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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멘터리 윤여정' 이순재·박근형→한예리 "모험 두려워하지 않아" [종합]

기사입력 2021.04.29 23:16 / 기사수정 2021.04.30 01:24


[엑스포츠뉴스 황수연 기자] 배우 윤여정이 걸어왔던 길은 어떤 길이었을까.

29일 방송된 KBS 1TV '다큐 인사이트-다큐멘터리 윤여정'(이하 '다큐인사이트')에서는 한국 배우 최초 아카데미상 수상, 전 세계 여우조연상 42관왕이라는 새 역사를 쓴 배우 윤여정의 발자취를 조명했다.

이날 '미나리'에 함께 출연한 한예리는 "윤여정 선생님의 연기는 '전형적인 할머니가 아닌 순자를 연기하고 있구나'라는 부분이 도드라졌던 것 같다. 보통의 누구나 연기할 수 있는 할머니, 여성이 아닌 본인만의 유니크한 부분을 연기해서 그 부분을 높이 봐준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윤여정은 외신의 '한국의 메릴 스트립'이라는 칭찬에 "메릴 스트립이 싫어할 것 같다. 칭찬으로 듣겠다"고 하는가 하면, 영국 아카데미여우조연상에서 "이 상은 콧대 높은 영국인들이 인정해 줬기 때문에 더욱 기쁘다"는 재치 있는 소감으로 전 세계인의 환호를 받았다. 

영화 제작자 심재명은 "많은 상을 받으면서 보여준 개인의 캐릭터도 흥미진진한 관전평을 갖게 한다"고 평했다. 60년 차 배우 강부자는 "윤여정이 '인터뷰가 너무 많아서 정신이 없어'라고 하더라. 온통 네 얘기로 휩싸였다고 하니까 '언니 그거 식혜 위의 밥풀'이라고 하더라"고 웃음을 지었다. 

윤여정의 신인 시절을 기억하고 있는 강부자와 이순재는 "TBC 들어왔을 때부터 아는데 어렸을 때부터 남달랐다. 퐁퐁 튀는 개그와 유머가 남달랐다. 말 시키면 말대답도 하니까 상당히 밝게 봤다"고 떠올렸다. 


60년대는 남정임, 문희, 윤정희 등 미녀들이 주인공이었던 시대였다. 이순재는 "미안하지만 윤여정은 (주인공) 쪽이 아니었다. 당시 히로인이었던 안은숙의 하녀 역을 많이 해서 안타까웠는데 MBC로 과감하게 넘어가서 '장희빈'에서 저력을 분출했다"고 말했다. 당시 '장희빈'에서 숙종 역을 맡았던 박근형은 "너무 잘했다. 여자가 주인공인데 사악함, 사랑, 애절함 등이 다 들어있었다. 연기가 개혁적이라고 해야 하나. 대사법도 특이했다. 당시 인기가 하늘을 찌를 듯했다"고 떠올렸다. 

1971년 영화 '화녀'로 정점에 올랐지만 1973년 결혼과 함께 미국으로 떠나며 배우 생활을 접었다. 이후 윤여정이 돌아온 건 약 10년 뒤인 1985년이었다. 당시 윤여정의 나이는 서른아홉이었다. 

박근형은 "안타까움이 이로 말할 수 없이 속이 상했다. 탁한 음성이며 생활에 찌든 모습으로 재등장했다"고 했고, 김영옥은 "조그만 단역도 했다. 윤여정 입장에서는 큰 작품을 하다가 갔기 때문에 쉽게 하기 어려웠을 텐데도 밥 벌어먹기 위해서 했다"고 말했다. 강부자는 "'언니 나 소녀 가장이야. 내가 벌어야 해'라고 늘 그렇게 이야기 했다"고 털어놨다. 

김수현 작가, 노희경 작가의 작품에서 수많은 캐릭터로 얼굴을 비췄고, 2000대 이후에는 영화 '바람난 가족', '죽여주는 여자' 등 파격적인 소재와 캐릭터로 끊임없는 도전에 나섰다. 

'바람난 가족'의 제작자인 명필름의 심재명 대표는 "젊고 실험적이고 모험을 두려워하지 않는 영화인들과 인연을 이어가는 모습을 보고 사람과 영화를 선택하는데 두려움이 없으시구나 느꼈다"고 말했다. 

노희경 작가는 "도전해 볼 만한 것들에 자신을 던졌다. 다양함을 요구하는 시대가 온다는 선견지명이 있으셨던 것 같다. 그 압박들을 잘 견디시고 종국엔 자신이 원하는 대로 쟁취하는 것 같다"고 짚었다.

매너리즘에 빠지지 않길 원했던 윤여정은 '미나리'로 또 다른 도전에 나섰고, 한국 배우 최초로 미국 아카데미에서 여우조연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거뒀다. 

한예리는 "어떤 순간에도 도망가지 않아야겠다 생각한다. 쉽지 않은 길에서, 저보다도 예민한 시기에 배우라는 이름으로 살아오셨다. 연기를 해주시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 그다음을 생각하기 보다 지금에 집중하고 지금의 것에 최선을 다해 살아가다 보면 나도 선생님과 가까운 어떤 지점에 가 있지 않을까 막연한 꿈을 꾼다"고 존경심을 드러냈다. 

hsy1452@xportsnews.com / 사진 = KBS 1TV 방송화면

황수연 기자 hsy1452@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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