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었던 겨울도 다 가고 어느새 봄이 성큼 다가왔다.
봄이 왔음을 체감하는 방법엔 여러 가지가 있고, 그중엔 노래를 감상하는 것 역시 존재한다.
2021년 봄, 어떤 노래를 들으면 맞이하면 좋을지 대한민국 최고의 작사가인 서지음 작사가에게 질문해봤다.
이번 글의 주인공은 아이유 ‘마음’, 10CM ‘봄이 좋냐??’, 오마이걸 ‘다섯 번째 계절’이다.
아이유 ‘마음’
(마음 / 2015.5.18.)
몹시 아끼는 누군가를 떠올릴 때 마음에서 어떤 소리가 나는지 귀를 바짝 대고 엿들은 것 같은 가사가 너무 귀여워서 한참을 곱씹었다.
특히 도입부의 툭, 쿵, 축, 둥 이 네 음절은 발음하고 나면 한참이나 여운이 남는다. 가사를 구성하는 말들은 단어의 사전적 의미만큼이나 소리가 가진 고유의 느낌이 중요한데 이 곡의 가사는 그 소리들이 너무나 맑고 순수해서 생각을 거치지 않고 제목처럼 곧장 마음으로 전해지는 기분이 든다.
만약 다가올 봄에게도 귀를 기울이면 ‘툭’하고 터지는, ‘쿵’하고 내려앉는, ‘축’하고 머금은, ‘둥’하고 울리는 그런 소리가 날 것만 같아서 가장 먼저 봄에 듣고 싶은 노래로 고르게 되었다.
10CM ‘봄이 좋냐??’
(3.2 / 2016.4.1)
이 곡은 내가 봄 캐럴 중에 제일 좋아하는 노래이다. 처음 들을 때부터 가사의 재치에 반했다. 한 줄, 한 줄이 매력적이다. 심지어 제목에 물음표도 2개다!
물음표의 개수에 따라 화자의 표정이 묘하게 달라지는데 하나는 조금 냉소적이고 세 개 이상은 너무 가볍다. 딱 2개일 때 적당히 비꼬는 듯한 투가 된다.
그리고 봄과 저주의 조화라니 얼마나 신선한가. 봄이 오면 설레는 사람들도 많지만 분명 봄에 꽁냥러들이 몽땅 망하길 바라는 사람 역시 적지 않을 것이다.
그들의 입장도 대변해야지. 물론 그래야 하고 말고.
오마이걸 ‘다섯 번째 계절’
(THE FIFTH SEASON / 2019.5.8)
내가 그린 ‘다섯 번째 계절’은 겨울과 봄의 경계쯤에 있다.
‘작은 나의 맘에 지각변동은 너로부터’ 이것이 어쩌면 그 모든 걸 함축한 문장인데 가사는 어딘가에서 가장 먼저 터뜨린 작은 꽃봉오리 하나가 대지에 봄을 불러온다는 상상으로부터 출발했다.
황량한 땅 위에 푸른 이파리가 돋아나고 꽃이 만발하는 일은 언제나 거짓말 같다. 그 경이로운 봄을 보이지 않는 곳에서 꿈틀거리며 준비하는 역동적인 시간, 사랑이라는 감정을 깨닫기 직전 마음 깊은 곳에서부터 일어나는 소용돌이 같은 순간을 다섯 번째 계절에 비유해보았다.
봄의 입구, 그 문턱에서 당신에게 들려주고 싶은 노래이다.
tvX 이정범 기자 leejb@xportsnews.com / 사진 = 카카오M-WM엔터테인먼트-X매직스트로베리사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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