닌 산드라 카페 사장 가연 역으로 열연했다. 연기하는 것 자체가 행복하고 자신이 쓰일 수 있어 감사하단다.
“가수와 배우가 따로인 건 아니라고 생각해서 자연스럽게 나도 연기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어요. 무대에서 노래로 하는 연기 말고 다른 연기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만 했는데 ‘러브스코어’를 만났을 때 푹 빠졌어요. 치열하게 고민하고 뭔가를 얻을 때 기쁨도 있고 함께하는 사람들과 교류하는 것도 좋더라고요. 가수를 할 때는 교류한다기보단 개인사업자 느낌이었는데 연기는 혼자는 절대 할 수 없는 작업이잖아요. 사람들과 교류하고 배우고 내가 못하는 것도 다른 파트너를 만나 알게 되기도 하고요. 연기를 배우고 시작한 뒤 연기를 깊이 사랑하게 됐어요.”
여전히 ‘걸스데이 출신’, ‘아이돌 출신’ 등의 타이틀이 달릴 때도 있다. 연기돌이란 선입견에 부딪힐 때도 종종 있다. 그러나 박소진은 “굉장히 플러스가 된다”라며 긍정적인 마인드를 내비쳤다.
“창피할 일이 아니니까요. 열심히 살았고 걸스데이로 알려져서 저를 아이돌 출신이라고 부르는 거로 생각해요. 저에게 유리하게 작용하는 게 커요. 꼬리표 덕분에 ‘의외로 괜찮네’라고 하는 사람들도 있고요. 선입견이 없는 건 아니에요. 누군가는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어느 순간에는 설득할 수 있으리라 믿어요. 내가 정말 잘하는 줄 착각하는 것보단 훨씬 좋은 방향이죠.
아이돌 생활을 하면서 얻은 저의 사회적인 성격을 배우로서 쓸 수도 있어요. 저는 낯을 가리지만 겉으로는 빨리 친해진 거처럼 보여요. 아이돌은 그래야 살아남잖아요. 자기 성격대로 있으면 ‘왜 저래’라는 말을 들을 수도 있거든요. 그렇게 쌓아온 발랄함을 ‘완벽한 타인’ 속 비앙카에게도 많이 쓰고요. 저에겐 굉장히 플러스라고 생각해요. ”
박소진은 드라마 ‘최고의 결혼’, ‘떴다! 패밀리’, ‘더킹:영원의 군주’, ‘나를 사랑한 스파이’, 영화 ‘행복의 진수’, ‘첩종-조선을 지켜라’ 등에 출연했다.
“제가 생각한 보다 다양한 것들을 하고 있어요. 새로운 역할을 많이 마주해서 쓰일 수 있다는 것, 해낼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해요. 시대극을 해보고 싶어요. 독립을 앞둔 시대, ‘항거’ 같이 근현대 느낌의 극을 해보고 싶어요. 연극은 작년에 ‘템플’을 보러갔는데 너무 재밌어서 해보고 싶더라고요. 어머니의 가르침 속에 자폐를 딛고 소 농장 시스템을 바꾸는 훌륭한 사람이 된 템플 그랜딘의 일대기인데 배우들이 몸의 움직임으로 채우는 장면이 많거든요. 저런 창작을 할 수 있구나 했죠.”
연기와 사랑에 빠진 배우 배소진, 또 솔직한 사람 박소진의 목표는 뭘까.
“최근에 한 선배가 언제까지 연기하고 싶냐고 물어서 손숙 선생님처럼 계속 연기하고 싶다고 했어요. 나이가 들면 여유가 자동으로 생기고 살아온 인생이 쌓여 있으니 모든 게 다를 거 같아요. 저에게는 되게 꿈같은 목표에요. ‘코민스키 매소드’라는 넷플릭스 드라마가 있는데 할아버지 배역인 두 배우의 연기와 위트에 감탄하면서 봤어요. 빨리 나이 들고 싶을 정도예요.
사람 박소진으로서의 목표는 처음 생각해보는데, 누군가 가끔 보고 싶어 하는 사람이었으면 해요. 사람들에게 ‘참 좋은 사람이야’ 라는 말을 듣고 싶은 것도 아닌 것 같고 ‘걘 참 열심히 하는 배우야’라는 말을 듣고 싶은 것도 아닌 것 같아요. 누가 힘들거나 좋을 때 날 보고 싶어해줬으면 해요.”
사진= 눈컴퍼니, 쇼노트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