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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이문세, 봄을 노래로 만들면? [봄이왔나봄①]

기사입력 2021.04.17 08:00 / 기사수정 2021.04.16 09:21

최희재 기자

[엑스포츠뉴스 최희재 기자] 살아있는 모든 것들이 피어나는 계절, 봄이 왔다.

'벚꽃 연금', '봄 캐럴' 등으로 불리는 노래들은 코로나19 시국 속에서도 어김없이 역주행을 시작했다. 버스커버스커의 '벚꽃 엔딩'은 이미 지난 3월 말부터 100위 안에 진입했다. 하이포와 아이유의 '봄 사랑 벚꽃 말고'와 방탄소년단의 '봄날' 또한 실시간 차트에서 굳건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봄에 사랑받는 노래들의 특징은 무엇일까. 어반 소울과 미디엄 템포의 장르들이 다수다. 또 단언하기는 어렵지만 봄이라는 계절이 주는 '설렘', 그 계절성을 잘 표현한 노래들이 아닐까. 마음 속에서 새싹이 돋아나는 듯한 몽글몽글함과 무엇이든 새로 시작할 수 있을 것 같은 느낌.

물론 지난 봄들에 비하면 이번 봄은 조용히 지나가는 느낌이다. 벚꽃이 휘날리면 자연스레 10위권에 입성하던 봄 노래들이 차트에서 한참을 내려야 찾을 수 있게 됐다.

이는 코로나의 영향이라고 봐도 무방하지 않을 것 같다. 벚꽃 축제를 거닐면서, 선선한 바람을 맞으며 겨울을 보내면서, 공원 벤치에서, 학교 잔디밭에서 들었어야 했는데 그렇게 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음악도 리스너도 봄을 '탄다.' 유독 봄 냄새가 나는 곡들이 있다. 봄이 되면 한번씩 들어야 할 것 같은 곡들, 들을 수밖에 없는 '이미 너무 유명한' 곡들을 정리했다. 벚꽃은 졌지만 또 푸릇푸릇하게 피어나는 모든 것들을 맞이하며 방구석 봄 콘서트 필청 리스트를 공개한다.


♬ '벚꽃 엔딩' - 버스커 버스커
봄 노래의 교과서. 봄 노래의 조상님. 뺄까 말까 고민하다가 이 리스트의 시작점을 빼놓을 수 없었다. 2012년 3월 29일 발매된 버스커 버스커 정규 1집의 타이틀곡이다. 사실 이 앨범 전곡이 봄과 청춘 그 자체다.

"그대여 그대여"라는 투박한 가사로 시작하는 도입부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한국인의 마음을 흔들었다. 장범준 또한 '벚꽃 연금'이라는 수식어에 대해 "겨울에는 우울증을 앓는데 봄이 되면 치료 받는 느낌"이라고 인정했다. '벚꽃 엔딩'이 듣고 싶어지는 때, 그건 봄이 왔다는 소리다.

♬ 'Love Blossom (러브블러썸)' - 케이윌
2013년 4월 4일에 발매된 케이윌의 정규 3집 'Love Blossom'의 타이틀곡이다. 케이윌은 '러브블러썸'을 통해 리드미컬하고 감미로운 목소리로 봄 감성을 저격했다.

호소력 짙은 이별 노래를 불러왔던 케이윌이 '감성 보컬'로서의 입지를 굳힌 곡이기도 하다. 김이나가 작사에 참여하고 RBW의 김도훈이 작곡과 편곡을 맡았다.

♬ 'Give Love', '200%' - 악뮤
욕심을 내서 두 곡을 추천한다. 2014년 4월 7일에 발매된 악뮤의 데뷔 앨범 'PLAY'에 수록된 곡들로, 악뮤의 대표곡이기도 하다.

이맘때쯤 발매된 데다 잔디를 떠올리게 하는 초록색 커버, 배우 남주혁이 출연했던 뮤직비디오 등등 여러 이유로 봄이 되면 이 앨범이 자연히 떠오른다. 오디션 프로그램 출신에서 가수가 된, 남매의 설렘과 풋풋함이 가득 가득 담겨있다.

♬ '봄 사랑 벚꽃 말고' - HIGH4 (하이포), 아이유
역시 아이유는 '국힙 원탑'이다. 15일 기준, '벚꽃엔딩'은 차트아웃했지만 '봄사벚말'은 살아남았다. 이 노래는 2014년 4월 발매된 곡으로, 당시 아이유와 같은 소속사였던 하이포의 데뷔곡이다. 아이유는 작사부터 뮤직비디오까지 출연하며 관심을 집중시켰다.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 봄, 사랑, 벚꽃? '어쩌라고'다. 설렘과 함께 찾아오는 봄의 외로움을 유쾌한 가사와 달달한 멜로디로 표현했다. 흔한 러브송이 아니라는 것도 이 노래가 가진 차별점이다. 1인 5역 소화할 수 있으니 얼른 이 노래를 노래방에서 부를 수 있는 날이 오길.

