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잠실, 김현세 기자] "(최)원준이한테 미안했어요."
연장 승부를 끝낸 두산 베어스 장승현의 경기 후 첫 마디다. 그는 22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팀 간 시즌 5차전에서 9번 타자 포수로 선발 출장해 연장 10회 말 개인 통산 첫 끝내기 안타를 치며 4-3 승리를 이끌고도 개운해하지 않고 오히려 이날 선발 투수 최원준에게 미안해했다.
최원준은 이날 선발 투수로 등판해 장승현과 호흡하며 승패 없이 5⅓이닝 7피안타 4탈삼진 2볼넷 3실점 투구를 기록했다. 최원준의 투구도 공격적이었지만, 이날에는 롯데 선발 투수 박세웅이 6회까지 퍼펙트 투구를 하며 맞불을 놔 장승현으로서는 살얼음판 승부에서 선발 투수를 더욱 잘 이끌어야만 했다.
경기가 끝나고 장승현은 개인 첫 끝내기 안타를 친 소감을 묻는 데에 "내가 처음에 잘 쳐 주지 못해서 원준이에게 미안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0-1로 지고 있는 1회 초 2사 2루에서 손아섭에게 적시타를 허용했을 때 최원준이 던진 공을 아쉬워했다. "오늘은 (박세웅의 구위만큼) 원준이의 공도 정말 좋았다. 그런데 내가 1회에 원준이가 잘 던지지 않는 커브를 고집했다가 적시타를 맞았다. 원준이도 좋은 공을 던졌는데 더욱 미안했다"고 말했다.
결과적으로는 최원준의 올 시즌 무패 행진이 끊기지는 않았다. 하지만 장승현은 최원준에게 미안한 마음을 갖고 있었기에 연장 10회 말 2사 1, 3루에서 찾아 온 기회를 더욱 놓치고 싶지 않았다. 그가 친 타구는 3루수 앞 내야 땅볼로 기록됐다. 롯데 3루수 김민수가 공을 잡고 구르다가 송구를 채 하지 못하는 사이 3루 주자 조수행이 득점했다.
장승현은 끝내기 상황과 관련해서 "그냥 열심히 전력을 다해 뛰었다. 나는 빠른 발을 갖고 있지 않으니까 더욱 최선을 다해서 뛰었다"며 "올 시즌에 친 통산 첫 홈런과 비교하더라도 끝내기와 모두 얼떨떨한 것이 비슷하다"며 멋쩍어했다. 김태형 감독은 "어려운 경기 끝까지 집중력으로 연패를 끊어 준 선수들에게 수고했다고 전하고 싶다"며 "끝내기 안타를 친 장승현을 칭찬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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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세 기자 kkachi@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