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14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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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의 역주행②] 브레이브걸스에게 쥐어진 합격 목걸이

기사입력 2021.03.27 14:30 / 기사수정 2021.03.27 13:59

최희재 기자

[엑스포츠뉴스 최희재 기자] [(기적의 역주행①)에 이어] 그래서 '롤린'이 역주행한 이유가 뭔데?

포털 사이트에 브레이브걸스, 혹은 '롤린'을 검색하면 연관검색어로 '역주행 이유'가 붙는다. 4년 전 곡에 온 국민이 열광하고, 음원 사이트와 음악 방송 1위까지 차지하니 그럴 만도 하다.

앞서 브레이브걸스의 역사와 '롤린' 역주행 과정을 다뤘으니 역주행 이유를 짚어보려 한다. '롤린'이 정말 뜬금없이 튀어나온 곡인지, 브레이브걸스가 어떻게 이 기회를 잡았는지에 대해 알아보자.

# "갑자기 왜 뜬 거야?"

브레이브걸스의 '롤린'이 역주행할 수 있었던 이유는 단지 유튜브 영상 때문일까? 해당 '댓글 모음' 영상이 판을 바꿀만큼 엄청난 역할을 하긴 했지만, 수많은 영상 속 '롤린' 만이 빛을 발한 이유가 뭘까.

1. K팝 고인물들의 애창곡


꽤 오래 전부터 '롤린'은 '아는 사람은 아는 노래', '나만 듣고 싶은 노래', '몰래 듣는 노래' 중 대표곡으로 꼽혔다. 유나가 '유퀴즈'에서 말했듯, '롤린'의 역주행 기회는 여러번 있었다.

용감한 형제가 만들었기에 중독성은 보장되어있었고, 멤버들의 보컬과 실력이 그를 뒷받침하며 리스너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하지만 곡의 분위기와는 맞지 않는 앨범 커버와 콘셉트 때문에 대놓고 듣지는 못한다는 반응이 이미 존재했다.

이런 가운데, 브레이브걸스는 K팝 고인물들의 불만을 빠른 피드백으로 커버했다. 가장 아쉬웠던 부분 1위였던 '앨범 커버'를 팬들의 요청에 따라 180도 바꿨고, 뜬금 없는 섹시 콘셉트도 곡에 맞게 수정했다. 안무와 의상, 표정 모두 '롤린' 그 자체가 됐다.

2. 모든 무대에 최선

지난 엑스포츠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유정은 "매 무대마다 정말 최선을 다했다"고 강조했다. 긴 공백기와 코로나19 시국 속 브레이브걸스는 각종 행사, 그중에서도 위문 공연을 주로 다녔다.

지상파 방송에도 나오지 않는, 팬들도 없는 무대에서 브레이브걸스는 말 그대로 최선을 다했다. 비가 오든 눈이 오든 음향 환경이 좋지 않든 최대치의 매력으로 무대를 장악했고, 관객들을 사로잡았다. 해당 공연의 관객이었던 군인들이 "이제는 우리가 브레이브걸스에게 갚아야 할 때", "서포트해야 할 때"라며 해당 영상에 열광하고 홍보에 힘을 쏟은 것도 그 이유다.

3. 용형과 브레이브걸스의 컬래버

일단 노래가 좋다. '롤린'은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따라할 수 있는 가사와 멜로디가 특징이다. 곡의 모든 부분이 '킬링 파트'로 꼽히는 몇 안 되는 곡이다.

멤버들의 청량한 보컬과 가창력도 빠질 수 없는 포인트다. 포털사이트에 브레이브걸스를 검색하면 멤버 이름 옆에 '메인보컬, 보컬, 보컬, 보컬'이라고 적혀있다. 브레이브걸스는 "좋게 봐주시는 것 같다"며 겸손함을 보였지만, 멤버 전원이 이 곡을 해석하고 브걸 만의 것으로 만드는 데 부족함이 없다.

또한, 브레이브걸스가 역주행 열풍의 주역이 되면서, 용감한 형제 또한 재조명됐다. 이렇다 할 성과가 없는 상황 속에서도 끝까지 팀을 유지시켰고 서포트했기 때문. 이에 용감한 형제는 팬들 사이에서 '용버지'로 불린다.

용감한 형제는 브레이브걸스의 각종 음원사이트 1위부터 음악방송 1위 장면까지 모니터하며 감사함을 전했다. 특히 강한 이미지와는 다른 반전 매력이 팬들을 사로잡았다. 멤버 유정은 용감한 형제의 "교만X 자만X 겸손"이라는 글을 패러디하는가 하면, 여러 방송에서 성대모사를 시도해 웃음을 자아냈다.

4. '희망'의 아이콘

민영의 좌우명은 '후회없는 삶을 살자'다. 팀이 해체로 기운 순간까지 '조금만 더 해보자'고 멤버들을 붙잡았다던 민영. 이처럼 브레이브걸스는 희망이 보이지 않을 때도 희망의 끝자락을 붙잡았다.

코로나19로 모두가 지쳐있는 이때, 밝은 멜로디와 청량함 속에 가려진 브레이브걸스의 이야기가 수많은 '동년배'들의 공감을 샀다. '꼬부기' 유정은 자신의 특징이 '30대'라며, 취준을 위해 한국사를 공부했다고 말했다. 나보다 어리지 않은 아이돌, '언니', '누나'라고 부를 수 있는 아이돌의 현실성 100% 허심탄회한 스토리는 그야말로 서사가 됐다.

1위를 거머쥐기까지 걸그룹 중 가장 오랜 시간이 걸렸다. 무려 4년도 더 된 노래로 말이다. 브레이브걸스의 역주행은 현실을 겨우겨우 살아가던 이들에게 깜짝 이벤트가 됐고, 환기시키는 돌파구가 됐고, 희망이 됐다.

# 사심 담은 명곡 추천

사실 브레이브걸스 2기의 곡 자체가 별로 없다. 2016년 데뷔 이후, '변했어', '하이힐', '유후 (우린 아직 여름)', '롤린', '운전만해'가 다다. "왜 이제서야 알았지?" 싶을 정도로 모든 곡이 좋지만, 단 한 곡만 고르라면 단연 '운전만해'다.

활동조차 제대로 못하고 끝내야 했던 브레이브걸스의 마지막 희망인 '운전만해'는 '롤린'의 후속곡으로 활동해줬으면 좋겠다 싶을 만큼 좋다. '운전만해'는 팀 재정비 후 4인으로서 선보였던 첫 트랙으로, 멤버 한명한명의 보컬이 돋보이는 시티팝 장르의 곡이다.

팀의 컬러와 곡의 무드에 맞는 콘셉트로 컴백했으나, 짧은 음악방송으로 대중에 노출되지 않아 아쉬움을 자아냈다. 또한 언젠간 1위를 하고 싶다는 브레이브걸스의 꿈을 담은 뮤직비디오 또한 6관왕을 한 현재 시점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포기하지 않고 존중하며 버텨서 많은 이들에게 희망을 준 브레이브걸스, 앞으로는 역주행이 아닌 안전하게 주행하기를.

jupiter@xportsnews.com / 사진= 엑스포츠뉴스 DB, '롤린' 앨범 커버, 용감한형제 SNS, '운전만해' 뮤직비디오, SBS 방송화면

최희재 기자 jupite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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