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희석 경감, 잊지 못할 아동 학대 사건…"증거 남긴 동네 주민 고맙다" (유퀴즈)

[엑스포츠뉴스 이이진 기자] 광주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 정희석 경감이 아동 학대 사건을 언급했다.

17일 방송된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서는 '끝까지 간다' 특집으로 꾸며진 가운데 정희석 경감이 게스트로 출연한 장면이 전파를 탔다.

이날 유재석은 "잊지 못할 사건이 있을 거 같다"라며 물었고, 정희석 경감은 "형사 시작한 지 얼마 안 될 때였다. 2년 정도 됐을 때 이야기다"라며 말문을 열었다.

이어 정희석 경감은 "5살 남자아이가 사망했다는 엄마의 신고가 있었다. 젊은 엄마가 다섯 살짜리 남자 애하고 세 살짜리 딸을 혼자 키우고 있더라. 엄마 말에 의하면 저녁에 식당 일을 갔다 오니까 애가 갈비뼈가 아프다고 했다더라. 아이가 침대에서 뛰어놀다가 침대 모서리에 부딪혔다고 했다더라. 자고 내일 병원 가자고 했는데 아침에 일어나 보니까 사망했다더라"라며 회상했다.

정희석 경감은 "이런 사건이 수사가 어렵다. 아이는 이미 사망했고 내부에 있었던 일이다. 형사과 사무실에서 아무것도 모르는 세 살짜리 동생이 뛰어놀고 있더라. 걔를 안고 편의점 가서 과자 같은 걸 사주고 걸어오는데 아무 말 없던 세 살짜리 애가 귀에 대고 '아빠가 때렸어요'라고 하더라"라며 털어놨다.

정희석 경감은 "엄마는 아빠가 없다고 했다. 이상하다 생각해서 동네 가서 주민들한테 아빠가 있냐고 물어보니까 최근에 엄마가 동거를 시작한 남자가 있다는 걸 들었다. 그래서 재조사를 하게 됐고 맞는 걸 본 사람이 있을 수도 있으니까 돌아다니면서 물어보고 다녔다"라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정희석 경감은 "아동 보호 전문 기관에 3번이나 학대 의심 신고가 된 적이 있다는 걸 알았다. 신고자를 보니까 동네 아주머님이었다. 애가 항상 멍이 들어있고 이런 걸 자주 보니까 애를 만날 때마다 사진을 찍어놨더라"라며 밝혔다.

특히 정희석 경감은 "동영상으로 '어떻게 다친 거야?'라고 물어보고 애가 '그 아저씨가 때렸어요'라고 이야기를 한 것을 담아놓으셨더라. 그 증거가 있으니까 범인을 잡아서 구속했던 사건이 있다. 억울하게 죽은 아이가 동생을 통해 이야기를 한 느낌이다"라며 덧붙였다.

더 나아가 정희석 경감은 "그냥 묻힐 뻔한 사건을 평소 이웃 중 누군가가 그걸 다 기록에 남겨놨다는 게 그분한테 너무 고맙더라. 그분도 힘닿는 데까지 그 애를 지키려고 했다고 생각하니까 마음이 먹먹하다. 그럼에도 지키지 못했다는 게 미안하기도 하다"라며 씁쓸함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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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이진 기자 leeeejin@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