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16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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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강승호 "야구장 떠나 뼈저리게 느꼈다, 나는 쉽게 살았구나" [이천:캠프톡]

기사입력 2021.02.03 05:20 / 기사수정 2021.02.03 00:21

김현세 기자

[엑스포츠뉴스 이천, 김현세 기자] "봉사했던 병원이 인천에 있는 곳이었다 보니 나를 아시는 팬 분께서 몇 번 오가셨다. 눈치를 많이 보게 되더라. 마주치면 '죄송하다'고 말씀드렸다."

두산 베어스 강승호는 1일부터 이천 두산베어스파크에서 열린 2021년 시즌 1차 스프링캠프에 합류해 있다. 올 스토브리그에서 최주환이 SK에 FA 이적하며 두산이 그를 보상 선수 지목했다. 두산은 강승호가 지속 반성해 오고 있다고 파악했고, 기존 내야수와 20대 초반 내야수 사이 가교 역할을 해 주리라 기대하고 있다. 

강승호는 2019년 4월 음주운전에 적발됐다. 새벽에 광명 IC 부근 도로분리대를 들이받았다. SK는 KBO에 임의탈퇴를 요청했다. KBO는 90경기 출장 정지, 제재금 1000만 원, 봉사활동 180시간 중징계를 내렸다. 그 뒤 SK는 작년 8월 강승호 임의탈퇴 해제를 KBO에 요청했고 64경기를 치렀다. 출장 정지 26경기가 남아 있는 강승호는 올 5월부터 1군 합류가 가능하다.

강승호는 2일 취재진과 만나 "정말 많이 반성하고 있다. 야구장을 떠나고 나서 많이 깨달았다"며 "마음에 들 수는 없겠지만 새롭게 시작하는 만큼 열심히 하겠다. 좋은 마음으로 봐 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야구장 밖에서 뼈저리게 느꼈다. 봉사활동을 아침 6~7시에 다녔는데 야구하는 동안 그 시간에 일어난 적이 없었다. 아침에 만원 버스를 타고 다니며 생활해 보니 열심히 사시는 분들이 정말 많더라. '나는 쉽게 살아 왔구나' 싶었다"며 "정해져 있는 봉사활동 시간 외 추가적으로 봉사했다. 입원해 계시는 환자 분들 대상으로 배식을 담당했다. 드시면 걷어 오는 역할도 했다. 아무래도 병원이 인천에 있는 곳이다 보니 저를 아시는 분들이 자주 오가셨다. 눈치가 굉장히 많이 보이더라. 마주치면 '죄송하다'고 했다. 그렇게 1년 가까이 했다"고 말했다.

강승호는 "그 전에도 절실하게 야구해 왔다고 생각했는데 쉬면서 보니 그 전까지 절실함은 절실함도 아니었다. 유니폼을 벗어 보니 느껴지더라. 그때는 '유니폼 입고 있는 때가 좋다'고 아무리 들어도 크게 와닿지 않았는데, 유니폼을 막상 벗게 되니 야구할 때가 제일 좋다고 느꼈다"며 "야구를 안 보려 했는데 어쩔 수 없이 눈이 가더라. 보는 시야가 넓어졌다. '내가 저렇게 했어야 했는데' 싶더라"고 말했다.


새 환경에서 야구는 또 다른 기회라고 생각했다. 그는 "매년 상위권에 올라가는 팀이라서 되게 멋지다고 생각해 왔다. 감독, 코치님께 장악력이 느껴지고 야구를 잘할 수밖에 없는 팀 같다. 훈련 시스템도 체계적으로 잘 잡혀 있다. 이천 처음 와 봤는데 시설도 좋다. 왜 화수분이라고 하는지 알 것 같다"며 "두산에서는 선수들끼리 야구 얘기를 정말 많이 하는 것 같다. 야구장에서 사적인 얘기는 들어 본 적이 없다. 여기는 다 야구 얘기만 하는 것 같다. 기술 공유도 많이 하더라"고 말했다.

올 시즌 기존 내야수 서예일, 황경태뿐 아니라 함께 보상 선수로서 이적한 박계범 등 경쟁해야 하는 선수가 적지 않다. 그는 "좋은 선수들이 정말 많다. 나는 타격을 잘 살려야 할 것 같다"며 "공백기 동안 뼈저리게 느꼈던, 절실히 야구하자는 마음으로 초심 잃지 않고 준비하겠다. 아직 출장 징계가 26경기 남아 있는데, 그 이후로 계속 1군에 있고 싶다"고 말했다.

kkachi@xportsnews.com / 사진=이천, 김현세 기자, 두산 베어스

김현세 기자 kkachi@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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