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잠실, 조은혜 기자] 29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KT 위즈와 SSG랜더스의 경기는 8회까지 1-2, 한 점 차로 팽팽했다. 그러나 9회초 긴장이 무너졌다. 김원형 감독은 결과보다 내용을 용납할 수 없었다.
9회초 하재훈이 올라와 알몬테를 파울플라이 처리했지만 송민섭에게 볼넷을 허용했고, 장성우 고의4구 뒤 문상철이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해 만루가 됐다. 하재훈은 신본기에게 적시타를 맞았고, SSG 벤치는 투수를 김세현으로 교체했으나 김세현은 심우준과 조용호, 배정대에게 연속 볼넷을 내주면서 밀어내기로만 3점을 허용했다.
전날 경기를 돌아본 김원형 감독은 "그 상황에서 나도 화가 많이 났다. 경기를 지고 이기고를 떠나서, 베테랑 투수가 올라와서 자기 볼을, 스트라이크를 못 던졌다"고 얘기했다. 그 자체가 다른 팀원들이나 코칭스태프, 야구를 보는 팬들에게 민폐였다는 내용이었다. 김 감독은 "경기가 마지막에 그렇게 전개가 되면서 실망스러웠고, 나 또한 화도 났다"고 돌아봤다.
답답함을 끊은 것은 처음 1군 마운드에 오른 신인 투수였다. 주자가 계속 가득 차 있는 상황에서 장지훈이 마운드에 올랐다. 2021 신인 2차드래프트 4라운드 전체 38순위로 입단한 신인의 데뷔 첫 등판이었다. 리그 최고의 타자로 손꼽히는 강백호를 데뷔 첫 상대로 만난 장지훈은 초구 스트라이크를 꽂았고, 이내 3구삼진으로 강백호를 돌려세웠다. 그리고 알몬테를 낫아웃 삼진 처리하며 이닝을 끝냈다.
유쾌할 수 없는 상황이었지만, 그래도 앞선 투수들의 계속되는 답답한 모습과 비교되는 장지훈의 시원시원한 투구는 의미가 있었다. 김원형 감독은 "삼진이 중요한게 아니라 만루에서 초구를 스트라이크로 집어넣었다는 거 자체가, 볼넷으로 화가 났지만 그래도 가능성 있는 선수 한 명을 발견한 느낌이었다"고 장지훈의 데뷔전을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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