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부산, 김현세 기자] 통산 100승까지 3승 남아 있다. 가깝게 다가와 있는 듯하나, 조금 멀어 보이는 현실이다.
8년 연속 10승. 통산 97승. 베어스 프랜차이즈 사상 전례 없는 투수 유희관이다. 투수 승리는 투수 능력만으로는 설명 불가능하다고도 하나, 꾸준하게 기여해 왔다는 것만큼은 분명하다. 앞서 최원호 한화 퓨처스 감독으로부터 "수년 동안 두 자릿수 승리를 해 왔다는 것만으로도 대단하다"고 평가받는 이유는 있었다. 부상과 슬럼프 관리, 투구 속도가 느리다고 평가받는데도 정교하게 제구하려 하는 노력 등. 최 감독은 "두산 야수가 뛰어나다고 하지만, 그렇다면 전부 다 10승 투수여야 하지 않겠느냐"고 했었다.
그러나 최근 두 시즌 동안 당시 유희관과는 또 달랐다. 폼 저하 평가를 받아야 했다. 작년 시즌 두 자릿수 승리는 달성했으나, 27경기 동안 평균자책점(5.02)과 이닝(136⅓) 모두 기대를 밑돌았다고 평가받았다. 전성기였다고 하는 2015년부터 세 시즌 동안 매 시즌 180이닝 이상 던져 왔으나, 맞아 나가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그는 작년 시즌 뒤 첫 FA 권리를 행사했는데, 원 소속 팀 두산과 1년 최대 10억 원(연봉 3억 원, 인센티브 7억 원)에 계약했다. 평가는 냉정했다. 보장액보다 따내야 하는 액수가 더 크다. 미래 가치는 스스로 보여 줘야 하는 상황이다. 유희관은 "1년 뒤 좋은 평가를 받도록 해 보겠다"고 다짐했었다.
승리 투수는 스스로 납득 못 하고도 되거나 호투했는데도 날리는 수 있는 기록이다. 그런데 지금 유희관으로서는 수를 읽혀 나가는 탓에 투구 수 관리가 어렵다. 제구는 여전하다고도 평가받으나, 노림수는 방도가 없다. 이대호는 유희관과 바깥쪽 승부를 하다가 역전 적시타를 치고 나서 "바깥쪽만 생각했다"고 했다. 유희관은 9일 한화와 경기(4⅔이닝 6실점, 패)부터 15일 KT(2이닝 3실점), 21일 롯데(3⅔이닝 3실점)까지 예년 폼 회복에 어려워했다. 경기당 이닝 수는(3⅓)는 선발 승리 요건과 거리가 있다. 20일 경기 전 김태형 감독이 "희관이는 걱정하지 않는다. 잘할 것이다"라고 했는데도 신뢰에 보답하는 투구는 어려웠다.
3⅔이닝 동안 94구를 던졌다. 3회 말까지 매 이닝 출루를 허용했는데도 무실점 투구를 했으나, 4회 말 롯데 타선 집중타에 크게 휘청였다. 선두 타자 오윤석에 내야 안타를 맞고도 2사까지 잘 잡았는데 안치홍에게 1타점 적시타를 맞고 첫 실점하더니 손아섭, 전준우를 연속 출루 허용해 만루 위기를 자초했다. 그 뒤 이대호에게 2타점 우전 적시타를 맞고 역전당했다. 투구 수가 한계치에 달해 있었고, 두산 벤치는 그를 내렸다. 승리 투수는 못 되더라도 예년 폼만 회복 조짐만 보여 주면 김 감독으로서도 기용 이유가 뚜렷하겠으나, 아직 요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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