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나빌레라’ 인생의 황혼에 새롭게 도전장을 내민 박인환과 청춘의 버거운 짐에 하루하루가 고된 송강의 애달픈 현실이 뭉클한 감동과 공감대를 형성했다.
22일 첫 방송된 tvN 월화드라마 ‘나빌레라’가 박인환의 꿈을 향한 황혼의 도전을 알렸다.
덕출(박인환 분)은 한평생 몸 담았던 우편배달원을 은퇴한 후 노후에 대해 고민했다. 가족을 책임져야 한다는 일념으로 살다 보니 어 하는 순간 일흔이 된 그에게 발레리노라는 이루지 못한 꿈이 있었다. 버스정거장에 붙여진 포스터를 보고 발레 공연을 보러 가고, 어릴 적부터 모아둔 발레 스크랩 자료를 애지중지할 만큼 발레를 좋아했지만, 마음먹은 대로 움직이는 것조차 힘든 나이가 된 지 오래였다.
반면 채록(송강)은 버거운 삶의 무게로 휘청이는 청춘의 모습으로 눈길을 끌었다. 그냥 살아가기도 충분히 힘든데, 재능 있다고 자부하던 발레까지 자신을 따라주지 않은 현실에 답답해했다. 어린 나이에 일찍 돌아가신 어머니, 출소를 앞둔 아버지, 아르바이트로 근근이 살아가는 생활 그리고 부상으로 인한 슬럼프. “생각은 안 했고 감정으로 췄는데요”라고 말할 만큼 열정 많았던 과거와 달리 지금의 채록은 사는 것이 버거웠다. 아버지가 보고 싶은 마음에 결국 오디션까지 빠진 채록이었지만 아버지는 아들에게 말도 없이 먼저 출소하는 등 엇갈린 부자의 모습이 눈에 띄었다.
그런 가운데 덕출은 우연히 채록의 발레 연습을 보게 된 후 잠자고 있던 발레리노의 열망을 다시금 깨닫게 됐다. 특히 덕출이 꿈을 포기하려 할 때마다 “버리지 마라”며 연락하던 절친의 죽음과 함께 “덕출아 마지막 순간만큼은 행복해지고 싶다. 지금이다. 넌 아직 안 늦었어”라는 가슴 절절한 편지가 덕출을 움직이게 했다.
이후 덕출은 발레를 시작하기에 늙은 나이라는 걱정보다 “시작만 하게 해주세요. 온전히 발레를 하고 싶어요”라는 단단한 결심으로 채록이 연습하는 스튜디오에 매일 출석 도장을 찍었다. 아침마다 스튜디오 청소를 하는 것은 물론 남몰래 앉아 채록의 발레 동작을 따라 하는 등 함께 하고 싶다는 진심을 드러냈지만 채록도, 채록의 스승 승주(김태훈)도 “그러다 말겠지”라며 늦은 나이에 찾아온 한낮 바람이라고 생각했다.
덕출에게 꿈으로 한 발 더 나아갈 수 있는 기회가 찾아왔다. 승주가 덕출을 스튜디오로 불러냈다. “설마 이 할아버지한테 발레 가르칠 건 아니죠?”라는 채록에게 “내가 아니라 채록이 네가 가르칠거야“라며 덕출의 스승으로 채록을 내정한 것이다. 덕출과 채록은 삶의 끝자락에서, 버거운 삶의 한가운데에서 발레 스승과 제자로 서로의 버팀목이 됐다. 사제듀오로 뭉치게 된 두 사람의 관계가 앞으로 어떻게 발전할지 향후 전개를 궁금하게 만들었다.
발레를 왜 하고 싶냐는 질문에 박인환은 “저는 한 번도 해보고 싶은 걸 해본 적이 없습니다. 이제야 겨우 하고 싶은 걸 해보려고 하는 겁니다. 저도 잘 알아요 제가 늙고 힘없는 노인이라는 걸. 그래도 하고 싶어요. 져도 좋으니까 시작이라도 해보고 싶어요”라며 진솔하게 고백했다.
이와 함께 ‘나빌레라’에 힘을 실은 건 ‘56년 연기 내공’ 박인환의 열연이었다. 박인환은 별다른 표정을 짓지 않고도 그저 주름 가득한 얼굴만으로 시청자들의 감성을 툭 건드렸다. 잔잔한 일상 장면에서는 따뜻한 할아버지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면서도 발레가 하고 싶다며 감정선을 폭발시키는 극적인 상황에서는 가슴을 울컥하게 만들었다.
여기에 섬세한 표정 변화와 목소리만으로 극중 덕출이 느끼고 생각하고 받아들였을 감정을 자연스럽게 표현했다. 송강은 발레 유망주와 고된 청춘의 모습을 넘나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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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