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하지원 인턴기자] (인터뷰①에 이어) '모범택시' 김의성이 사적 복수를 의뢰할 만큼 원한이 맺힌 사람이 없다고 전했다.
최근 김의성은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엑스포츠뉴스와 만나 '모범택시'와 관련된 여러 이야기를 나눴다.
29일 종영한 SBS 금토드라마 ‘모범택시’는 베일에 가려진 택시회사 무지개 운수와 택시 기사 김도기(이제훈 분)가 억울한 피해자를 대신해 복수를 완성하는 사적 복수 대행극으로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다.
극 중 악당 응징을 진두지휘하는 ‘무지개 운수’의 대표 장성철 역을 그려낸 김의성은 '무지개 운수'의 운명을 좌우할 핵심 인물로 극의 긴장감과 몰입감을 선사했다.
'모범택시'는 젓갈공장노예사건, 유데이터 직원 폭행 사건, 보이스 피싱 등 실화를 바탕으로 에피소드를 풀어 나갔다. 매 에피소드가 공개될 때마다 시청자들은 피해자의 입장에서 공감하고 분노했다. 김의성이 가장 분노했던 사건은 무엇이었을까.
김의성은 "다 분노스러웠다. 감독님이 '이렇게까지 표현을 해야 하나?'하는 생각도 했지만, 이 사람의 악을 보여주고 똑같은 악으로 처벌을 할 때 시청자들이 받는 쾌감, 우리 드라마는 '이렇게 할 거에요' 하는 약속을 하는 것이 있었다"라고 말했다.
가장 공감했던 에피소드로는 학교 폭력을 꼽았다. 그는 "누군가에겐 추억이지만 누군가에게는 죽고 사는 문제다. 그 마음이 짐작이 갔다"라며 "학교 폭력을 당했던 건 아니지만 괴롭힘을 당하곤 했다. 그렇게 심한게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죽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었다. 지나고 나면 괜찮지만 자라고 있을 땐 힘들다. 나이가 어리다고 해서 죄의 무게가 가볍진 않다"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너무 현실적인 모습에 피해자들의 트라우마를 건드릴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이에 대해서 김의성은 "두 가지로 볼 수 있을 것 같다"라고 조심스럽게 운을 뗐다.
김의성은 "그렇게만 생각하면 우리가 뭘 만들 수 있나 생각이 들었다. 아무에게 해를 주지 않는 걸 만들 수 있을까. 성인 대중들을 위한 엔터테인먼트이다. 그것에서 불편함을 가지고만 대하면 어떤 작품이 살아남을 수 있을까 생각한다"라며 "한편으로는 '이렇게 수위가 높아도 돼?' 하는 것들은 더 다른 방법으로 개선해서 재미있으면서도 부드러울 수 있다면 좋겠다고 고민했다"라고 설명했다.
드라마가 아닌 실제로 무지개 운수가 존재한다면 김의성은 의뢰를 할 것인가에 대한 의문점이 들었다. 이에 대해 김의성은 "운 좋게 잘 살아와서, 미운 사람이 있을 때도 '그 사람이 나한테 한이 없겠어?' 하는 역지사지의 생각이 있다. 누구한테 사적으로 복수를 의뢰할 정도의 원한은 없는 것 같다"라고 전했다.
애초부터 사적복수라는 '무지개 운수'의 존재 이유 자체가 불법이었다. 이에 백성미와의 대결 과정에서 장성철이 눈 하나를 잃는 것이 인과응보는 아니었을까.
이에 대해 김의성은 "감옥 세트에 들어가서 봤을 때 이런 걸 만들어서 사람을 넣어두는 자격을 누가 가질 수 있을까 생각했다. 이것은 죄악일 뿐 아니라 인간 혹은 이 세계에 대한 오만함이라는 생각을 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거를 위해서 나중에 큰 악을 가진 백성미(차지연)와 대치하는 그 장면이 나왔을 때 좋았다. 죄악의 벌이 상관하는구나 생각이 들었다. 심하게 다치지 않으려고 처리하자는 의견도 있었지만 실명에 가까운 육체적 피해를 입어야 한다는 타격이 있어야 된다고 주장했다"라고 덧붙였다. (인터뷰③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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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원 기자 zon1222@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