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2 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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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신수에게 홈런 맞고 K쇼…곽빈 "정신이 번쩍 들었다"

기사입력 2021.05.02 06:01

김현세 기자

[엑스포츠뉴스 잠실, 김현세 기자] "정신이 번쩍 들었다."

곽빈은 2일 잠실 SSG와 경기에 선발 등판했다. 1군 경기는 2018년 6월 22일 삼성과 경기로부터 1,044일 만이다. 2년여 만에 상대하는 첫 타자는 추신수였다. 곽빈은 볼 카운트 2볼 1스트라이크까지 갔다가 스트라이크를 잡으러 직구를 낮게 던졌다. 그런데 추신수가 휘둘렀다. 타구는 120m를 떠 갔다. 선두 타자로부터 피홈런.

순간 흔들렸다. 곽빈은 다음 타자 김강민, 최정으로부터 각 2루타, 볼넷 출루를 허용했다. 포수 장승현이 마운드에 올라 가라앉혀야 했다. 곽빈은 다시 집중했다. 그로부터 제이미 로맥, 한유섬을 연속 삼진 처리했다. 로맥은 147km/h 직구에 허를 찔리며 방망이를 헛돌렸고, 한유섬은 직구 궤적으로 오다가 떨어지는 체인지업에 솎았다. 이어 2사 만루에 몰렸으나, 김성현을 땅볼 처리하며 추가 실점하지 않고 1회 초를 마쳤다. 

1회 초는 28구를 던졌다. 약 3년 가까이 되는 시간 동안 1군 등판이 없었으니 긴장하는 듯했으나, 그 뒤부터는 전혀 긴장하지 않는 듯 투구를 해 나갔다. 곽빈은 2회 초 수비로부터 지원받지 못했는데도 20구 안에 무실점 투구를 기록했고, 3, 4회 초는 삼자범퇴를 1회 섞어서 끝냈다. 투구 수는 각 11구, 12구였다. 자신 있게 공격적 투구를 해 나갔다. 심지어 매 이닝 삼진을 섞어 가며 아웃 카운트를 늘리기도 했다.

결과적으로는 예정돼 있는 투구 수를 지켰다. 두산 벤치는 5회 초 1사 2루에 홍건희를 불러 올렸다. 김태형 감독은 "첫 등판부터 무리시키지 않겠다"고 했다. 예정 투구 수 80구 내외를 지켰고, 총 82구를 던져서 4⅓이닝 6탈삼진 1실점 투구를 기록했다. 투구 수를 늘렸더라면 더 길게 던지는 것까지 가능했겠으나, 일단 복귀 첫 등판으로는 합격점이라고 평가받는다. 2018년 10월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 후 2년여 재활 시기를 거쳐 왔는데도 두산이 기대하는 만큼 구위를 보여 줬다. 

경기가 끝나고 곽빈은 "잠실에서 던지는 게 3년 만이라서 설레고 걱정됐다"며 "1회 초에 추신수 선배님께 홈런을 맞고 정신이 번쩍 들었다. 아직 부족한 부분이 많다고 생각한다. 볼넷을 줄여야겠다. 야수 형들을 믿고 이닝을 길게 던질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 이번 투구는 50점 정도 주겠다"고 이야기했다.


두산은 올 시즌 계획해 놓은 선발진 구상이 조금 꼬였다. 국내 선발 투수로는 최원준이 제 몫을 해 주고 있다고 평가받으나, 기존 선발 투수 경험이 있는 유희관과 이영하는 예년만큼 선발로서 역할을 해 주고 있지는 못했다. 곽빈은 지금 퓨처스 팀에서 시간을 갖고 재정비를 하고 있는 이영하의 빈자리를 메우게 됐는데, 이날 투구에서는 향후 발전 가능성을 적지 않게 보여 줬다. 투구 수 제한이 여유 있다면 퓨처스에서는 90구 내외 실전 투구까지 진행한 곽빈이 더 보여 줄 수 있다고 보는 것 역시 무리는 아니다. 로테이션상 변화가 없는 한, 곽빈의 다음 기회는 8일 광주 KIA전이다.

kkachi@xportsnews.com / 사진=두산 베어스

김현세 기자 kkachi@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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