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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혁, 후배 황순선과 37년만의 재회 (ft.♥김연희) (사랑을싣고)[종합]

기사입력 2021.02.18 17:30 / 기사수정 2021.02.18 13:49

강다윤 기자

[엑스포츠뉴스 강다윤 인턴기자] 임혁이 37년만에 후배 황순선과 재회했다.

17일 방송된 KBS 2TV 'TV는 사랑을 싣고'에서는 배우 임혁이 출연, 37년 전 헤어진 후배를 찾는 모습이 그려졌다.

임혁은 1976년 KBS 공채 3기 탤런트로 데뷔, 45년간 '명성황후', '대조영', '무인시대', '여인천하', '등신불' 등 80여 작품에 출연한 명품 배우.

이런 임혁이 찾는 것은 연극을 같이 하던 후배 황순선. 임혁은 "열심히 연극도 했고 남들이 주목했던 후배다"라고 황순선을 소개했다.

그러나 황순선은 임혁의 추천으로 출연한 드라마 '독립문'에서 당대 톱 여배우 정윤희의 상대 역을 맡았지만, 부담감에 실수를 연발했었다고.

임혁은 "지금 뭐 하고 있는지, 어떻게 살고 있는지 궁금해서 찾게 됐다. 아픈 상처를 들추지 않나 우려도 있지만 흘러간 과거고 그리워하고 찾고 싶은 마음이 충만해 나왔다"라고 설명했다.


황순선과의 추억을 찾는 여행 중 임혁은 자신의 지난날을 되돌아봤다. 임혁은 "대전에서 태어났는데 6.25가 일어났다. 부산으로 피난을 가야 했다. 제가 3남 3녀 중 막내였는데 아버지가 대지주의 장남이라 홀로 부산으로 피난을 가셨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러다 아버지가 외도를 했다. 난리 통에 만난 사람끼리 그렇게 된 건데, 대전에 있던 저를 데리고 가셨다. 그래서 세 살 때 어머니와 헤어지게 됐다. 임혁의 비극이 시작됐다"라고 설명했다.

임혁은 "외롭기도 하고 무섭기도 하고 계속 엄마만 찾았다. 젊은 새어머니가 나만 보며 집에 있겠냐. 친구도 만나고 자기 볼 일도 봐야 하니까 문을 잠그고 나갔다"라며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우리 어머니가 모성이 말도 못 하셨다. 어떻게 수소문을 해서 저를 찾아오셨다. 엄마가 나를 잡고 울면 동네 사람들이 듣고 찾아와 '(울음소리 때문에) 얘 좀 데려갔으면 좋겠다'라고 말할 정도였다. 어머니와 함께 겨우 대전으로 갔지만, 아버지가 득달같이 부산으로 끌고 갔다"라고 말했다.

임혁은 "어머니가 저를 보내기 싫어서 장독에 숨기기도 했다. 어머니가 간혹 저를 보러 올 때 흰 고무신을 신고 오셨다. 흰 고무신이 보이면 '어머니가 오셨구나' 했다. 옛날엔 흰 고무신을 볼 수가 없었다. 어머니 생각에 눈물이 나서"라고 말해 시청자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만들었다.

추억의 장소에 도착한 임혁은 황순선의 이야기를 꺼냈다. 임혁은 "연극을 하던 후배다. 아내보다 나이가 아래라 아내를 잘 따랐다. 늘 연극을 열심히 하고 아내가 '장래가 촉망되는 배우'라는 말을 많이 하기도 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나름대로 연극을 가장 열심히 하고 충실하고 성실하게 했던 후배라 기억이 난다"라고 덧붙였다.

이어 임혁의 아내 김연희가 깜짝 출연, 시청자들의 놀라움을 자아냈다. 김연희는 "극단 소속 배우였다. 그때 회식을 하러 가는데 합석을 했다. 임혁을 봤는데 빛이 번쩍번쩍 났다. 그런데 조금 있다 나가더라. 그런데 음료수랑 오징어를 들고 제게 오더라"라고 첫 만남을 회상했다.

이어 김연희는 "모양을 낸다고 옷을 지독하게 입고 나왔더니 창피한지 뒤에서 따라오더라"라고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김연희는 임혁이 찾는 황순선과 깊은 연이 있었다. 김연희가 연극 '페트스'에서 함께한 황순선의 열정을 보고 TV 드라마 소개를 부탁했던 것. 김연희는 "당대 최고의 톱배우 정윤희의 상대역이었다. 리허설을 많이 하고 생활하다 찍으면 좋았는데 바로 들어가 찍었다. 아마 멘붕이 온 것 같다"라며 안타까워했다. 김연희는 결혼 소식을 마지막으로 근황을 알지 못한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끈질긴 추적 끝, 황순선이 등장해 임혁과 반가운 만남을 가졌다. 황순선은 임혁을 보자마자 눈물을 흘리며 포옹을 나눠 시청자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만들었다.

황순선은 "전 생각지도 않았는데 찾으신다고 하니 깜짝 놀랐고 미안했다. '독립문'을 마치고 찾아뵐 용기가 없었다"라고 말했다. 황순선은 '독립문' 이후 사업을 했지만 성공하지 못해 10년간 경비지도사로 근무했다고.

황순선은 "늘 가고 싶고 오고 싶은 무대였다. 빨리 빚도 갚아야 하니 연극은 자꾸 멀어져갔다. 그런데 형님이 찾아주신 건 너무 뜻밖의 일이었다"라며 감동을 표했다.

방송 말미, 황순선은 "이제 빚도 청산을 다 했다. 앞으로 이제 연극을 할 거다. 하고 싶고, 배운 게 연극밖에 없어서 연극을 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연극 밖에 없다"라고 바람을 드러내 감동을 자아냈다.

이에 임혁은 "삶을 돌이켜보면 NG가 없는 인생이 없다. 어느 인생이든지 다 OK 인생이 없다. 자기 삶이란 역할에 충실한 배우들이다"라고 덧붙였다.

enter@xportsnews.com / 사진 = KBS 2TV 방송화면

강다윤 기자 k_yo_on@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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