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7.05.04 00:02 / 기사수정 2007.05.04 00:02
[엑스포츠뉴스=장지영 기자] 최근 FC서울의 심우연(22)이 포탈사이트 실시간 인기검색어 순위에 올랐다.
박주영과 같은 스타선수도 아닌 심우연이 포탈사이트에서 화제가 된 이유는 '싸이월드'때문.
심우연은 경남FC와의 경기에서 상대 수비와의 몸싸움 중 눈위가 찢어지는 부상을 입은 뒤, 미니 홈피에 감정적인 제목과 답글을 달아 K리그 팬들의 분노를 샀다.
이 과정은 결국 기사화되었고 그의 미니 홈피가 폐쇄된 이후에도 그의 태도에 대해 의견이 분분하다. '프로답지 않다'는 의견부터 '개인적인 공간에서의 글에 너무 민감하다'는 사생활보호차원의 의견까지 다양한 말이 오가고 있지만 한 가지 분명한 부분은 상대팀에 대한 존중과 배려는 눈씻고 찾아볼 수 없다는 점이다.
세상만사 새옹지마
2003년 9월, 남기일(現 성남 소속.당시 부천)은 전남드래곤즈와 부천SK(現 제주)와의 경기서 3-3 동점골을 터뜨린 뒤 모욕적인 세레모니를 전남 서포터들에게 해 사고를 불렀다.
남기일의 세레모니에 흥분한 전남 팬들은 격렬한 항의와 경기장 난입 등 소동을 일으키다 끝내 양 측 서포터들의 충돌로 이어지고 말았다. 결국 한 선수의 철 없던 세레모니 하나가 선수 자신에게는 친필 사과문 발표와 연맹에서의 중징계를, 양 구단 역시 공식 사과문 공고와 벌금 징계라는 대형사고를 만들어 낸 것이다.
아이러니 한 점은 남기일의 다음 시즌 소속팀이 전남이 되었다는 것. 남기일은 2004년 트레이드를 전남으로 이적했지만 결코 전남의 선수가 되지는 못했다.
이적 후 첫 경기였던 대구와의 개막전에서 남기일은 전남 홈팬들에게 사죄의 큰절을 올리는 등 화해의 손을 내밀었지만 그 앙금이란 쉽게 풀릴 게 아니었다. 결국 시즌 내내 홈팬의 야유를 등에 업고 경기를 뛴 남기일은 다음 시즌 곧바로 성남으로 이적했다.
남기일의 실력이 모자라거나 팀의 기여도가 낮지 않았지만 시즌 중에 전남 서포터즈에서 공식적으로 구단에 남기일의 영입에 대한 질의서를 보내는 등 불만을 터뜨렸으니 다음 시즌 이적은 불 보듯 뻔한 일이었다. 결국 남기일에게는 '홈팬에게 버림받은 선수'라는 꼬리표가 붙고 말았다.
심우연, 서울의 레전드가 될까?
남기일의 상황을 미루어 보았을 때 심우연은 프로로서의 자세를 따지기에 앞서 '공공의 적'이 되기 충분한 행동으로 자신의 무덤을 판 듯하다.
과연 그가 서울의 레전드로 남아 은퇴한다 치더라도 상대팀에 대한 존중이 없는 선수가 과연 선수의 자격이 있는 지 근본적인 부분을 꼬집어 보아야 한다.
한 어린 선수의 철없는 행동이라 하기에는 그는 엄연히 성인이고, 서울에 대한 소속감과 애정이 지나쳤다 말하기에는 기본적인 상대팀에 대한 존중이 없었다.
축구는 상대가 있어야만 경기를 치를 수 있는 경기이며 뛰어난 상대를 만날수록 자신의 실력과 경험이 쌓이는 셈이다. 패배를 발전을 위한 밑거름으로 삼지 못하는 선수에게 과연 어느 정도의 성장 가능성이 있을까.
게다가 프로리그의 생리와 상대팀에 대한 존중 등 기본적인 자세를 무시한 그의 행동이 과연 쉽게 잊혀질리 만무하다. 더욱이 그는 김은중과 두두, 박주영 그리고 정조국으로 이어지는 화려한 공격진에 밀려 후보에 불과한 만큼 다른 팀의 이적가능성이 훨씬 높은 축에 속한다.
'어제의 적이 오늘의 아군, 오늘의 아군이 내일의 적'인 게 프로리그. 대구이 예를 들면 2003년 창단 멤버인 김학철과 임중용이 2004년 다른 팀으로 이적했고, 전북 역시 김도훈이 성남의 선수가 돼 가슴에 비수를 꼽았다. 심우연이 그런 이적생의 한명이 되지말라는 법은 또 어디있는가?
젊음의 당당함과 어린 치기는 종이 한장 차이다. 이미 지난 시간 속에 주어져 있는 교훈마저 간과하지 말자. 축구공은 둥글고, 그래서 모든 것은 종잡을 수 없는 법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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