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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 윤석민 "이젠 '나도 뛸 나이' 후회도 끝, 지금 행복합니다"

기사입력 2021.05.30 15:02 / 기사수정 2021.05.30 15:02

김현세 기자

[엑스포츠뉴스 광주, 김현세 기자] 윤석민(34, KIA 타이거즈)이 마지막 공을 던졌다.

30일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에서 열리는 KIA 홈 경기에서는 선수단이 등에 21번을 달고 뛴다. 현역 시절 윤석민이 달던 번호를 새기며 그의 마지막을 기념한다는 의미다. 이날 은퇴식을 가지는 윤석민은 경기 전 시구를 통해 타이거즈 팬들에게 선수로서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이날 입장한 팬들은 그의 등번호 숫자만큼의 21% 할인된 금액에 입장권을 예매하며 은퇴를 함께 기념했다.

시구를 마친 윤석민은 "너무 재미있었다. 그런데 홈 플레이트까지 왜 이렇게 먼 것인가. 오랜만이라 그런지 멀게 느껴지더라. 스트라이크를 꼭 던지고 싶었는데 볼이 돼 아쉬웠다. 연습은 안 했고 실내에서 몇 구 던졌는데도 오랜만이라서 그런지 팔에 감각이 없어서 힘들었다"며 웃었다.

2019년 12월 13일 은퇴 선언 이후 1년여 만의 은퇴식.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은퇴식 개최 시기를 논의해 오던 KIA와 윤석민은 다소 늦어진 은퇴식이지만 의미 있는 행사들도 마지막을 함께했다. 윤석민은 경기에 앞서 마스크를 기부하며 은퇴식에서 그동안의 감사함을 전달하기도 했다.

"은퇴하고…. 사람이라는 게 은퇴하고도 괜찮을 수가 없더라. 스포츠도 좀 하고, 일을 바로 시작하는 것보다 일단 쉬려 했다. 앞으로 뭘 할지 곰곰이 생각해 봤다. 오래 쉬며 많이 추스렀고 이제 99퍼센트는 잊었다"는 윤석민은 "나머지 1퍼센트는 아무래도 나이가 어리니까 또래나 선배들이 뛰는 걸 보면 자꾸 아쉽다. 오늘처럼 야구장에 나오면 '내가 충분히 뛸 나이인데' 싶다. 후회도 된다. 어깨 관리를 잘 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그래도 이제 끝난 이야기다. 여가 생활하며 잊고 잘 지내려 했다"고 말했다.

지난 2005년 2차 1라운드 지명으로 KIA에 입단한 윤석민은 KBO 12시즌 통산 77승 75패 86세이브 18홀드 평균자책점 3.29를 남겼다. 2011년에는 다승(17승 5패), 평균자책점(2.45), 탈삼진(178개), 승률(0.773) 부문에서 1위에 오르며 투수 4관왕을 거머쥐기도 했다. KBO 역사상 해당 4개 부문을 동시에 휩쓴 투수는 선동열 전 감독과 윤석민뿐이다.


현역 시절 태극마크를 달고도 맹활약하며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금메달 획득에 기여한 윤석민은 이듬해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준우승과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도 금메달을 목에 거는 데 기여했다. 2014년 미국 볼티모어 오리올스에 몸담았다가 이듬해 KIA로 돌아온 윤석민은 예전 같지 않았던 어깨 상태로 2016년 어깨에 웃자란 뼈를 제거하는 수술을 받기도 했지만 예년의 기량을 회복하지 못하고 지난 2019년 12월 13일 현역 은퇴를 선언했다. 

윤석민은 '은퇴 선언 이후 1년여 동안 쉬며 어깨가 회복돼 아쉬움이 더 컸을 것도 같다'는 말에는 "심지어 공을 던져 본 적도 있다. 사흘 정도 던지다 어깨가 나쁘지 않아서 곽정철 코치님께 전화해 '받아 줄 의향이 있느냐'고 물으니 '젊은 애들 키워야 하니 필요 없다'고 하시더라. 건강한 윤석민도 사양하시더라. (웃음) 사실 공을 던진 건 유튜브를 통한 기부 때문이었다. 잘 던지면 좋은 일에 쓰이니까. 그런데 나흘째 되니 못 던지겠더라. 그 촬영하면서 중간에 많이 쉬었다"며 웃었다.

윤석민은 "야구인으로서는 책임감이 나를 억누르는 느낌이 있었다. 여러가지 있다. 물론 가족과 나 자신에게 가져야 하는 책임감도 있지만, 야구선수로서 더 좋은 선수가 되려 했던 책임감도 컸다. 물론 그건 내 생각이었다. 그러다 보니 말도 아끼고 내성적이었고 조용히 삭였다. 은퇴하고 돌아보니 그런 스트레스가 정말 큰 것 같더라. 그런데 이제는 그 스트레스가 없더라. 가장으로서 책임감 정도만 남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향후 계획과 관련된 질문에 "아직은 못 했다. 사실 지금이 너무 행복하다"고 말했다.

kkachi@xportsnews.com / 사진=광주, 김한준 기자

김현세 기자 kkachi@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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