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4 09:29
사회

[함께 나눠요] 희귀병 아빠와 걸음마 못하는 3살 '희망이'

기사입력 2010.12.07 15:05 / 기사수정 2011.06.30 01:44

라이프 기자



[엑스포츠뉴스 라이프 매거진] 희망(3세, 가명)이가 고열에 고통스러워하면 승만(41세, 가명) 씨는 눈앞이 캄캄해진다. 택시비가 엄두 안 나 우리아이희망진안센터의 차량을 도움받아 간신히 병원 응급실로 달려간다. 현재 희망이 가족은 버스가 하루에 2번 들어오는 곳에 살고 있다.

승만 씨는 지체장애 4급이고, 정혜(43세, 가명) 씨는 심각한 우울증과 소화장애를 앓아 몸이 허수아비처럼 말랐다. 어린 희망(3세, 가명)이는 수두증에 걸려 머리에 물이 찰 때마다 서둘러 응급조치를 해줘야 한다.

온몸의 마비

고물상을 운영하던 승만 씨는 어려운 경기 때문에 가게를 정리하고 두 달 후 갑작스럽게 쓰러졌다. 의사는 평생 움직일 수 없는 희귀병이라며 무조건 큰 병원에 가라고 했다.

월세가 밀려 당장 방도 빼줘야 하는 형편, 현실을 비관한 승만 씨는 제초제를 마시다가 아내에게 발견되었다. 정혜 씨의 설득으로 승만 씨는 병원에서 큰 수술을 받았다.

"수술 성공은 장담 못 합니다. 평생 누워서 생활해야 할지도 모릅니다."

승만 씨는 마취주사를 맞았지만 의사의 말이 자꾸 머릿속에 맴돌아서 마취에 쉽게 빠져들지 못했다.

난산 끝에 태어난 희망이

현재 승만 씨는 지체장애 4급으로 혈관장애가 있어서 평생 힘든 일을 할 수 없다. 손에 감각이 없고 오른쪽 전체에 마비증세가 심하다. 다시 정밀검사를 해야 하지만 그럴 형편이 아니다.

"아무래도 태아 검사를 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이즈음 정혜 씨는 산부인과에서 검사를 제안받았지만 돈이 없어서 검사를 포기했다. 암 투병 중인 시아버님이 간절히 원한 아이, 정혜 씨는 어려운 살림이었지만 긍정적인 생각을 하려 애썼다.

 ▲ 희망이는 아직도 신생아 기저귀를 차고 있다. 이 작은 아이가 고열에 시달리면 엄마 아빠는 심장이 죄어온다.

희망이를 낳던 날, 산모는 하혈이 너무 심해서 생명이 위험했다. 정혜 씨는 소화장애로 몸무게가 심하게 줄고 우울증세 심화로 감정조절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 정혜 씨는 출산 후 아이를 오래 안아줄 수 없을 만큼 몸의 근력이 떨어졌다.

"애가 4개월이 되어도 목을 못 움직이고 시선을 잘 맞추지 못했어요. 투병중인 아버님과 남편에게 말도 못하고 혼자 끙끙 앓았지요. 소아과에서 염색체 검사를 해보자고 했지만 돈이 없어서 계속 미뤘어요."

식물이 자라지 못하는 땅

승만 씨는 동생에게 어렵게 도움을 얻어 진안으로 이사를 했다. 네 가족과 옷가지 조금이 전부였지만, 승만 씨는 땅에서 농작물을 길러내 가족을 건사할 희망에 부풀었다.

부족한 힘이지만 움직이는 왼손만으로 고랑을 파고 씨앗을 뿌렸다. 아버님이 사용하던 경운기를 가져와 애지중지 기름칠도 했다. 하지만, 땅만 파면 흥건하게 고이는 물, 결국 심어 놓은 씨앗이 1주일을 못 넘기고 썩어버렸다.

  

▲ 땅 밑으로 물길이 지나가 작물이 자라지 못한다. 네 가족 살길이 막막하다.

뒤늦게 희망이 몸의 이상을 눈치챈 승만 씨는 대성통곡을 했다. 2010년 5월 염색체 검사, 희망이는 다운증후군에 머리에 물이 차오르는 수두증이라고 했다. 뇌병변 장애 2급 등급심사 중에 있다. 아이의 장애 사실에 충격을 받은 승만 씨는 왼쪽 다리마저 마비가 왔다.

희망이는 머리에 물이 차면 심하게 열이 오르면서 울음으로 아픔을 표현한다. 또래에 비해 발육이 늦은 희망이는 말도 행동도 더디다. 자연히 신경질이 늘고 아픔이 심하면 난폭하게 도리질을 한다. 속상한 부부는 말다툼이 잦아졌다.

희망아, 일어서라

"희정이(8세, 가명)가 통닭이 먹고 싶다고 조를 때면 애가 닳아요. 저 어린 게 얼마나 먹고 싶겠어요."

기초수급 40만 원과 장애연금으로 네 가족 생계비는 빠듯하다. 이유식을 시작한 희망이에게 찹쌀과 콩, 깨를 골고루 섞여 먹이고 싶지만 비용을 감당할 수가 없어 쌀만 겨우 갈아 먹인다는 정혜 씨의 눈시울이 붉다.

"어쩌다가 얻어온 우유에 미숫가루를 타주면 희망이가 넙죽넙죽 받아먹어요. 이유식을 마음껏 먹이지 못해서 많이 미안합니다."

  

▲ 곧 수두증과 소뇌혈관에 쌓인 혈전 제거 수술을 받아야 하는 희망이, 승만 씨는 걱정이 태산이다.

희망이 검진비와 수술비에 대략 2천만 원이 필요하다. 찬바람이 시작되었지만 보일러를 설치할 비용이 없어서 집안은 냉기가 심하다.

몸에 근력이 없어 노동이 힘든 승만 씨 부부의 소원은, 희망이가 수술을 받는 일이다. 두 아이가 교육에서 소외되지 않는 것이다. 무엇보다 늦은 밤 어린 희망이가 고열에 시달리는 일이 없도록 수술비를 마련하는 일이 시급하다.

희망이가 건강해져 환하게 웃는 것만으로 가족들은 살아가는 힘을 얻을 것이다. 힘든 상황에서도 최선을 다하는 희망이 가족을 응원하고 아껴주는 마음이 시련을 잊게 한다. 하루빨리 아픈 희망이가 어른들의 따뜻한 관심으로 건강하게 성장해 우리 곁에 섰으면 한다.


[야후! 나누리] 엄진옥 기자 umjo2002@yahoo.co.kr

※ 희망이 가족(전북 지안 )에게 도움을 주길 원하시는 분은 <야후! 나누리> 를 통해 온라인후원을 하거나, <월드비전>(☎ 02-784-2004)로 연락하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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