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황수연 기자] 연기 괴물들이 완성한 역대급 심리 추적 스릴러 ‘괴물’에 대한 반응이 뜨겁다.
JTBC 금토드라마 ‘괴물’은 연쇄살인마 강진묵(이규회 분)의 죽음으로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동식아, 유연이는 아니야’라는 메시지를 남기고 목을 맨 강진묵의 충격 엔딩은 거센 후폭풍을 예고했다. 마지막 1초까지 반전을 안기며 시청자들을 열광시킨 8회 시청률은 전국 5.4%, 수도권 6.5%(닐슨코리아, 유료가구 기준)를 기록하며 자체 최고를 경신했다. 또한, 타깃 2049 시청률에서도 자체 최고인 4.1%를 달성, 폭발적인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괴물’은 사건 이면에 얽힌 인간의 다면성을 집요하게 파고들며 심리 추적 스릴러의 진수를 선보이고 있다. 심장을 조이는 고도의 심리전, 극강의 서스펜스를 자아내는 배우들의 괴물 같은 열연은 그 호평의 원동력이다. 괴물을 잡기 위해 법과 원칙을 깨부수고 스스로 괴물이 된 이동식(신하균)과 한주원(여진구). 여기에 20년 전 사건과 얽혀있는 박정제(최대훈), 유재이(최성은), 남상배(천호진), 한기환(최진호), 도해원(길해연), 이창진(허성태), 오지화(김신록), 강진묵(이규회)까지. 베일을 벗을수록 혼란을 가중하는 만양 사람들의 비밀은 극적 재미를 배가시키고 있다. 연쇄살인범 강진묵의 죽음으로 진실은 다시 미궁에 빠졌다. 범인은 잡았지만, 사건은 끝나지 않았다. 여전히 그 누구도 믿을 수 없고, 누구나 변수가 될 수 있는 ‘괴물’. 이에 2막을 앞두고 진실 추적의 판도를 흔들었던 인물들의 놓치면 안 될 변수를 짚어봤다.
#섬뜩한 연쇄살인마의 두 얼굴, 이규회 미친 존재감
희대의 연쇄살인마 강진묵을 맡아 극 초반의 서스펜스를 이끈 이규회의 열연은 그야말로 압권이었다. 연극계에선 이미 정평이 나 있는 이규회는 ‘괴물’을 통해 그 진가를 발휘했다. 선량한 얼굴과 섬뜩한 연쇄살인마의 두 얼굴을 완벽하게 그려낸 그의 존재감이 매회 소름을 유발한 것. 20년에 걸쳐 연쇄 살인을 저지른 강진묵은 피해자 가족의 곁에서 순박한 이웃으로 살아왔다. 상처와 고통 속에서 살아가는 이들을 지켜보며 마치 게임을 즐기는 듯한 모습은 ‘괴물’ 그 자체였다. 강진묵을 잡기 위해 스스로 ‘괴물’이 된 이동식과, 진실을 위해 법과 원칙을 깨부수기 시작한 한주원의 활약으로 그 실체가 밝혀졌다. 하지만 강진묵의 죽음으로 20년 전 진실은 다시 깊은 어둠 속으로 가라앉았다. ‘동식아, 유연이는 나 아니야’라는 메시지를 남기고 목을 맨 강진묵. 그가 남긴 메시지는 어떤 의미일까. “내가 안 그랬어. 유연인 너한테 돌려줬거든”이라는 말 역시 의미심장하다. 일말의 동요도 없이 잔혹하게 사람들을 죽였던 강진묵이 죄책감으로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인지, 그 또한 미스터리다. 죽는 순간까지도 충격을 안기며 시청자들을 혼란케 한 강진묵. 타살 의혹을 암시하는 9회 예고편까지 공개되며 끝나지 않은 반전을 기대케 한다.