♬ '우연히 봄' - 로꼬, 여자친구 유주
2015년 방영됐던 SBS 드라마 '냄새를 보는 소녀'의 OST Part 2다. 드라마의 스토리를 잘 표현하는 듯한 "봄 향기가 보여"라는 가사가 인상적이다. OST였음에도 발매 직후부터 큰 인기를 끌며 음원사이트 실시간 6위까지 오르는 저력을 보였다.

로꼬와 유주는 쉽게 상상하기 어려운 조합이었지만 의외의 케미를 만들어내며 봄 캐럴 대표곡으로 우뚝 섰다. '멜론 뮤직어워드'에서 OST상을 수상했으며, 봄만 되면 꾸준히 거리에서 들려오는 노래다. 또 지난 2월 가수 안녕하신가영이 리메이크해 그 인기를 입증했다.

♬ '봄처녀' - 선우정아 2015.3.27
2015년 3월 27일에 발매된 곡으로, 당시 선우정아가 2년 만에 선보이는 컴백 싱글이자 최초로 시도한 '댄스팝'이었다. 이은상 작사 홍난파 작곡의 가곡 '봄처녀'의 한 소절을 인용해 선우정아의 컬러로 재해석했다. 뮤직비디오에는 2NE1 출신 산다라박이 출연해 통통 튀는 존재감을 드러냈다. 

장르를 가리지 않고 폭넓은 음악 스펙트럼을 보여주고 있는 선우정아의 또 다른 컬러를 느낄 수 있는 곡이다. 차갑진 않은데 시크하고 감각적인 봄을 선우정아가 빚어낸 느낌.

♬ '봄바람' - 이문세
2015년 봄에 가요계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봄 노래가 풍년인데 거기다가 이문세까지 컴백했다. 이문세는 2015년, 13년 만의 새 앨범 정규 15집 '뉴 디렉션'으로 이문세가 왜 이문세인지를 증명했다.

특히 타이틀곡 '봄바람'은 국내외 최정예 작곡가들로부터 받은 200곡 중에서도 고르고 고른 노래다. 뿐만 아니라 브라운아이드소울의 나얼이 보컬 피처링으로 참여해 발매 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첫 소절만 들어도 라일락꽃 향기가 느껴지는 노래. 

♬ '봄날의 기억' - 비투비 
2016년 3월 28일 발매된 비투비의 미니 8집 'Remember that'의 타이틀곡이다. 비투비는 '봄날의 기억'을 통해 봄이라는 계절에서 느낄 수 있는 감정을 음악으로 표현했을 뿐만 아니라 비투비표 발라드라는 장르를 만들어냈다.

왜 이 노래를 들으면 울컥하게 될까. 이별 후 추억과 그리움 등을 넘어 많은 것들을 떠오르게 한다. "차가운 계절은 지나고 봄이 또 찾아왔죠. 이렇게 시린 겨울을 우린 잘 버텨냈네요."

♬ '봄날' - 방탄소년단
'봄날'은 2017년 발매된 방탄소년단의 정규 2집 외전 'YOU NEVER WALK ALONE'의 타이틀곡이다. 방탄소년단은 파워풀하고 강렬한 'Not Today'가 아닌, '봄날'을 타이틀곡으로 내세웠다. 청춘과 성장이라는 대서사를 한 장씩 넘기며 따뜻한 위로와 메시지를 전했다. 멤버 슈가와 RM이 작사·작곡에 참여하며 두 사람의 경험담을 녹였다.

'봄날' 뮤직비디오는 지난 5일 무려 4억뷰를 돌파했다. 발매한지 4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음에도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는 증거다. 위아이, CIX, 온리원오브 등 수많은 후배그룹들이 무대를 통해 재해석했으며 최근 드라마 ‘시지프스’에도 삽입돼 눈길을 끌었다.

♬ '나만, 봄' - 볼빨간사춘기
제목만 봐도 가수의 보컬이 자동 재생된다는 건 목소리 주인의 능력이고 실력이다. 앨범명부터 '사춘기집Ⅰ 꽃기운'이다. 꽃기운이란 사춘기에 솟아나는 기운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라고 한다.

사춘기의 춘은 봄 춘(春) 자다. 가수명부터 앨범명, 제목까지 봄 그 자체다. 좋아하는 상대가 나만 봐줬으면 좋겠고, 나만 상대를 보고 싶다는 뜻의 '나만, 봄'은 2019년 4월 발매와 동시에 국내 6개 음원차트를 '올킬'했다.

jupiter@xportsnews.com / 사진=엑스포츠뉴스DB, '멜론뮤직어워드', 각 앨범 커버

최희재 기자 jupite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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