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그때 그 시절'은 스타들의 과거부터 현재까지 변천사를 돌아보는 코너입니다. 풋풋한 데뷔 시절은 물론 전성기를 거쳐 지금에 이르기까지, 향수를 자극하는 별들의 다채로운 모습을 되짚어봅니다.<편집자주>
그때 그 시절 미소년 이미지로 여심을 설레게 한 배우 김재원이 이제는 9살 아들의 아빠가 돼 사랑받고 있다.
KBS 2TV 예능 ‘편스토랑’에서 남다른 요리 실력을 자랑한 것을 비롯해 거푸집 아들 이준이와 흐뭇한 부자애를 보여주고 있는 김재원의 과거 시절을 돌아봤다.
김재원은 21세 때인 2001년 SBS 시트콤 '허니허니'로 데뷔했다. 연기 경험이 전무한 신인이던 그는 김지은(강예원)이 한눈에 찜한, 착하고 의리 있는 커플 매니저로 중간 투입됐다.
처음 출연한 시트콤에서 182cm의 훤칠한 키와 선한 눈매 등 출중한 외모와 신선한 매력으로 단번에 방송관계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인기가 급상승한 김재원은 그해 배두나와 호흡을 맞춘 오픈 드라마 ‘남과 여-넌 사랑이라고 말하지 난 욕망이라 생각해’로 정극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어 ‘우리집’에 출연, 장편 드라마로는 첫 주인공을 꿰차기도 했다.
"난 선생이고 넌 학생이야!" 김재원 하면 ‘로망스’(2002)를 빼놓을 수 없다. 금기시 된 사제지간의 사랑을 극복하게 되는 김하늘과 김재원의 러브스토리를 그려 시청률 30%에 육박할만큼 큰 인기를 끌었다.
최관우 역할을 맡은 김재원은 단숨에 대한민국 여자들의 이상형으로 떠오르며 청춘스타 대열에 합류했다. 싱그러운 미소를 자랑하며 ‘살인미소’ 애칭을 얻기도 했다.
‘로망스’에서 불기 시작한 김재원 바람은 서서히 신드롬으로 굳어갔다. 차기작 ‘라이벌’에서 독특한 헤어스타일에 야구 방망이를 들고 설치는 건달이지만 다인(소유진)에 지고지순한 사랑을 보여주는 역할로 180도 변신했다.
국내 최초로 골프를 소재로 한 이 드라마는 김재원 효과로 시청률 30%를 넘었다. 후반부에서 김재원이 소유진을 위해 죽는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시청자 게시판에 ‘우혁(김재원)이 오빠를 죽이지 말아달라’는 글들이 쏟아지기도 했다.
방송계와 영화계에서 끊이지 않은 러브콜을 받은 그는 비슷한 시기에 ‘내 사랑 팥쥐’ 주인공으로 출연해 인기를 이어갔다.
장나라, 김래원, 홍은희 등과 호흡한 ‘내 사랑 팥쥐’에서 강승준 역을 맡아 또 다른 모습을 보여줬다. 성미는 고약하지만 미워할 수 없는 알바생 양송이(장나라 분)와 썸을 탄 놀이공원의 후계자로 나왔다.
2003년 ‘술의 나라’에서 김민정과 ‘라이벌’에 이어 다시 호흡을 맞췄다. 우리나라 전통주에 청춘을 건 젊은이들의 모습을 보여줬다.
2004년 한중합작 미니시리즈 ‘북경 내 사랑’에서는 한국전자 회장의 외동아들이자 천하에 없는 망나니였지만 중국 여대생 양설(쑨페이페이)을 만나 사랑에 빠지면서 성장하는 나민국 역을 맡았다.
‘형수님은 열아홉’에서 껄렁껄렁한 듯하지만 착하고 밝은 성격의 의사 강민재 역을 맡았다. 정략결혼을 피하기 위해 유빈(故정다빈)과 계약약혼을 한 인물이다.
동생인 승재(윤계상)가 유민을 좋아하는 걸 알고 자신 역시 유민에게 마음이 가면서 혼란에 빠진 인물을 이질감없이 연기했다.
2005년 ‘원더풀 라이프’에서는 철딱서니 없는 대학생 아빠가 됐다. 세진(유진)과 원나잇스탠드로 아이가 생겨 억지로 결혼하고 험난한 결혼생활을 보내지만 진정한 사랑을 느끼게 되는 과정을 그렸다.
이듬해 ‘위대한 유산’에서는 한지민과 호흡을 맞췄다. 거칠게 살아온 조직폭력배 현세가 유치원을 유산으로 물려받게 되면서 벌어지는 일을 담았다.