#최대훈X천호진, 신하균의 수상한 조력자들
강진묵을 낚기 위해 괴물이 되는 길을 선택한 이동식. 그의 뒤에는 든든한 조력자가 있었다. 하지만 이들의 행보 역시 수상하기는 마찬가지. 죽마고우인 박정제는 거짓 알리바이로 이동식을 강민정(강민아) 사건 용의자에서 벗어나게 했다. 또한, 과거 이유연 사건과도 뗄 수 없는 연결고리가 있다. 이유연 실종 이후, 사슴 모습의 사람을 죽였다고 난동을 부려 정신병원에 강제 입원해있던 것. 아직 풀리지 않은 그 날의 진실과 “여자 목소리가 들려요. 민정이 그렇게 된 것 때문에 옛날 생각이 나는 건가? 명확히 기억나는 것도 없는데”라는 박정제의 말에는 또 다른 뜻이 숨겨져 있는 것일까. 이동식의 버팀목 남상배 소장 역시 그의 과거와 깊은 연관성이 있다. 남상배는 20년 전 이유연 사건을 수사했던 담당이자 스무 살의 이동식(이도현 분)에게 용의자 낙인을 찍은 장본인. 그에 대한 죄책감인지 이동식을 지키기 위해서라면 경찰 CCTV까지 지우는 무모한 행동도 서슴지 않았고, 진실을 파헤치는 한주원을 향해 가만히 있으라 경고까지 했다. 사람 좋은 웃음 뒤에 무언가를 감추고 있는 듯한 그의 얼굴은 때때로 긴장감을 유발하기도. 이유연 사건의 담당 형사였던 그는 20년 전 ‘그날’의 진실을 알고 있을지, 2막에서의 행보를 주목해 볼 만 하다.
#최성은X김신록, 사건 이면의 복잡다단한 심리로 변수를 일으키다
7회를 기점으로 만양정육점 유재이가 변수로 떠올랐다. 이동식의 계획을 눈치챈 유재이가 자신도 돕겠다고 나선 것. 이동식의 만류에도 “아저씨는 평생 혼자 끌어안은 슬픔이 어느 순간 넘쳐서 미친 짓을 벌이기 시작한 거야. 아저씨도 직접 동생 찾으려는 거잖아. 나도 우리 엄마 내가 찾을래”라는 말로 괴물이 된 이동식을 지지했다. 강민정의 핸드폰을 찾아내 강진묵에게 문자를 보내 판을 뒤흔들기도 한 유재이. 그가 2막에선 어떤 활약을 보여줄지도 관심이 쏠린다. 오지화의 존재감도 흥미롭다. 죽은 강민정의 마지막 목격자로 오지훈(남윤수 분)과 박정제가 연달아 연행되며 혼란에 직면했던 오지화. 동생과 친구가 용의 선상에 오르자 그는 “30년 넘게 알고 지낸 친구 못 믿는 내가 나도 웃겨. 그런데 더 끔찍한 건 뭔지 알아? 나 진짜 내 동생 아니라 박정제가 범인이면 좋겠어. 나 너무 괴물 같지?”라며 속내를 드러냈다. 주변을 의심해야 하는 괴로운 현실 속 복잡한 심리가 변수가 되어온 만큼, 달라진 관계 구도에서는 이들이 어떤 활약을 펼칠지 기대를 모은다.
#욕망의 결정체 최진호X길해연X허성태, 위험한 조합
저마다의 욕망을 가진 인물들은 긴장감의 한 축을 이끌었다. 한기환, 도해원, 이창진은 진실보단 자신들의 이익이 더 중요한 인물. 한주원의 아버지인 한기환은 경찰청장 자리를 목표로 삼고 있다. 앞길에 걸림돌이 된다면 아들이라도 냉정히 도려냈고, 유리하다 싶으면 취했다. 연쇄 살인 가능성을 언급한 한주원의 기자회견을 전면 반박한 것도, 그가 강진묵을 체포하자 영웅으로 여론몰이를 하려는 것도 모두 같은 이유다. 그렇다면 20년 전 사건 수사를 중단한 배경에는 어떤 욕망이 작용했던 것일까. 한기환과 달리 도해원은 지독한 모성애의 소유자다. 아들 박정제를 용의 선상에서 제외하기 위해 블랙박스 영상까지 조작해 오지훈을 범인으로 몰았다. ‘범죄 없는 도시 문주’라는 캐치프레이즈를 지켜 문주 시장이 되려고 혈안이 된 도해원. 참혹한 사건 앞에서도 멈출 줄 모르는 그의 야망이 진실 추적에 어떤 변수로 작용할지 주목된다. 문주 드림타운 개발 대책위원회 위원장 이창진도 욕망이라면 빠지지 않는 인물. 그는 강진묵의 연쇄 살인을 전국적인 사건으로 확산해 문주시 개발 계획엔 차질이 없도록 유도했다. 자신의 야욕을 위해선 거침이 없는 이창진의 움직임도 놓쳐선 안 된다. 특히, 약점이라도 쥔 듯 각자의 패를 숨기고 서로를 이용하는 세 사람은 과거와도 밀접하게 얽혀있다. 이들 사이에 숨겨진 이야기 역시 앞으로의 전개를 더욱 궁금하게 만든다.
한편 JTBC 금토드라마 ‘괴물’ 9회는 오는 19일 오후 11시에 방송된다.
hsy1452@xportsnews.com / 사진 = 셀트리온엔터테인먼트·JTBC스튜디오
황수연 기자 hsy1452@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