발랄한 유치원 교사 미래(한지민)와 여러 차례의 고비를 넘긴 뒤 사랑의 결실을 맺는다.
‘황진이’로 사극에 첫 도전해 이미지 변신에 성공, 전작의 부진을 만회했다. 꽃미남 살인미소 김재원이 아닌 수염이 잘 어울리는, 부드러운 카리스마로 진이의 마음을 녹이는 김정한을 자연스럽게 소화했다.
열형에 처해지는 장면에선 죽음의 공포에 압도당한 표정연기를 리얼하게 해내며 ‘김재원의 재발견’이란 호평을 받았다. 영화 '내 사랑 싸가지'에 이어 하지원과 재회해 한층 여유로운 케미를 선보였다.
중국 등 해외진출과 군입대로 공백기를 보낸 그는 2011년 ‘내 마음이 들리니’로 5년 만에 복귀했다. 후천성 청각장애를 딛고 일어서는 남녀의 사랑이야기를 그렸으며 황정음, 남궁민과 호흡했다. 남부럽지 않게 사는 부잣집 아들이지만, 예상치 못한 사고로 청력을 잃는 청각장애인 차동주 역을 맡아 섬세한 연기를 보여줬다.
여성팬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얻으며 인기를 끈 그는 설문조사에서 군 전역 후 가장 성공적으로 복귀한 스타 1위로 뽑히기도 했다.
2012년 '메이퀸'에서도 호평을 받았다. 해주(한지혜)에게 변함없는 사랑을 보여주는 순정남 강산 역을 맡았다.
부드러우면서도 강한 남성미를 발산하며 안정적으로 극을 이끌었고 20%대의 시청률을 견인했다.
2013년 '스캔들- 매우 충격적이고 부도덕한 사건’에서는 어린 시절 자신이 명근(조재현)에게 납치된 것과 자신에게 총을 쏜 태하(박상민)가 친아버지라는 사실을 알고 충격받는 하은중의 폭넓은 감정을 표현했다.
웃음기를 거둔 파격 연기 변신과 울림 있는 연기를 선보여 호평과 호연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우아미(조윤희)에게 돌직구 사랑 고백을 하는 등 거친 남자와 순수한 남자를 오가며 다양한 감정 연기를 소화해냈다.
2015년 ‘화정’으로 사극에 또 한 번 출연했다.
드라마 중반에 합류한 부담감을 이기고 야심과 불안함, 열등감, 권력욕에 의한 광기 등에 사로잡힌 인조를 무리 없이 소화해냈다.
2016년 ‘아버님 제가 모실게요’로 ‘로망스’의 이대영 PD와 14년 만에 재회했다. 어린 시절 자신에게 상처를 준 한형섭(김창완)에게 복수하기 위해 신축빌라 현장소장으로 신분을 위장한 세계적인 투자회사 대표 이현우를 연기했다.
2018년 ‘그녀로 말할 것 같으면’에서 폭력 남편 찬기(조현재)에게 벗어나려 하는 은한(남상미)에게 페이스오프 성형을 해주는 강우 역을 맡았다.
은한이 진정한 자신을 찾아가는 동안 든든한 흑기사가 되는 인물로 깊이 있는 감정 연기를 보여줬다.
이어 ‘신의 퀴즈:리부트’(2018)으로 파격적인 변신을 감행했다. 홍콩 구룡 최대 조폭 조직의 넘버2이자 뛰어난 두뇌를 이용해 유전자 조작 바이러스로 복수를 펼치는 현상필을 연기했다.
모히칸 헤어스타일로 선한 이미지를 완벽히 지운 김재원은 광기 어린 모습으로 색다른 매력을 발산했다.
현재 예능 ‘편스토랑’에 출연 중이다. 요리 실력과 더불어 똑같이 생긴 아들 이준이를 방송에서 처음 공개해 화제가 됐다. '편스토랑'에서의 활약으로 KBS '연예대상'에서 신인상 트로피도 받았다.
김재원은 2013년 어려서부터 알고 지낸 동갑내기이자 모델 에이전시의 공동대표로 결혼 전 H 전자마트 광고를 제작한 실력파 프로듀서인 박모씨와 결혼한 바 있다. 이준이는 살인미소 2세답게 귀여운 외모는 물론 사랑스러운 리액션으로 랜선 이모 삼촌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고 있다.
그는 최근 김치를 주제로 한 메뉴 선정에서 고들빼기 두루치기를 선보여 우승을 차지했다. 이경규, 이유리, 박정아와의 치열한 경합 끝에 우승자로 이름을 올린 그는 “이준이 덕분”이라며 소감을 밝혔다.
미소년에서 베테랑 배우로, 한 아이의 아빠로 다양한 매력을 발산해온 김재원의 앞으로의 활약도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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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